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A 16R] 아탈란타 1 : 1 인터밀란 - 투혼의 베르가모 전사들
언론의 강팀 위주 바라보기에 대한 반기를 들며…
어제 아탈란타BC는 홈에서 인터밀란은 1:1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17위팀이 1위팀을 상대로 거둔 무승부이기에 더욱 값진 무승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수많은 언론들은 이 경기의 결과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인터밀란, 승리하지 못해…” / “인터밀란, 원정에서 이기지 못하다” / “무리뉴, 실망스러운 경기 펼쳐…” 등등…
대중성, 그리고 인지도를 겨냥한 ‘제목 만들기’ 입니다.
아탈란타의 핀투가 돌아온 내용이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심정, 아탈란타 죽음의 일정 등에 대한 얘기를 하는 언론은 하나도 없습니다.
제목 만들기에 능하지 않은 저로서는 제목을 잘 지어내어 자기 글을 읽게 하는 기자들을 보면 가끔 참 부럽다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한쪽팀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다면 다른팀의 입장에서 바라볼 여유를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분명 시각차이인데, 아탈란타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아탈란타가 승리하지 못한 것입니다. 상대가 선두 인터밀란이었고, 지난 시즌 인터밀란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각을 바꿔 생각해 보면, 1명(스네이더)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아탈란타가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한 경기였던 것입니다.
체리쉬닷컴은 해외축구를 강팀 위주로 전하는 국내 매스컴들의 약점을 보완해 보고자 합니다. 인터밀란의 시각에서 이 경기를 볼 수 있는 매체는 많아도 아탈란타의 입장에서 이 경기결과를 점검해 보는 글을 찾기는 어려울테니까요.
그럼 아탈란타의 입장에서 이 경기를 바라 봅니다!
아탈란타의 탄탄한 허리 : 후안 페레이라 핀투의 복귀
아탈란타는 골 감각이 좋았던 티리보키 대신에 젊은 아쿠아프레스카를 원톱으로 선발 출장시켰는데, 포백을 유지하면서 4-5-1 (공격적으로 나설 때는 4-1-4-1, 수비적으로 나설 때는 4-4-1-1) 포메이션으로 강팀 인터밀란에 대비하여 허리를 강화했습니다.
허리에는 중앙 구아렌테와 파도인이,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데 산치스가 투입되었는데 허리에서의 움직임은 인테르가 경기를 쉽게 풀어가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파도인과 구아렌테는 수비 가담을 해 주며 취약한 아탈란타의 수비를 충분히 보강해 주었지요.
아탈란타의 대부분 기회는 우측 핀투와 좌측 세라볼로로부터 시작되는 측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아쿠아프레스카가 헛발질 등 아직 몸이 완성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슛팅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좌우 측면에서 핀투와 세라볼로의 활약은 눈부셨습니다.
오랜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하다가 A매치 휴식기 이후부터 복귀한 후안 페레이라 핀투는 지난 시즌 아탈란타의 오른쪽을 책임졌는데,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선발로 출전하지는 못했습니다.
오늘 선발로 출전하여 60분을 뛴 핀투, 그가 돌아 온 이후 아탈란타가 효과적으로 공격을 할 수 있는 루트가 생겼다는 점에서 AS로마-피오렌티나-인터밀란으로 이어졌던 최악의 대진 이후 아탈란타가 승점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발데스가 경고누적으로 결장을 했는데 발데스까지 돌아온다면 아탈란타가 갖출 수 있는 최상의 미들라인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니의 결장, 아탈란타의 공격라인
아탈란타는 부상을 안고 있는 도니를 소집명단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실제로 도니가 아탈란타의 경기에 공헌한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도니의 결장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터밀란과의 올초 열렸던 0809시즌 홈 경기에서 3-1 로 승리했을 때 두 골을 넣은 도니가 빠진 것은 상대팀 인터밀란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존재 한 명이 빠진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는 편안한 심리 상태를 지닐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쿠아프레스카 원톱에서 추후 0:1 상황의 타개를 위해 티리보키를 투입했고 81분 티리보키의 골결정력을 통해 동점골을 만들어 냈습니다. 노장 시모네 티리보키는 올시즌 5골을 넣고 있는데, 이는 아탈란타의 최다득점입니다. 비록 느린 스피드에 답답한 플레이를 많이 연출하기도 하지만, 골 결정력만큼은 좋은 모습으로 상대팀에게는 꽤 위협적인 공격수입니다.
인터밀란 디에고밀리토, 에투, 마이콘 등의 개인기 돋보여.
인터밀란은 허리 싸움에서 아탈란타의 압박에 막혀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른쪽엑서 오버래핑을 위협적으로 시도하는 마이콘은 몇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제공하였고, 에투와 발로텔리는 볼에 대한 강한 집중력을 보이면서 아탈란타의 수비라인을 위협했습니다. 선취골을 넣은 밀리토 또한 수비수들이 엉거주춤한 상황을 놓치지 않고 정확한 슛으로 골대 안으로 차 넣어 선취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실질적으로 루빈카잔과의 챔피언스리그 6차전에 비해서 인터밀란의 조직력은 많이 뒤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개개인의 개인기가 좋다 보니, 개인기로만 찬스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한준희 해설위원이 예전에 TV중계에서 하셨던 “박빙의 승부에서는 선수들의 개인기가 유리한 팀이 승기를 가져갈 확률이 높다” 는 말이 실감 났습니다.
선취골, 수비 불안으로 내 주다.
선취골은 왼쪽 사이드에서 스네이더의 센터링이 밀리토에게 연결되는 순간 아탈란타의 수비 불안으로 인해 만들어 졌습니다. 경기전 불안요소로 지적받던 비안코와 만프레디니의 중앙수비라인은 밀리토 한 명을 두고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골 찬스를 내 주고 말았는데, 허리에서 수비 가담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인터밀란의 공격을 차단하지 못했다면 충분히 추가실점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동점골, 시모네 티리보키!
교체 출전한 티리보키가 오른쪽 코너에서 시작된 카세르타의 크로스를 침착하게 트래핑하고 차 넣었습니다. 인테르의 수비가 좀처럼 뚫리지 않은 상황에서 만들어진 골로 연패중인 아탈란타에게는 천금 같은 동점골이 되었습니다.
홈어드밴티지의 수혜를 받기도!
아탈란타는 심판 판정의 수혜를 입기도 헀습니다. 스네이더가 퇴장을 당한 부분이나 프리킥 등이 만들어지는 부분에서 홈팀 아탈란타에 유리한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비록 결정적 상황에서의 어드밴티지는 없었지만, 경기 흐름을 끊어준다거나 ‘파울’을 부는 기준에 있어서 아탈란타에게 유리하게 판정이 이루어졌다는 점은 아탈란타로서도 인정할 것입니다.
선두를 지킨 인터밀란, 그리고 강등권 존에 진입한 아탈란타
인터밀란은 승점 36점을 기록, 라이벌 유벤투스와 AC밀란이 모두 패하면서 2위와 승점 5점차로 스쿠테토를 향한 순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탈란타는 리보르노가 원정 승리를 거두는 바람에 18위로 쳐졌고, 홈 2연승을 기록한 시에나와도 승점 단 1점차로 위기입니다.
아탈란타의 죽음의 일정이 끝났고 볼로냐-나폴리-팔레르모-라치오-제노아-삼프도리아-바리 등 괜찮은 일정 속에서 승점을 쌓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좋은 의견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추후 포스팅시 참조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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