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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4년전의 복수는 가능할까?

 

4년전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만났었다. 승부차기의 접전 끝에 독일이 4강에 진출하였고, 아르헨티나는 귀국행 짐을 싸야만 했다.

 

독일은 옌스레만, 클로제, 포돌스키, 슈바인슈타이거, 필립람 등이 대표팀을 이끌었었고, 선제골을 허용한 독일은 클로제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승부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축구강국 아르헨티나는 항상 최강의 멤버라며 우승을 노렸지만, 페케르만 감독의 용병술 실패에 제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고, 독일의 홈어드밴티지 벽을 넘지 못했던 것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당시 어린 나이의 메시를 활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메시는 당시에도 2의 마라도나라는 호평을 받고 있었으며, 충분히 조커로 활용될만 했다. 메시는 그 이후 세계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했고, 그것은 페케르만 감독의 실수임을 온 세상에 알리는 듯 했다.



축구천재의 맞대결, 메시 vs 외질

 

이 경기가 더 흥미로운 이유는 축구천재들이 맞붙기 때문이다.

 

4년전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했던 메시나, 이번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받는 외질이나 모두 자신의 기량을 처음으로 월드컵에서는 맘껏 뽐내고 있다.


 

메시는 측면 또는 중앙에 기용되면서 주로 중앙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고, 특히 마라도나 감독이 4-2-3-1 의 옵션을 쓸 때에는 외질과 마찬가지의 RCF 에 위치하여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예전 아르헨티나의 플레이메이커는 후안 로만 리켈메의 몫이었지만, 마라도나와 리켈메의 불화 이후 베론에게 그 몫이 돌아갔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마라도나 감독은 아르헨티나를 메시에 의한 팀으로 만들고 있다.

 

메시는 비록 골을 못 넣고 있지만, 동료를 향한 이타적인 플레이에서도 매우 높은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메시에게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위치에서 팀을 조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메시를 나이지리아와 멕시코전에서 중앙에 위치시키며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한 것은 성공적이었고, 골 없는 MVP가 탄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팀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 참고 : 남아공월드컵, 메시의 위치와 역할


나이지리아전 : 4-2-3-1 에서 원톱 이과인 뒤 중앙에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
대한민국전 : 4-3-3 에서 우측 공격수로 위치, 하지만, 주로 중앙에서 플레이
그리스전 : 4-3-3 에서 우측 공격수로 위치, 하지만, 주로 중앙에서 플레이
멕시코전 : 4-4-2 (4-3-1-2) 에서 투톱(이과인, 테베즈)를 중앙에서 지원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직접 창의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어느 위치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축구 천재를 마치 어린 아이가 놀듯이 풀어주는 것은 아르헨티나의 현명한 선택이었다. 주로 메시는 중앙에서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라인을 흐트러뜨리며 팀의 공격라인이 더 편하게 공격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반면, 외질은 뢰브 감독의 4-2-3-1 시스템에서 RCF를 담당하며 측면의 포돌스키와 뮬러에게 공격지원을 해 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드리블로 상대진영에서 자기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비록 소속팀에서는 부진하지만, 국대에만 오면 제 기량을 보이는 클로제 또한 어린 외질과 호흡을 잘 맞추면서 팀의 승리를 이끈다. 세르비아전에서 비록 수적 열세로 패배하기는 했지만, 외질이 보여준 플레이는 뒤지고 있떤 독일이 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여러 번 자아내게 했다.

 

실제로 가나 전에서는 결승골을 만들어냈으며, 잉글랜드전에서 제라드나 가레쓰베리에 밀리지 않으며 중원에서 마음껏 플레이를 펼치며 보여주었던 토마스 뮬러와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1 2어시스트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직접 골을 넣을 수도 있고, 이타적인 플레이도 가능한 선수가 바로 외질인 것이다.

두 선수는 같은 위치에서 사실상 유사한 활약을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마라도나의 의도대로 자유분방하게 풀어져 있는 반면, 조직력 축구의 대명사 외질은 팀플레이를 위주로 승리를 위한 플레이를 주로 해 왔기에, 개인기량을 뽐내기에는 아무래도 메시가 더 유리하다. 하지만, 메시가 이기적인 플레이를 펼칠 경우 개인기만으로 조직적인 수비를 뚫을 수 없는, 특히 강팀이면 강팀일수록, 상황에 봉착하며 상대의 공수전환을 쉽게 이끌어주고 말 것이다. 지금까지 아르헨티나가 4연승으로 순항하고 있는 데에는 메시가 이기적인 플레이보다는 테베즈와 이과인에게 기회를 제공해주며 개인기록보다 팀 승리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 한 몫 하고 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두 선수의 플레이를 누가 지원해주느냐도 중요하다. 사실 이 경기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축구는 1명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질의 경우에는 중원에서 슈바인슈타이거와 케디라가 그의 플레이를 지원해주고, 그와 함께 뮐러와 포돌스키가 측면에서 활약을 이끈다.

