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인터밀란 승리, 세리에A 자존심을 지켜낸 승부처 3장면
2011. 3. 16. 08:12 |
[체리쉬의 러브사커]/체리쉬의 눈 - 경기리뷰
(사진 : 바이에른뮌헨 감독 루이 반할)
오늘 인터밀란과 바이에른뮌헨의 경기는 보기 드문 명승부였습니다.
인터밀란을 과하게 응원하면서 지켜보았던 이 경기는 결국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펠레스코어(2:3)으로 원정팀 인터밀란이 승리하였습니다. AC밀란, AS로마가 줄줄히 토트넘, 샤흐타르에게 무너진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 8강 티켓을 놓고 세리에A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팀이 바로 인터밀란이었기 때문입니다.
선제골은 인터밀란이 넣고 쉽게 풀어나가는 듯 했습니다. 사무엘 에투가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부심이 보지 못한 것을 이용하여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뮌헨은 거칠게 공격적으로 나섰고 인터밀란의 수비가 흔들리며 골키퍼 세자르의 실수를 고메즈가 놓치지 않고 동점골, 그리고 티아구모타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토마스뮬러의 로빙역전슛으로 전반은 뮌헨이 앞선 채로 끝났습니다.
후반에서도 초반 위협적인 찬스를 맞는 등 뮌헨의 공격은 거셌습니다. 그러나 수비가담에 소홀한 아르연 로벤을 빼고 알틴톱으로 바꾸는 반할 감독의 교체가 있었고, 잘 하고 있었던 반 부이텐을 바트슈투버와 교체해줌으로써 취약한 수비라인을 더욱 부각시키고 말았습니다. 이 두가지 교체는 결과적으로 바이에른뮌헨이 챔피언스리그 8강 문턱에서 원정 다득점으로 탈락하게 된 중요한 원인이 되었고, 세리에A 인터밀란은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인터밀란은 쿠티뉴 - 에투 - 스네이더 로 이어지는 동점골, 그리고 에투가 절묘하게 밀어준 것을 판데프가 성공시키며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역전골의 시간은 후반 43분(88분)이었습니다. 승리할 수 있다는 집념과 승리가 가능하다는 마음가짐이 인테르 선수들의 플레이 전반에 드러났고 AC밀란이나 AS로마와 같은 막판 무기력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은 것은, 오늘 응원하는 팀을 바라보는 제 마음을 기쁘게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분데스리가는 샬케04 를 제외하고는 8강에 오르지 못했고, 세리에A는 인터밀란이 8강에 진출하며 극적으로 자존심을 살려냈습니다.오프사이드가 골로 인정되는 등 전반적으로 행운의 여신이 함께 했던 이 경기에서 인터밀란은 유효슛팅 3개를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 저력을 발휘하였고 전반 내내 지속되는 수비불안이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되어가는 느낌 (라노키아, 루시우 등) 을 보여준 것이 승리의 숨은 원동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승부처를 세가지 뽑아 보았습니다.
1. 라노키아의 엄청난 슛팅 컷팅 : 전반전 최악, 그러나 결정적인 한 골을 막아냄.
제노아에서 이적한 장신 수비수 라노키아는 전반전 인터밀란의 수비 공백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월터 사무엘의 공백을 느껴야 할 정도로 라노키아의 수비에서의 불안감은 컸습니다. 그러나, 전반전 1-2 로 뒤진 상황에서 결정적인 슛팅을 컷팅해 냈습니다. 그것이 상대공격수의 발에 맞고 골대에 맞았다는 점은 인터밀란에게 행운의 여신이 함께 했음을 뜻합니다. 이 슛팅이 들어갔다면 1-3 의 스코어가 되었을 것이고, 그것은 인터밀란이 향후 3골을 넣어야 했음을 의미했습니다. 오늘의 기적이 아마도 없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수비불안의 문제가 상존하고 있었던 인터밀란이 맞이한 최대의 위기를 불안감의 원인이었던 라노키아가 막아낸 것입니다. 후반전 라노키아의 모습은 조금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지속적으로 뮌헨의 공격라인의 플레이를 페널티지역 안 또는 근방에서 컷팅해내며 인정할 수 없는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2. 루이 반할 감독, 로벤을 빼다 : 최악의 실수, 반할 감독 (사진)
로벤을 뺀 것은 반할 감독의 너무나 큰 패착이었습니다. 반할 감독이 중앙수비 보강에 힘을 쓰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부트 골키퍼가 부상 이후 주전자리를 뺏긴 골키퍼 자리 역시 불안함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상대팀이 뮌헨을 두려워하고 적극적으로 공격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로벤 - 뮬러 - 리베리 삼각편대와 고메즈 원톱의 화려한 공격라인이었습니다. 특히 왼발을 사용하는 로벤의 존재는 그 존재만으로도 상대팀에게 위협적입니다. 알틴톱 역시 터키의 국가대표로 좋은 기량을 선보이는 미드필더이지만, 로벤의 존재감만큼 상대팀에게 심리적으로 위협적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심리적으로 위협적이라는 것은 상대 공격라인이 마음놓고 공격을 펼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공수전환에 따른 역습에 대처해야 하는 심리적인 입장에 있기 때문에 공격이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3. 부진한 스탄코비치를 꾸티뉴로 바꿔주다 : 멋진 레오나르두 감독의 용병술
쿠티뉴는 브라질 출신의 어린 선수입니다. 밀리토의 부재시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부상으로 최근에 다시 복귀했습니다. 스탄코비치를 쿠티뉴로 바꿔 준 것은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격수 한 명을 추가로 투입한 것인데, 그러한 전술 변화는 더욱 공격적인 인터밀란의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의지가 AS로마나 AC밀란에게 없었다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특히 토트넘의 수비가 바이에른뮌헨에 비견하여 더 나을 바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AC밀란의 비적극적인 모습이 패인이었다고 하고 싶습니다. 어쨌든, 동점골의 순간에서 쿠티뉴가 에투에게 연결해 주는 패스가 없었다면 이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밖에 꾸티뉴는 개인기가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압박으로 인터밀란의 중원을 압박하였던 바이에른뮌헨이 조금 더 상대하기 어려운 선수였음에 분명합니다. 쿠티뉴는 종종 미스를 범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플레이로 팀 승리에 기여하였습니다.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한 에투의 플레이가 가장 칭찬받아야 하지만, 레오나르두 감독의 용병술이 숨은 공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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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3가지 승부처를 뽑아봤습니다.
8강전 인터밀란의 상대는 다시 추첨을 통해 결정하게 됩니다. 바르셀로나, 맨유, 샬케04, 토트넘핫스퍼, 샤흐타르가 인터밀란과 함께 8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첼시가 원정에서 2:0 으로 승리한 유력한 상황입니다. 레알과 리옹은 마지막 카드 1장을 놓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중요한 일전을 치르게 됩니다. 프로토 22회차는 첼시와 맨유 경기가 대상 경기로 올라와 있습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전멸하였던 EPL 이 올시즌에는 사실상 아스날을 제외한 세 팀을 8강에 올려 놓았습니다. EPL 에 맞서 분데스리가 1, 우크라이나 1, 세리에A 1, 그리고 스페인 1-2팀, 프랑스 0-1 팀이 우승에 도전하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홈에서 1차전을 패하고 2차전에서 승리한 역사를 쉽게 찾기 힘들었던 챔피언스리그에서 인터밀란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써 냈습니다. 인터밀란을 응원하시며 날을 지새우신 분들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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