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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가 못한 것이 아니다.


많은 축구팬들은 바르샤가 이 경기에서 못헀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인테르가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지키기 후 역습을 시도했던 무리뉴 감독의 공격 축구로의 전술 변화는 이 경기의 승패를 가른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무리뉴는 메시와 사비를 꽁꽁 묶으면서 바르샤의 공격 패턴에 맞대응하는 4-3-3 의 맞불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예선전에서 바르샤를 상대로 소극적인 축구를 하며 다른 팀을 상대로 승점을 쌓으며 16강 진출을 목표로 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전술이었습니다.

 

바르샤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점유율을 높여가며 상대를 압도하려는 축구를 구사하려고 했지만, 인테르의 수비라인은 바르샤가 그동안 상대해 온 팀들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루시우는 몇 번의 위기를 스스로 해결해내었으며, 훌리오 세르지우 역시 몇차례의 선방으로 팀의 승리를 지켰습니다. 주장 사비에르 자네티는 침착한 대인마크를 선보이며 바르샤의 공간 침투를 매우 힘들게 했습니다. 측면에서 판데프는 알베스와 경합하여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주었으며, 에투는 자존심 회복이라는 동기부여를 안고 더욱 열심히 뛰었습니다.

 

강한 수비력을 지닌 인테르는 바르샤에게는 커다란 짐이었습니다. 아스날전에서 상대진영을 휘저으며 4골을 넣은 리오넬메시는 인테르의 샌드위치마크에 철저히 농락당했으며, (메시가 부진한 것일까요? 인테르의 수비가 좋았던 것일까요?)

 

 

1 2일의 이동거리, 큰 영향이 있었을까?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인한 화산재는 유럽의 항공기들을 결항시켰습니다. 바르셀로나는 구단버스로 12일동안 밀라노로 떠났으며 이로 인한 피로 때문에 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마치 바르샤가 진 것은 그것 때문이라는 축구팬들도 계십니다.

 

12일간의 이동거리가 경기력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었을까요?

 

물론,  1 2일의 이동거리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15분 정도 발로텔리가 전혀 뛰지 않고 있을 때 (그때 인테르는 사실상 10명이 뛰었습니다) 바르샤가 공격적으로 몰아붙인 것을 보면 체력적인 문제가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리에A 당국에서 인터밀란과 유벤투스의 경기를 우리시각 토요일 새벽에 치르게 하면서 하루의 휴식을 더 준 것이 인테르 선수들에게 충분한 체력 보강이 되었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경기력을 펼칠 수 있었다는 쪽으로 제 의견을 전개하고 싶네요.


브라질+아르헨티나 연합팀 인터밀란

 

인터밀란의 스타팅멤버 중 절반 이상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이었습니다. 에투, 스네이더, 판데프를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소속이었습니다. 정말 연합팀, 그것도 대단한 선수들로만 묶인 그 조합은 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르헨티나 : 밀리토, 자네티, 사무엘, 캄비아소

 

디에고 밀리토는 초반 두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면서 블랙홀이 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두 개의 어시스트를 통해 동점과 역전을 이끌어냈고, 실제로 쐐기를 받는 3번째 골을 성공시키면서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자네티는 주장으로서 90분 내내 묵직한 모습을 보였으며, 사무엘과 캄비아소도 제 포지션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 냈습니다. 캄비아소는 메시와 사비를 적절히 마크하면서 보이지 않는 공헌을 했습니다.

 

브라질 : 마이콘, 루시우, 세자르, 모타

 

마이콘의 컨디션이 좋은 날은 인테르는 공격수가 한 명이 더 늘어난 느낌을 줍니다. 수비수가 최전방까지 오버래핑하여 기회를 만들어가고, 기회가 찾아오면 득점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피지컬 능력에 스피드, 그리고 개인기까지 갖춘 마이콘의 전방 침투는 바르샤 수비라인이 한 명의 공격수를 더 상대해야 하는 부담감이었습니다. 메시와 충돌하면서 치아가 부러졌다는 마이콘의 빠른 회복을 바랍니다. 루시우는 엄청난 피지컬을 자랑하며 가끔의 오버래핑에서의 정확도를 유지헀습니다. 또한 결정적인 슛팅을 몇차례나 직접 막아내는 등 오늘 수비의 최고의 공신이었습니다. 그리고, 골기퍼 세자르는 메시의 왼발 중거리슛을 직접 막아냈고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습니다. 티아고모타는 사비-메시로 연결되는 라인을 봉쇄하는 주축 역할을 해 냈습니다.

 

선취골은 바르샤가..

