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월드컵의 5대 이변,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독일월드컵 5대 이변 경기
독일월드컵은 2002 한일월드컵에 비해 예상대로 진행된 경기가 많았던 무난한 대회였습니다. 근래에 몇 안 되는 ‘이변 없는 대회’ 였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돌풍의 팀이라고 한다면 히딩크 감독의 ‘호주’ 와 에시앙이 이끄는 ‘가나’ 정도가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팀이 대부분 16강에 진출해서 전문가들의 기를 살려 주었던 대회였습니다. 체코와 크로아티아만이 팬들이나 스포츠베터들에게 다소 실망을 안겨주었지요.
예선은 각조에서 6경기씩, 총 48경기가 열립니다.
남아공 월드컵 개막일인 오늘, 독일월드컵의 경기결과들을 리뷰해 보며, 이변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경기였던 베스트5를 뽑아 보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가벼운 전망을 해 봅니다.
1위 - 체코 0 : 2 가나 (배당률 5.11)
MATCH STATS | ||
Czech Republic |
Ghana | |
Shots (on Goal) |
17(7) |
20(9) |
Fouls |
12 |
20 |
Corner Kicks |
6 |
7 |
Offsides |
6 |
9 |
Time of Possession |
47% |
53% |
Yellow Cards |
1 |
5 |
Red Cards |
1 |
0 |
Saves |
7 |
7 |
당시 베팅업체들이 준 배당률은 체코 1.60 / 가나 5.11 이었습니다. 미국을 1차전에서 3:0 으로 완파한 체코의 공격라인은 이탈리아에게 2실점하며 패했던 가나를 압도한다고 여겼던 것이지요. 하지만, 선제골을 가나의 기안이 넣으면서 경기 양상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다급해진 체코는 공격에 열중했고, 가나는 이를 활용하여 오히려 역습을 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66분 위팔루시가 퇴장을 당했고, 게임의 흐름은 완전히 가나가 가져가게 되었던 경기였습니다.
전망 : 아프리카 팀들의 기복이 심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경기였습니다. 가나가 과소평가된 점도 있었지만, 가나가 동유럽팀을 상대로 선전해 준 모습은 세르비아와 같은 조에 속한 현재 희망을 갖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당시 체코의 팀칼라가 세르비아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하지만, 현재 가나는 에시앙이 없습니다. 가나뿐만 아니라 많은 아프리카 팀들이 경기력 기복이 심합니다. 제 생각엔 아프리카팀들이 어떤 이변을 낸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2위 - 스웨덴 0 : 0 트리니다드토바고 (배당률 4.78)
MATCH STATS | ||
Trinidad & Tobago |
Sweden | |
Shots (on Goal) |
6(1) |
25(6) |
Fouls |
10 |
8 |
Corner Kicks |
1 |
8 |
Offsides |
1 |
2 |
Time of Possession |
46% |
54% |
Yellow Cards |
2 |
1 |
Red Cards |
1 |
0 |
Saves |
6 |
1 |
북중미의 약체 트리니다드토바고가 스웨덴을 상대로 이변을 일으켰던 경기, 체감 정도나 경기내용으로만 따지면 체코vs가나 전보다 더 이변에 가까운 경기였습니다. 매치스탯이 보여주듯 스웨덴은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슛팅수 25 : 6, 유효슛팅 6:1 의 압도적 경기였습니다. 에이버리존이 46분에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있었던 트리니다드토바고이지만, 스웨덴을 상대로 철벽 수비를 펼치며 0 : 0 무승부를 만들어냈습니다.
