U-20 여자월드컵 4강, 대한민국vs독일 전력분석 - 대한민국 결승 진출 위해 필요한 것들
U-20 여자월드컵 4강전이 오늘 밤에 열립니다. 우리의 상대는 개최국 독일이며, 독일대표팀은 우리가 2002년 월드컵에 4강전에서 만났던 상대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긴다면 8년전 남자대표팀의 복수를 우리 낭자들이 해 준다는 새로운 의미도 있는 이 경기는 대회시작전과는 달리 스포츠팬들, 심지어 국민들까지 많은 관심을 갖게 된 후 치러지는 경기입니다.
하지만, 우리 U-20 여자대표팀은 그동안 도박사들의 예측은 깨왔으며, 그래서 더 기대가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4강에 올라 온 나이지리아, 스웨덴, 한국은 아직까지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없는 ‘도박사들의 예측과 큰 차이가 있는’ 그러한 팀들입니다.
한국축구는 분명히 과거에 많이 발전했고, 인프라가 열악한 여자축구에서 이 같은 성적을 낸 것만으로도 높이 살만한 일이지만 한국 축구의 한계가 4강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경기를 직접 시청하면서 한국 여자축구의 플레이에 대해 생각을 해 봤고, 작은 생각이나마 전달해 보고자 합니다.
1. 연구대상이 된 지소연에 의존하는 플레이는 지양해야 한다.
지메시 지소연은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특히 셋피스 상황에서 결정력은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지소연을 위협의 대상으로 상대에게 인식한 이상 집중마크가 가해질 가능성이 높으며, 지소연 의존적인 플레이는 지소연 외의 다른 선수의 공격루트를 차단해버리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남아공월드컵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는 메시 중심적인 공격을 펼쳤으나 메시에 대한 집중마크가 메시의 컨디션 난조와 어우러지면서 기회를 쉽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선취골을 일찍 내 준 아르헨티나는 추격골의 기회를 노렸으나 플레이메이커를 차단한 독일의 수비에 막혀 동점골을 넣지 못한 채 추가 3골을 내리 내 주며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이현영, 정혜인 등 좋은 공격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지소연’ 의 팀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어야 합니다.
특히 아직까지 큰 활약은 없지만 뭔가를 한 방 터뜨려줄듯 말 듯 한 정혜인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질 때, 정혜인이 한 방을 보여준다면 멋진 시나리오가 탄생할 것입니다.
2. 측면수비의 약점 – 미들라인의 지원 필요하다.
우리 여자대표팀의 문제는 정영아, 서현숙이 버티고 있는 측면에서 많은 돌파를 허용했다는 점입니다.
김혜리나 임선주가 측면으로 수비지원을 할 경우 주로 미들라인에서 센터백라인으로 내려오는 수비형태를 보여주었는데 상대는 빈 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위협적인 슛팅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맞이했던 위기는 대부분 같은 패턴에서 반복된 것이었습니다. 멕시코가 빠른 발을 이용해서 측면을 공략하면, 위기 상황에 봉착하면서 슛팅 찬스를 자주 허용했습니다.
주로 미들라인에서 멕시코의 공격이 차단되고 그것이 역습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게 뚫릴 경우 수비의 불안은 보는 내내 가슴 졸이게 하는 원인이기도 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멕시코전에서 보여주었던 압박과 미들에서의 차단, 이현영이나 김진영이 다소 공격적이긴 하지만 4-4-2 의 시스템상 정영아나 서현숙을 지원해주는 수비 가담을 종종 보여주는 게 어떨까 합니다.
특히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격을 하기보다는 측면에서의 돌파를 허용하지 않는 수비형태, 그러니까 수비라인쪽으로 조금 허리를 더 끌어내리는 전술을 통해 상대의 공격을 차단해야 할 것입니다.
3. 역습시 롱패스에 의한 한 방 좋다.
여자선수이 골을 만들어내는 과정 중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허리에서 롱패스를 통해 최전방의 선수에게 연결되고 그것이 골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한국vs멕시코와의 경기에서 3번째 골 (이현영) 같은 패턴입니다.
과거 축구역사에서 그러한 장면은 남자 축구에서도 많이 발생했고, 지금도 종종 등장하지만 압박이 심해진 현대 축구의 상황에서는 롱패스보다는 숏패스를 통한 침투가 더 효과적일 때가 많았습니다. 패싱게임을 위주로 했던 남아공월드컵 우승국 스페인의 경기 형태를 한 번 살펴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하지만 스피드가 뒤떨어지는 여자선수들에게 선수를 놓치는 장면은 매우 아찔한 순간이며 결정적인 골찬스가 됩니다. 우리는 그런 장면을 잘 허용하지 않았지만, 반대로 그러한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은 독일 수비의 문제점과 안성맞춤으로 작용합니다.
독일의 수비수들이 장신이지만 스피드가 느리다는 것은 남,여 공통적으로 지적받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이를 활용하여 멕시코전에서 3번째 골의 패턴처럼 기회가 만들어진다면 결정력이 좋았던 우리 대표팀의 공격라인이라면 한 방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4. 남자축구와 같은 패턴의 독일축구, 이른 시간 선제골 허용 주의해야.
