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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클럽월드컵 4강전에서 1-2 로 아쉽게 석패하다.

 

오늘 새벽 아시아챔피언 포항과 남미챔피언 에스투디안테스가 클럽월드컵 4강전을 치렀습니다. 에스투디안테스는 지난해 남미클럽 챔피언으로 킥의 대명사 베론, 마우로 보셀리, 다미엔 베니테즈 등이 소속해 있는 강팀입니다. 비록 1-2 로 석패하긴 했지만 8 : 11 의 수적 열세 속에서도 세계 정상급의 클럽팀을 상대로 최선을 다한 포항스틸러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오늘 포항의 히어로는 브라질 출신의 단신 공격수 데닐손입니다. 데닐손은 오늘 한 골을 성공시키며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더니, 골기퍼가 퇴장당한 가운데 골기퍼 역할을 맡아 슈퍼세이브를 보여주는 등 가히 원맨쇼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퇴장 3장을 선사한 로베르토 로세티

 

 

 출처 : wordpress

 

오늘 경기의 중요한 변수는 누가 뭐라고 해도 포항스틸러스의 3명의 퇴장이었습니다. (황재원, 김재성, 신화용) 골기퍼가 퇴장당하고 공격수가 골기퍼 역할을 맡게 되는 신기한 장면도 연출되었습니다.

이 경기의 주심은 이탈리아 세리에A 에서 주로 활약하고 있는 로베르토 로세티였습니다. 무려 3장의 레드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심판이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세리에A 축구팬들은 입을 모아 로세티라면 가능해라고 얘기합니다. 엄한 판정을 내리기로 유명한 로세티 주심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로세티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있는 심판 중 한 명입니다. 대부분의 빅경기를 맡는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경기에는 꼭 이름을 올리는 심판입니다. 그는 주관이 매우 뚜렷하며, 자신의 판단에 양보란 없습니다. 항의하는 선수에게 도리어 경고를 주기도 하고, 퇴장으로 인한 특정팀의 전력 약화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선수가 잘못 했다면 인정사정없이 카드를 꺼내어 경기 흐름을 뒤바꿔 버리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국내리그인 세리에A에서 통산 75게임을 맡아서 357개의 옐로우카드와 25개의 레드카드를 꺼냈습니다. 경기당 4.76개의 옐로우카드와 0.33개의 레드카드입니다. 다른 주심에 비해 특별히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수치이지만, 경기 결과를 뒤바꾼 옐로우카드와 레드카드가 많았기 때문에 축구팬들의 인상에 강하게 남는 주심입니다.

 

한쪽 팀에 극도록 유리한 판정을 하기도 하며, 자신의 주관대로 경기를 진행합니다. 안 좋게 말하면 매몰찬 심판이지만, 좋게 말하면 가장 소신이 강한 심판 중에 한 명입니다.

 

로세티 주심이 경기를 맡은 후에는 언론에서 말이 많습니다. “심판 때문에 경기결과가 뒤바뀌었다는 시각으로 많이들 바라봅니다. 오늘 1-2 로 석패한 포항의 입장이 아니었으면 퇴장이 아니었으면 충분히 해 볼만한 경기였기 때문에 로세티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로세티는 다음과 같은 빅경기들을 맡았고, 패한 팀에게는 다소 억울한 판정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 월드컵 플레이오프 - 보스니아 0 : 1 포르투갈

 

이 경기 메이렐레스의 골로 포르투갈이 앞서 나갔으나, 보스니아의 공격이 매서웠던 경기였습니다. 77분에 살리호비치가 퇴장당한 것은 좋은 보스니아의 흐름을 끊어 버렸습니다.

 

☞ 세리에A 1라운드 팔레르모 2 : 1 나폴리  (이 경기에 대한 관전평은 http://cherishh.com/entry/review-3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나폴리가 전반적으로 유리한 경기를 펼쳤지만, 팔레르모 공격수 카바니가 상대 수비수를 밀치고 넣은 슛이 인정되면서 팔레르모 사이드로 판정이 이루어진 경기입니다.

 

바로 이 장면이었는데요.


 

이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저로서는 개인적으로 나폴리의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세리에A 심판에 대해서까지 공부하기 시작한 계기이기도 합니다.

 

☞ 세리에A 8라운드 - AC밀란 2 : 1 AS로마 (이 경기에 대한 관전평은 http://cherishh.com/entry/review-16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날 로세티 주심의 판정은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레블루리카 평점 4.5 의 그 날, 저는 로세티가 세리에A 최고의 심판인지에 대해 의심했습니다. 비록 한 명 퇴장당한 쪽은 밀란이었지만, 로마 입장에서는 아쉬운 상황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로마는 이렇게 말했다죠 왜 우리는 페널티킥 안 주고 밀란은 페널티킥 주는거야?”

 

☞ 세리에A 14라운드 제노아 3 : 0 삼프도리아 (이 경기에 대한 관전평은 http://cherishh.com/entry/review-25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격렬한 것으로 예상되었던 제노아 더비는 로세티 심판의 판정에 의해 원사이드에 의해 흘러갔습니다. 페널티킥 2개가 제노아에게 주어지고 레드카드 2장이 삼프도리아에게 주어진 이 경기 역시 판정은 하나의 변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소신대로 판정했을 뿐이라고 특정팀에게 우세한 판정을 하지 않았다고 한결같이 얘기합니다. 판정 또한 경기의 일부이고, 이번 티에리앙리의 핸드볼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오심이 있더라도 심판의 권한 앞에서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는 것이 요즘 축구계의 현실입니다.

 

이번 경기를 통해 K리그에서 배워야 할 점

 

국내 축구팬들이 보기에 로세티가 꺼낸 3장의 레드카드, 특히 골기퍼의 퇴장은 다소 부적절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항 선수들의 플레이는 경기 내내 거칠었고, 이를 컨트롤해 낼 수 있는 주심의 역할이 필요했습니다. 황재원과 김재성의 퇴장은 경고 누적에 의한 것이었고, 충분히 주의를 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오늘 3명의 퇴장은 역사적으로 기억되겠지만, 국내 리그에 하나의 교훈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용인되는 플레이가 세계적으로는 용인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지요. 거친 플레이에도 특별한 제재를 가하지 않은 심판진의 느슨한 경기운영에 대해 되돌아 볼 계기가 됨은 물론, 선수들 개개인이 플레이를 할 때 이 날의 경험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로세티 심판의 판정이 잘못되었다, 가혹했다고 하는 시각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로세티 심판은 판정으로 수많은 경기결과를 바꾸고 비난을 받으면서도, 이탈리아 최고의 심판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심판은 경기를 조율할 수 있어야 하며, 로세티 심판은 너무 자기 주관이 강하지만, 경기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고 있는 심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경기결과는 아쉽지만, 오늘의 일을 소중한 경험으로 삼아 포항스틸러스, 더 나아가 우리 K리그의 선수들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좋은 의견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추후 포스팅시 참조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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