전망 : 축구공은 둥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상대팀이 지키고자 마음 먹으면 아무리 강한 공격라인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쉽게 득점하기가 힘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시 스웨덴의 투톱은 즐라탄 이브라이모비치와 라르손으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스웨덴이 16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보일 팀은 까다롭습니다. 특히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B조), 잉글랜드(C조), 독일(D조), 이탈리아(F조), 스페인(H조) 처럼 한 팀이 유난히 더 강해 보이는 조에서 16강을 목표로 하는 상대적 약팀의 경우 수비전술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위 - 폴란드 0 : 2 에콰도르 (배당률 3.94)
MATCH STATS | ||
Poland |
Ecuador | |
Shots (on Goal) |
12(6) |
12(8) |
Fouls |
8 |
16 |
Corner Kicks |
11 |
2 |
Offsides |
3 |
2 |
Time of Possession |
54% |
46% |
Yellow Cards |
1 |
2 |
Red Cards |
0 |
0 |
Saves |
6 |
6 |
이 경기는 평가전 전적에서 압도적이었던 폴란드가 에콰도르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경기였습니다. 소수의 정해진 자료를 가지고 배당률을 책정하기란 쉽지 않은데, 도박사들이 착오한 경기였죠. 독일에서 열리는 경기라 폴란드에게 이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테노리오가 선제골을 넣고 에콰도르의 축구영웅 델가도가 추가골을 넣으면서 에콰도르가 2 : 0 승리를 거둡니다. 이 경기는 결과적으로 16강 진출이 결정된 경기였습니다.
전망 : 이 사례는 동유럽의 힘의 축구가 남미의 개인기 축구에 밀린 사례입니다. 실제 어드밴티지는 폴란드가 지니고 있었던 경기인데, 결과는 정작 에콰도르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A조에서 독일과 폴란드의 16강 진출을 예상했었고요. 현대축구에서 조직력과 개인기의 이분법적 개념은 상실되었지만, 보통 유럽은 조직력의 축구를 구사하고 남미 및 아프리카는 개인기 축구를 구사합니다. 단기전에서 개인기 위주의 축구를 구사하는 팀의 장점은 컨디션이 극대화될 때 최상의 성과를 낸다는 점, 그리고 단점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최악의 경기력을 지닌다는 점이겠지요. 전력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개인기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팀들, 특히 우루과이, 가나, 나이지리아, 카메룬, 파라과이 등을 일단 뽑아보고 싶네요.
4위 – 프랑스 1 : 1 대한민국 (배당률 3.90)
MATCH STATS | ||
France |
South Korea | |
Shots (on Goal) |
17(7) |
6(3) |
Fouls |
20 |
10 |
Corner Kicks |
6 |
2 |
Offsides |
2 |
1 |
Time of Possession |
52% |
48% |
Yellow Cards |
2 |
2 |
Red Cards |
0 |
0 |
Saves |
2 |
6 |
지단이 존재하는 프랑스를 상대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은 빛났습니다. 1승1무1패를 하고도 16강에서 탈락해야 했던 4년전, 프랑스가 스위스만 꺾어주었더라도 3차전에서 다른 전술로 우리가 스위스전을 대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스위스를 이겨야만 했고, 스위스는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하는 상황, 결국 스위스가 유리할 수밖에 없었죠. 앙리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박지성이 81분 동점골을 넣으면서 무승부를 만들어냅니다. 첫 경기 프랑스는 무승부를 냈기에 이 경기를 꼭 잡으려고 할 것이라는 도박사들의 예측은 실패했습니다.
전망 : 압도적인 전력차라고 전문가들이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뚜껑을 열어 보면 다르게 귀결되는 경기들이 많습니다. 특히 상대적인 전력차를 인정하는 팀들은 강팀 상대로 ‘수비 지향적 축구’ 를 펼칠 것이기에 항상 무승부 가능성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잉글랜드, 독일 등은 마치 3승을 할 것 같은 네임벨류와 무난한 조편성을 했다고 평가합니다. 강팀이 동기부여를 지녔다고 해서 반드시 이긴다는 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5위 – 멕시코 0 : 0 앙골라 (배당률 3.74)
MATCH STATS | ||
Mexico |
Angola | |
Shots (on Goal) |
14(6) |
10(1) |
Fouls |
17 |
19 |
Corner Kicks |
6 |
5 |
Offsides |
0 |
7 |
Time of Possession |
55% |
45% |
Yellow Cards |
1 |
4 |
Red Cards |
0 |
1 |
Saves |
1 |
6 |
스웨덴vs트리니다드토바고 와 흡사한 경기입니다. 멕시코는 정말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고, 앙골라는 이를 막다가 한 명이 퇴장을 당했었지만 멕시코는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앙골라의 한 번의 역습이 결정적인 찬스가 될 뻔 했던 경기였죠. 멕시코는 현재 국대인 토라도, 프랑코 등을 앞세웠고, 브라보의 공격을 무기로 하는 강팀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멕시코가 16강에 올랐지만, 앙골라를 상대로 고전한 것은 이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전망 : 스웨덴vs트리니다드토바고와 같은 경우입니다. 마음 먹고 잠글 경우 전력차 이외의 결과물이 도출될 수도 있지요. 3경기를 치르는 풀리그이기 때문에, 한 경기에서 무승부를 내도 큰 타격은 없습니다. 1승2무 정도면 대부분 (세 팀이 1승2무 혹은 2승1패, 한 팀이 3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16강 진출에 성공해서인지 1차전과 2차전에는 종종 이러한 결과가 나옵니다. 막판으로 갈수록 분명히 이변이 줄어들었다는 것도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라운드별로도 한 번 살펴 봅니다.
