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A, 예상외의 1위 라치오의 선두질주 비결은?
지난 주말은 정말 지옥 같았습니다. 세리에A 9라운드를 위해 블로그 활동을 완전히 접은 상태로 연구에 집중했는데도 불구하고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세리에A 결과는 가장 단순하게 분석하고 가장 단순하게 접근했을 때 대부분 경기를 승리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팀순위표만 보고 홈이든 원정이든 가리지 않고 찍었을 때 상당히 높은 적중률을 가질 수 있는 구도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승격팀에 대한 제대로 된 전력분석을 하지 못한 것과 기존에 홈에서 강했던 팀이라도 전력이 약해진 정도에 대한 잘못된 평가로 홈어드밴티지를 준 것이 슬럼프의 큰 이유인 듯 합니다. 특히 지난 이번 라운드는 홈어드밴티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계기였습니다.
세리에A는 현재 라치오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인터밀란, AC밀란, 유벤투스, 나폴리가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7위권 이상을 제외하고는 5할 승률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 초반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Position |
|
|
Team |
P |
W |
D |
L |
F |
A |
GD |
Pts |
| |||||||||||
1 |
|
|
Lazio |
9 |
7 |
1 |
1 |
13 |
6 |
7 |
22 |
2 |
|
1 |
Internazionale |
9 |
5 |
3 |
1 |
11 |
4 |
7 |
18 |
3 |
|
1 |
AC Milan |
9 |
5 |
2 |
2 |
14 |
8 |
6 |
17 |
4 |
|
1 |
Juventus |
9 |
4 |
3 |
2 |
18 |
10 |
8 |
15 |
5 |
|
1 |
Napoli |
9 |
4 |
3 |
2 |
15 |
11 |
4 |
15 |
6 |
|
2 |
Sampdoria |
9 |
3 |
5 |
1 |
11 |
8 |
3 |
14 |
7 |
|
3 |
Chievo Verona |
9 |
4 |
2 |
3 |
11 |
9 |
2 |
14 |
8 |
|
3 |
Udinese |
9 |
4 |
1 |
4 |
8 |
10 |
-2 |
13 |
9 |
|
5 |
AS Roma |
9 |
3 |
3 |
3 |
9 |
12 |
-3 |
12 |
10 |
|
3 |
Palermo |
9 |
3 |
2 |
4 |
15 |
13 |
2 |
11 |
11 |
|
2 |
Genoa |
9 |
3 |
2 |
4 |
8 |
10 |
-2 |
11 |
12 |
|
2 |
Lecce |
9 |
3 |
2 |
4 |
7 |
15 |
-8 |
11 |
13 |
|
6 |
Cagliari |
9 |
2 |
4 |
3 |
10 |
8 |
2 |
10 |
14 |
|
2 |
Catania |
9 |
2 |
4 |
3 |
8 |
8 |
0 |
10 |
15 |
|
|
Fiorentina |
9 |
2 |
3 |
4 |
9 |
10 |
-1 |
9 |
16 |
|
3 |
Brescia |
9 |
3 |
0 |
6 |
8 |
12 |
-4 |
9 |
17 |
|
3 |
Parma |
9 |
1 |
5 |
3 |
6 |
8 |
-2 |
8 |
18 |
|
1 |
Cesena |
9 |
2 |
2 |
5 |
6 |
11 |
-5 |
8 |
19 |
|
3 |
Bologna |
9 |
1 |
5 |
3 |
8 |
14 |
-6 |
8 |
20 |
|
2 |
Bari |
9 |
2 |
2 |
5 |
7 |
15 |
-8 |
8 |
라치오의 지난 경기 – 팔레르모vs라치오 경기복기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핵심적인 경기이자 강하게 추천했던 경기는 팔레르모와 라치오의 경기였습니다. 미콜리가 빠진 가운데서도 활화산 같은 득점력을 보여주었던 팔레르모의 공격라인을 원정에서 라치오의 수비가 막아내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라치오의 수비는 여러 차례의 위기를 내 주기도 했지만, 꽤나 견고했으며 팔레르모의 선수들의 돌파가 불가능했다는 점을 승리 이유로 들고 싶습니다. 라치오는 셋피스 상황에서 한 방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그 선제골을 지켰습니다. 팔레르모는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고 라치오는 역습으로 임하는 경기였습니다. 실제로 경기는 팔레르모가 주도했으나, 결정적인 부분에서 팔레르모의 골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라치오가 승리했습니다.