선제골을 허용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허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의식하고 의식하지 않고의 차이는 큽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독일이 대승을 거두었던 대부분의 경기들은 선제골이 전반 30분 이내 터졌습니다.
13득점 4실점으로 압도적인 축구를 보여주며 강팀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독일입니다. 여자친구 또한 독일이 3골 이상 넣었던 경기들은 모두 30분 이내 선제골이 터졌습니다.
독일 4 : 2 코스타리카 – 선제골 2분
독일 3 : 1 콜롬비아 – 선제골 21분
독일 4 : 1 프랑스 – 선제골 10분
독일 2 : 0 북한 (지난대회 준우승) – 선제골 43분
북한전을 제외하고는 매경기 실점을 했다는 것이 다소 약점으로 보일 뿐, 포프(7골 1어시스트), 마로츠잔(1골 2어시스트) 등을 비롯한 공격라인은 매우 위협적입니다.
북한은 8강에서 스코어상으로 무기력하게 패한 듯 보이지만, 53분 최미경이 퇴장을 당하면서 팽팽하게 진행하던 경기가 독일 사이드로 흘러버린 것입니다. 경기를 보지 못해 그 장면이 홈 어드벤티지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외국사이트에 보면 그러한 견해들도 있습니다. 반드시 퇴장을 줄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지요.
홈어드벤티지를 지닌 독일이기에 더욱 수비를 함에 있어 파울 등에 주의를 해야 하지만, 독일의 막강 공격은 선제골을 넣었을 때 더 강한 위력을 발휘함은 틀림없습니다.
30분 이내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5. 정신력,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변수들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이니에스타가 하르케의 이름이 새겨 진 유니폼을 입고 세레머니를 했던 것, 라모스가 푸에르타의 우승세레머니를 했던 것은 참 가슴 뭉클한 장면이었습니다. 하늘로 떠난 선수의 몫까지 대신해서 싸웠다는 어떠한 의지이자 정신력이며 유니폼에 새길 정도였으면 그것은 더 빛나 보입니다.
김지수 선수가 무릎 인대 파열 수술을 받다가 의료사고로 숨졌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의료사고는 ‘불운’ 이라고밖에 할 수 없기에 한 명의 유망주를 하늘로 보내야 했던 한국 여자축구에는 정말 큰 슬픔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소연, 이현영 등은 함께 뛰었던 김지수 선수를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처음으로 결승행에 도전하는 우리 대표팀의 정신력도 하나의 변수입니다. 독일의 홈어드밴티지보다 더 뛰어난 변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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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 대한 도박사들의 배당률 변동입니다. 배당률이 하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쪽에 베팅을 많이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5dimes 라는 업체의 경우는 환급률 94% 를 제시한 채 한국사이드의 배당을 낮추고 있고, 대부분은 독일 사이드에서 배당 하락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도박사들도, 그리고 도박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모두 독일의 승리를 점치면서 이 경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여자대표팀이 오늘 이들의 예상을 뒤엎어주었으면 합니다.
* U-20 한국여자대표팀 명단 (출처 : KFA)
위치 | 번호 | 이름 | 생년월일 | 체격(cm/kg) | 소속 |
GK | 1 | 문소리 | 1990.08.12 | 175 /. | 울산과학대 |
GK | 12 | 정지수 | 1990.04.06 | 170 /. | 위덕대 |
GK | 18 | 강가애 | 1990.12.10 | 178 /. | 여주대 |
DF | 3 | 고경연 | 1991.04.10 | 169 /. | 위덕대 |
DF | 4 | 송아리 | 1991.08.13 | 170 /. | 한양여대 |
DF | 2 | 서현숙 | 1992.01.06 | 165 /. | 한양여대 |
DF | 5 | 임선주 | 1990.11.27 | 167 /. | 한양여대 |
DF | 16 | 이은경 | 1991.03.18 | 165 /. | 한양여대 |
DF | 20 | 김혜리 | 1990.06.25 | 165 /. | 여주대 |
DF | 6 | 정영아 | 1990.12.09 | 168 /. | 울산과학대 |
MF | 14 | 김진영 | 1990.05.30 | 157 /. | 여주대 |
MF | 8 | 김나래 | 1990.06.01 | 172 /. | 여주대 |
MF | 21 | 박희영 | 1991.03.21 | 160 /. | 강원도립대 |
MF | 11 | 이현영 | 1991.02.16 | 170 /. | 여주대 |
MF | 15 | 이영주 | 1992.04.22 | 163 /. | 동산정산고 |
MF | 13 | 이민아 | 1991.11.08 | 153 /. | 영진전문대 |
MF | 19 | 전은하 | 1993.01.28 | 165 /. | 포항여전고 |
FW | 10 | 지소연 | 1991.02.21 | 161 /. | 한양여대 |
FW | 7 | 권은솜 | 1990.11.13 | 154 /. | 울산과학대 |
FW | 9 | 정혜인 | 1990.01.06 | 164 /. | 현대제철 |
FW | 17 | 강유미 | 1991.10.05 | 163 /. | 한양여대 |
- 꿈은 영원한 기쁨이자 결코 다 써버릴 수 없는 재산이고, 해가 갈수록 활력을 주는 행운이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어제 조광래 감독은 K리그 고별전에서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기대했던 시나리오가 무너지니 맥이 풀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이겨주어서 그나마 체면은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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