1라운드 최대의 이변은 역시 스웨덴의 무승부였습니다. 스웨덴의 무승부와 에콰도르의 승리를 제외하고는 커다란 이변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튀니지와 사우디, 프랑스와 스위스 정도가 예상과 다른 무승부를 냈고 1라운드 16경기 중 12경기가 도박사들이 높은 승리확률로 예측한 대로 나왔습니다.
2라운드의 경우 체코가 가나에게 맥없이 무너진 것이 가장 큰 이변이며, 프랑스가 대한민국과, 크로아티아가 일본과, 이탈리아가 미국과, 멕시코가 앙골라와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 '무승부'로 만들어진 이변입니다. 크로아티아는 이 경기로 인해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역시 16경기 중 11경기가 정배당으로 귀결된 결과였습니다.
3라운드는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경기가 많았고, 큰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크로아티아와 호주의 16강 맞대결에서 이겨야했던 크로아티아가 무승부로 마무리하며 16강에서 탈락한 것을 제외하면 이변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최근에 열린 유로 2008 본선에서는?
유로2008은 조별예선에서 큰 전력차가 있는 팀들이 상대한 것이 아니라 그런지 대부분이 무난한 경기로 보입니다. 총 24게임 중 무승부가 단 3경기만 나왔으며, 마지막 라운드에는 한 경기도 없었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크로아티아가 독일을 꺾은 것은, 마치 불가리아가 독일을 꺾고 4강에 올랐던 94미국월드컵을 연상케 했으며, 마지막 라운드에서 역배당이 4경기가 나온 것은 흥미롭습니다.
그렇다면, 앙골라에서 열린 네이션스컵은?
올해 1월 남아공에서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열렸습니다. 정말 아프리카 팀들의 전력이 얼마나 기복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보여준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첫 경기부터 알제리가 말라위에게 0:3 으로 패하고, 코트디브와르가 부르키나파소와 0:0 으로 비기고, 카메룬이 가봉에게 0:1 로 지는 등 초절정의 이변들이 연출되었습니다. 실제 1라운드 1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역배당 내지 무승부의 결과를 냈지요.
2라운드부터 다소 안정감에 들어섰습니다. 처음에 조직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 팀들은 혼선을 빚은 것입니다.
다만, 월드컵이 네이션스컵과 다른 것이 있습니다. 네이션스컵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리그 도중에 귀국하여 치렀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첫 경기에서 대형 쓰나미, 대형 이변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변이 월드컵에 주는 재미를 찾아.
이변이 없다면, 승부의 결과가 정해졌다면 재미를 느끼기 힘들 것입니다. 어떤 플레이를 보여주는지, 플레이 자체에 감명받을 수도 있지만, 승부가 정해져 있지 않기에 그 흥미 때문에 월드컵을 보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아르헨티나가 카메룬에게 개막전에서 패한 것, 세네갈에게 패한 프랑스가 한일월드컵 16강에서 탈락한 것 등 많은 개막전 이변들은 월드컵이 시작하면서부터 흥분감을 제공해주기도 하였습니다.
남아공이라는 그동안과 다른 제3의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인만큼, 이에 대한 대비들을 각 국가에서 착실히 했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이변이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스포츠베팅을 하는 사람들은 고배당의 쾌감을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독일월드컵에서는 이변이 적어도 너무 적었지요. 그래서 별로 기억에 남는 대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월드컵 개막, 축하합니다 ^^
팀리포트의 경우 조금 양을 많이 줄여서라도 출국전까지는 다 완성을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