 

메시의 경우에는 마스체라노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다. 수비와 피지컬이 좋은 마스체라노로 인해 메시의 플레이가 부담감을 덜 받을 수 있으며, 지금까지는 디마리아와 막시로드리게스가 측면에서 메시를 지원해왔다. 마라도나 감독이 4-3-3, 4-2-3-1, 4-4-2 등 자유분방한 포메이션으로 어디에 메시를 위치시킬지부터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축구 천재의 맞대결,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공통된 약점

 

두 팀의 강점은 수많은 언론이나 다른 블로그의 글에서도 공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아르헨티나는 언제 어디서 골이 들어갈지 모르는 다양한 공격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고, 독일은 뢰브 감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세대교체와 신구조화, 곧 조직력일 것이다. 다만, 독일은 조직력을 중시하면서도 승리만을 추구하는 실리축구보다는 화끈한 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다른 유럽국가의 조직력축구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듯 하다.

 

이 두 팀에게 취약한 점은 의외로 동일하며, 그것은 바로 측면수비의 문제이다.

독일은 본선에서 오른쪽을 필립람에게 맡기면서 안정감을 추구하면서 빠른 뮐러에게 공이 연결될 수 있게 하고 있다. 반면 좌측의 제롬 보아텡(함부르크)은 스피드와 장신에 의한 공중전 능력을 모두 갖췄지만, 대인마크에 미흡한 모습을 종종 보여주고 있다. 그와 맞딱뜨릴 아르헨티나의 테베즈는 공격뿐만 아니라 상대진영에서의 볼가로채기 등 수비력도 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오버래핑이 쉽지 않으며, 테베즈의 개인기에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비록 호주전에서 부진했지만, 뮐러와 함께 바이에른뮌헨 루이 반할 감독의 작품인 바트슈투버라는 옵션도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오른쪽이 문제이다. 왼쪽은 부동의 가브리엘 에인세가 맡고 있지만, 자주 파울을 범하는 것이 불안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오른쪽은 오타멘디 또는 호나스구티에레즈가 주로 맡고 있는데, 두 선수 모두 경험이 부족하고 실수가 잦다는 문제점이 있다. 큰 경기에서는 실수 하나가 승부를 결정짓는 상황이 많이 연출되기 때문에, 이 점은 아르헨티나의 불안요소가 될 것이다. 공격을 중요시한다면 구티에레즈, 수비를 중요시한다면 오타멘디라는 선택을 할 것이다. 오타멘디는 대인마크에 능하기 때문에 한 선수를 집중적으로 마크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포돌스키와 맞딱뜨릴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의 약점을 찾자면 독일의 경우 메르데자커와 프리디리히의 호흡 문제 (중앙수비간 조직력 문제) 를 들 수 있을 것이며, 아르헨티나의 경우 데미첼리스의 스피드가 느리다는 점이다. 데미첼리스는 느린 스피드로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불안한 상황을 종종 연출했고, 결정적인 실수로 이청용을 놓치며 대한민국전에서 추격골을 허용하기도 했었다.

 

3개월전 평가전은 아르헨티나의 승리

 



평가전답게 두 팀 모두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지만, 강한 중원에서의 압박을 시도한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끝났다.

독일은 장신을 활용하고자 하는 조직적인 공격을 구사했지만 아르헨티나의 수비벽에 막혀서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펼치지 못했다. 독일 공격라인은 아르헨티나의 압박에 저지되어 긴 패스와 장신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결승골은 뛰어난 순간 스피드를 지닌 이과인이 파고 들면서 결승골을 넣었었는데, 독일의 수비조직력은 비교적 훌륭했지만 한 방에 무너졌던 경기였다.

 

당시에는 발락과 베론이 중원을 이끌었었다. 현재 발락의 대체자는 어린 사미케디라이며, 그의 공백을 전혀 느껴지지 않게 하고 있다. 또한 현재 베론은 메시에게 프리롤 자리를 내 주었으며, 마라도나 감독은 테베즈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아르헨티나의 연승 행진에 기여하고 있다.

발락과 베론이 케디라와 테베즈로 대체된 것 외에는 별로 다를 게 없는 선발라인업이다. 실제 독일의 공격이 발락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압박에 고전했던 부분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귀여운 마라도나 vs 미남형 뢰브, 최후의 승자는?

 

두 감독의 사진을 연상해 보면 웃음이 나온다.

 

동네아저씨 같은 덜렁대는 스타일의 마라도나와, 친형 같은 침착한 스타일의 젊은 감독 뢰브의 맞대결은 메시와 외질의 대결만큼이나 흥미로운 부분이다. 생긴대로 뢰브는 매우 계산적이고 조직적인 축구를 주문하고 있는 반면, 마라도나는 선수들에게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면서 팀케미스트리를 최상으로 끌어올리며 자유분방한 축구를 펼치라고 하고 있다. 이러한 감독의 차이는 미세한 차이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개인기 위주의 축구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우위이겠지만, 조직력은 독일이 한 수 위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야후에서는 4-4-2 포메이션을 예상했지만, 마라도나가 어떤 포메이션을 들고 나올지는 로스터가 발표된 후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은 큰 이변이 없는 한 4-2-3-1 의 조직력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할 것이다.