MATCH STATS | ||
Palermo |
Lazio | |
Shots (on Goal) |
28(8) |
7(3) |
Fouls |
19 |
16 |
Corner Kicks |
7 |
5 |
Offsides |
0 |
4 |
Time of Possession |
61% |
39% |
Yellow Cards |
2 |
2 |
Red Cards |
0 |
1 |
Saves |
2 |
8 |
무슬레라 골키퍼는 신들린 선방으로 팀의 승리에 기여하였습니다. 팔레르모가 적어도 비길 수는 있는 경기였는데 저로선 너무 아쉽습니다.
이 경기의 핵심포인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심판의 라치오 사이드에서의 판정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비록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쪽은 라치오였지만, 페널티지역 내에서 핸드볼 및 경기전반적인 편파판정은 팔레르모의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무슬레라 골키퍼가 아파서 쓰러져 있는 시간이 3분이었는데, 추가시간이 4분밖에 주어지지 않은 점은 앞서고 있는 라치오에게 유리한 판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2. 라치오는 개인기가 좋은 팔레르모의 공격라인을 봉쇄하는 전략으로 침투를 허용하지 않는 데 집중했습니다. 막판에 집중력이 흔들리며 여러 차례의 찬스를 허용하긴 했지만, 침투를 허용하지 않는 플레이는 팔레르모를 무득점으로 봉쇄할 수 있었습니다.
3. 팔레르모는 부상에서 막 회복한 아벨에르난데즈를 후반에 투입했습니다. 일리치가 부진했기 때문에 해결해 줄 녀석이 필요했지요. 로씨 감독다운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중간에 부상으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저는 이 경기의 결정적인 승부처로 이 장면을 봅니다. 그 후 몸이 덜 풀린 마카로네가 들어왔는데, 그 이후 많은 찬스를 놓치며 팀의 패배에 일조하고 말았습니다.
4. 발자레티는 킥력이 좋지 않은 선수입니다. 물론 돌파는 훌륭하고 피지컬도 뛰어나 찬스를 많이 만들죠. 그런데 그에게 센터링 기회가 너무 많이 왔습니다. 그는 페너트레이션 단계에서 정지했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팔레르모가 적어도 지지 않을 것이라 봤던 이 경기에서 팔레르모는 라치오에게 0-1 로 패하면서 연패를 이어가고 말았습니다.
라치오는 초반이지만 7승1무1패의 환상적인 성적을 내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1라운드에서 삼프도리아에게 패하고, 4라운드에서 AC밀란과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5연승을 질주중입니다.
at |
Sampdoria |
Lose |
0 |
- |
2 |
|
Bologna |
Win |
3 |
- |
1 |
at |
Fiorentina |
Win |
2 |
- |
1 |
|
AC Milan |
Draw |
1 |
- |
1 |
at |
Chievo Verona |
Win |
1 |
- |
0 |
|
Brescia |
Win |
1 |
- |
0 |
at |
Bari |
Win |
2 |
- |
0 |
|
Cagliari |
Win |
2 |
- |
1 |
at |
Palermo |
Win |
1 |
- |
0 |
|
AS Roma |
Not played yet |
|
| |
at |
Cesena |
Not played yet |
|
| |
|
Napoli |
Not played yet |
|
| |
at |
Parma |
Not played yet |
|
|
까다로운 바리와 팔레르모 원정에서 모두 승리한 라치오의 다음 일정은 로마더비, 체세나 원정, 나폴리, 파르마로 이어집니다. 로마더비를 극복한다면 페이스가 흐트러지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질주를 할 수 있는 레이스입니다. 모든 경기가 고비고비이지만 체세나의 현재는 초반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고 파르마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유리한 스케줄을 지속합니다. 그러나, 로마더비에서 무너질 경우 프리메라리가의 발렌시아처럼 팀 페이스가 흐트러지며 지금의 라치오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발렌시아의 행보를 보며 정말 베켄바워(?)가 남긴 명언 “축구는 흐름이다” 라는 말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라치오의 1위 원동력
라치오가 1위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한 번 찾아 보았습니다.