 

인테르를 상대로 점유율을 높이는 패싱 게임을 진행하던 바르샤는 맥스웰의 좌측 측면 돌파에 이은 페드로의 골로 1:0 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순간적으로 인테르의 압박이 무너져내리는 순간이었는데, 그 이후 그러한 압박은 볼 수 없었습니다.

 

메시, 즐라탄, 사비 등 주요 공격루트는 제대로 봉쇄하였으나 예상하지 못한 맥스웰의 오버래핑을 방치하고 페드로에게 골을 허용하는 장면은 인테르가 2차전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테르의 압박이 시작되다.


인테르는 21분 루시우의 헤딩슛을 시작으로, 밀리토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등 지속적인 공격을 펼쳤습니다. 반격에 나선 인테르는 압박을 시도함과 동시에 공격찬스를 만들려는 시도를 했던 것입니다. 에투가 우측에서 밀리토에게 연결해준 것을 밀리토가 기가 막힌 패스로 스네이더에 연결하며 동점골을 뽑아냅니다. 이후에도 인테르의 압박축구는 계속되고 바르샤는 많은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전반이 끝났을 때 점유율은 바르샤가 65% 로 우세했으나 인테르가 슛팅과 유효슛팅에서는 앞선 모습이었습니다.

 

역전, 그리고 쐐기

 



인테르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바르샤의 중원을 판데프가 완전히 뚫어냅니다. 그리고 밀리토에게 연결해준 것을 밀리토가 정확한 패스로 마이콘에게 연결하며 바르샤의 최종선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 마이콘은 언제 그 자리에 있었냐는 듯 예상못한 공격루트였습니다. 10여분후 다시 한 번 바르샤의 패싱미스를 바로 상대진영에서 스네이더와 밀리토가 합작으로 쐐기골을 성공시킵니다. 3:1 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속적인 바르샤의 공격, 발로텔리의 무기력함

 

마이콘은 메시와 부딪혀 부상을 당하고 키부로 교체됩니다. 또 판데프 대신에 발로텔리가 들어가는데 관중의 야유 때문인지 교체출전에 대한 불만 때문인지 발로텔리는 무성의한 플레이를 보입니다. 그로 인해 사실상 인테르는 10명이 뛰는 기분. 상대의 좌측(우측)에서 가만히 정지해 있고 공이 오면 발로 뻥뻥 차는 데 불과한 발로텔리의 무성의한 플레이는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로 인해 바르셀로나의 좌측에서 기회가 많이 만들어졌고, 추격골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을 여러 번 맞이했습니다.

 

발로텔리가 화가 났던 것은 인종차별과 관련한 관중의 야유 때문이라는데, 어린 그가 받은 상처와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팬 입장에서는 너무 답답한 플레이, 정말 발로텔리 때문에 3-1 로 끝날 수 있는 경기가 3-2 3-3 이 될 뻔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리 보는 2차전 (바르샤의 홈 누캄프)


 

인테르는 홈에서 3-1 로 이겼기 때문에 2실점 이상만 하지 않으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고, 바르샤는 원정에서 득점을 했기 때문에 2-0 스코어만 만들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바르샤는 공격축구를 펼쳐야 하며, 인테르는 후반 막판에 보여주었던 강력한 수비축구를 펼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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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전 바르샤의 압박 축구에 맞 압박으로 대응헀던 인테르가 2차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전술을 사용할 무리뉴가 알고 있겠지만, 누캄프에서 무리하게 공격을 펼치기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며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입니다. 오버래핑에 능한 선수들이 있고, 바르샤의 푸욜이 결장하는 점을 적극 활용해 역습을 노린다면 인테르가 오히려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경기이기도 합니다.

 

펩 감독은 단순한 전술을 조금은 지양하고, 새로운 전술로 상대가 예측못한 플레이를 전개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바르샤 선수들의 개개인의 개인기는 누구나 알 듯 우수하고, 예상못한 전술로 승부할 경우 인테르의 조직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리뉴는 1차전에서 재미를 본 메시와 사비를 틀어막는 전술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홈에서 야유를 받는 발로텔리를 누캄프 원정에 투입시킬지의 여부도 주목됩니다. 알베스와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 준 왼발의 판데프가 투입될지, 아니면 발로텔리가 히든카드(?)로 투입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두 팀 모두 리그 우승을 다투고 있는만큼, 1차전 3-1 로 이긴 인테르가 다소 여유있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여기며, 인테르의 결승 진출을 기원합니다 ^^

 

이제 리그 분석을 다시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개별자료정리는 끝났지만, 파워랭킹부터 차근차근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프로토 33회차 및 세리에A 35라운드, 프리메라리가 34라운드와 관련하여 좋은 의견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라며, 이번회차 꼭 승리로 가져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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