도박사들은 미세하게 아르헨티나의 4강 진출을 예상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55%, 독일 45%) 반면, 일반인의 시각이 담긴 야후판타지에서는 61% 가 아르헨티나의 4강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도박사들은 정규시간내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각으로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vs독일

환급률

승배당

무배당

패배당

승확률

무확률

패확률

윌리엄힐

94.30

2.37

3.00

3.25

39.69

31.36

28.95

 

윌리엄힐을 대표적으로 보면, 아르헨티나의 승리확률을 약 40%, 무승부를 31%, 독일의 승리를 29% 로 상당히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기는 메시vs외질의 대결도 중요하지만, 취약한 측면수비를 누가 잘 공략하느냐가 될 것이다. 이 경우 키플레이어는 아르헨티나의 오른쪽에서 뛰는 카를로스테베즈(맨시티), 그리고 독일의 왼쪽에서 뛰는 포돌스키(쾰른)이다.

 

개인적으로는 오타멘디가 대인마크에 능하기 때문에 포돌스키의 쾌속 드리블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을 뿐만 아니라 포돌스키의 상대진영에서의 수비는 소극적인 편이므로, 상대진영에서도 적극적인 독일 측면의 보아텡을 공략하는 테베즈에게 한 표를 주고 싶다. 테베즈는 공격뿐만 아니라 상대진영에서의 수비 및 볼가로채기 능력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빠른 스피드를 지닌 중앙의 메시나 측면의 막시로드리게스에게 연결되면 빠른 공수전환을 통한 역습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 경기에서는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외질이나 메시는 말할 것도 없고, 현역 선수 중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는 골게터 클로제, 그리고 골냄새만큼은 누구보다 잘 맡는다는 이과인 등의 존재는 경기의 흐름 자체를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이 경기의 예측이 어려운 이유이다
.

어제 브라질의 축구는 남미 특유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둥가의 실리 축구는 화려한 개인기 축구보다는 조직력을 중시하는 축구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감독은 조직력은 팀분위기가 중요하며 팀을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뿐, 메시를 비롯한 선수들의 자유로운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골을 넣는 선수에게는 뽀뽀를 해 준다.

 

브라질보다는 더 전통적인 남미축구에 가까운 아르헨티나, 그리고 조직력을 중시하지만 상대를 압도하고자 하는 독일의 맞대결은 진정한 남미vs유럽의 알짜배기 승부가 될 것이다.

 

그 누구도 자신없이 팀을 4강으로 이끌지 못했던 아르헨티나의 역사를 또 한 번 마라도나가 쓰게 될지, 마라도나의 월드컵과의 궁합이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이 경기는 승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으나, 평가전에서 아르헨티나의 압박을 당해내지 못했던 독일의 모습을 생각해 볼 때 미세하게 아르헨티나의 우세를 점쳐 본다.

두 팀 모두 수비에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 경우 두 팀 모두 소극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다. 하지만, 평가전 때와는 달리 두 팀 모두 화끈한 축구를 펼쳐 주기를 기대한다
.

메시가 이 경기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골을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측면이 비게 되면 독일 수비수들이 메시를 놓치는 상황이 발생하고 평가전에서 이과인이 골을 넣었던 것처럼 순간침투에 의한 한 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평가전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뛸 선수들의 모습, 그리고 매경기 골을 넣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개인기를 고려할 때 아르헨티나가 무기력하게 90분을 마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담으로, 가나의 경기는 적중했지만, 브라질의 승리에 대한 예측에 실패했습니다.

 

시험도 그렇고, 베팅도 그렇고, 이렇게 예측글을 쓰는 것조차 결과가 중요시되는 사회를 인정하면서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집니다. 예전 악플 중에는 심지어 더 이상 예측글을 쓰지 말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예측결과가 가져다주는 기쁨과 슬픔의 양면성은 참 베터 혹은 분석가들에게 흥미로운 일입니다. 틀릴 때의 아픔만큼, 적중시의 기쁨 또한 말로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이 경기는 분석의 패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초반 경기내용상 브라질의 승리가 가깝다고 느꼈었고 전반만 해도 원하는 페이스로 경기가 진행되었거든요. 후반 브라질 선수들의 멘탈적인 패배는 결국 월드컵 8강 탈락이라는 또 하나의 아픔을 남겼고, 저에겐 예측실패의 아픔을 남겼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것들이 하나의 과정이며, 이러한 경험이 더 많은 것을 얻게 해 줄 그 날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어제 브라질에 베팅한 수많은 프로터들과 브라질의 승리를 응원했던 쌈바축구의 팬들에게 위로의 인사를 건넵니다.

 

앞으로의 승리를 기원하며! 응원댓글과 손가락 클릭은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