1. 에르나네즈의 영입으로 공격루트의 다양화
브라질리그 MVP 출신 에르나네즈의 영입은 지난 시즌 단조로웠던 공격루트를 다양화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훌륭한 개인기에 득점력과 패싱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에르나네즈는 라치오라는 팀을 바꾸어버렸습니다. 특히 마우리의 플레이를 살아나게 했다는 점에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2. 무슬레라 골키퍼를 중심으로 한 안정된 수비
무슬레라 골키퍼는 월드컵에서 한국과의 16강전으로 잘 알려진 골키퍼입니다. 인터밀란에 이어 두번째로 적은 실점을 하고 있는 라치오는 클린싯 경기가 무려 4번이나 되는데 무슬레라 골키퍼의 선방은 매우 빛났습니다. 특히 이번 팔레르모 원정에서 결정적인 3-4번의 슛팅을 막아낸 것은 거의 1승을 지킨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디아스, 비아바, 라두, 리히슈타이너 라는 수비라인도 상당히 견고한 모습입니다. 9경기 중 리히슈타이너를 제외하고는 모두 9경기 모두 선발출장하며 수비조직력의 안정을 보여준 것이 정말 돋보입니다. 이러한 수비조직력은 다른 팀이 쉽게 공략할 수 없는 벽을 만들어 상대를 압박했으며 결국 현재의 성적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진정한 실리 축구 구사하는 레야 감독
레야 감독은 라치오를 지난 시즌 중반부터 맡았는데, 실리 축구를 과감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라치오는 단 2번의 2점차 승리를 기록했으며, 5번의 승리가 1점차 승리입니다. 그만큼 앞서고 있을 때 수비에 비중을 두며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일조하여 선제골을 넣고 역전 당한 경기가 단 1경기도 없습니다. 특히 팔레르모와의 경기에서는 에르나네즈와 자라테를 쉬게 하고 스텐다르도와 알바로 곤잘레스를 투입하여 수비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말 진정한 실리축구의 달인입니다.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대팀들입니다.
4. 부상이나 징계선수가 없었던 라치오
라치오는 특별한 부상선수가 없는 가운데 시즌을 시작했고, 그리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 차질이 있는 다른 팀들에 비해 엄청난 어드밴티지를 지닌 것이지요. 이번 라운드 비아바가 퇴장으로 다음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라두가 경고 3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라치오의 고비를 만들지도 모릅니다.
라치오의 다음 경기와 추후 전망
라치오의 다음 경기는 로마 더비입니다. 로마는 토티가 퇴장을 당해 출전하지 못하고, 라치오는 비아바가 출전하지 못합니다. 비아바의 올시즌 활약은 놀라울 정도로 대단했으며 그 공백이 로마 토티의 공백에 비해 무엇이 더 클지 궁금해집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최근 로마는 토티가 경기를 말아먹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으며 불필요한 감정적인 행동을 일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의 부재가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는 여지를 지니고 있는 반면, 라치오의 비아바 결장은 스텐다르도에게 그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점에서 공백이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저는 비아바의 결장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로마는 레체와의 경기에서 2-0 으로 승리하며 홈에서만 3승을 거두고 있으며, 로마 더비에서 첫 원정 승리를 노립니다. 로마는 피사로가 빠지지만 부치니치, 보리엘로, 데로시가 모두 뛸 수 있으며 세르지우 골키퍼도 복귀를 해서 로본트 골키퍼가 있을 때보다 수비에 안정감을 주고 있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로마 더비가 될 것이며, 홈어드밴티지가 없다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이 경기는 라치오의 먼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라치오의 짧은 미래에 대한 전망은 회피하겠습니다. 그러나 라치오가 스쿠테토를 차지한다는 옵션에 배당률이 주어졌다면 절대 베팅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라치오가 우승하지 못한다는 옵션이 있다면 한 번 걸어 보고 있습니다.
팔레로모와의 경기에서 운 좋게 승리를 챙긴 라치오는 조만간 조직력의 문제가 나타날 것입니다. 수비수들이 경고 2,3 장씩을 받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었던 멤버를 가동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핵심선수 중 1-2명이 부상을 당한다면 스쿼드뎁쓰가 탄탄하지 못한 라치오는 한계를 드러내고 말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라치오는 지난 시즌 바리에게 비기지도 못하며 제 2000만원짜리 적중샷을 순간 날려버린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올시즌에도 우디네세와 함께 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있습니다. 라치오와 우디네세가 무너지는 시점이 현재의 슬럼프를 극복하는 시점이 아닐지 하는 생각까지도 들 정도입니다.
로마 더비에 대해서는 조만간 다시 한 번 글을 남기겠습니다. 최근 슬럼프가 너무 크게 지속되고 있지만 (5라운드 올킬 이후, 6라운드 그럭저럭 한 후, 7,8,9 라운드는 정말 최악입니다) 현재의 분석방법이나 베팅스타일을 바꾸지는 않겠습니다. 바꾸면 바꾸는 순간, 제 패턴에 의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고 베팅회사들은 같은 방식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게 배당을 설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11월의 첫날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네요. 슬럼프 탈출을 위해 블로그 등 일체의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분석에 집중했는데 결과가 처참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에 더 얻은 것이 많았던 라운드였길 바라봅니다. 어쨌든 하루가 지났지만 기쁜 일만 가득하신 11월 되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구요, 아래 손가락 클릭은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