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의 두마리토끼잡기, 경남 부진의 원인.
경남FC가 조광래 감독이 국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후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남은 어제 대구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 주는 등 졸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경남의 선두 경쟁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제주, 성남, 서울, 전북이 모두 승리를 거둔 반면, 제주만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조광래 감독의 두마리토끼잡기는 애초부터 무리였던 것일까요?
대구가 이길 수도 있었다.
(출처 : K리그 홈페이지 기록실)
FA컵에서 전남에게 4-7 로 대패한 이후, 다시 가진 경기에서 윤빛가람, 이용래, 안상현 등의 미들라인을 그대로 유지하고도 15위 대구에게 초반 밀리는 경기를 펼쳤다는 것은 ‘경남의 폼’이 확실히 뒤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반 초반 김영우가 1:1 찬스를 놓치면서 선제골을 넣지 못하면서 게임의 흐름을 대구가 잡았습니다. 온병훈의 슛팅이 골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등 골운이 없었던 대구는 장남석, 조형익을 앞세워 지속적은 공격게임을 펼치다가 후반 9분 조형익의 크로스를 김동석이 차 넣어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대구는 선제골 이후 양승원을 투입하면서 수비적으로 임했고, 경남은 부진했던 까밀로 등을 뺴고마르징요를 투입하여 반전을 노리고자 했습니다. 결국 경남은 지속적인 공격 끝에 이용래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패배를 변했습니다.
대구의 이 날 무승부는 2006년부터 이어져 온 대 경남전 연패를 끊었다는 데 더 의미가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의 국대 선임이 경남의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까?
조광래 감독의 국대 선임이 경남의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냐는 의문에는 당연하다고 대답하는 게 정석일 듯 합니다.
감독이 국가대표를 맡게 된 것은 “감독이 떠날지도 모른다” 는 암시를 선수들에게 하게 됩니다. 겸임에 대한 결정이 내려져야겠지만, 일시적인 겸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생각하면 그 집중력은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보통 심리적인 요소는 승부에 크게 작용하는 변수 중 하나입니다. 감독이라는 팀의 구심점의 역할에 변화가 왔다는 것은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의 생각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총체는 될 수 없지만, 알게 모르게 나타나는 심리적인 동요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스스로 감독으로 선정된 이후 팀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터뷰에서 인정냈습니다.
이는 조광래 감독의 인터뷰를 요약해봤습니다.
“국대 감독 선임 후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김영만 대표이사와 얘기해서 가급적이면 새 감독을 부르는 것보다 기존 코칭스태프 체제로 가는 것이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 좋다고 판단했다”
과거는 잊으라며 선수들에게는 독려하면서 평소대로 해 달라고 주문했다는 조광래 감독이지만, 지난 경기와 기억을 쉽게 잊을 수 없는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겸임이라는 것은 많은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국대 선수를 어떻게 선발하느냐(경남 소속팀 선발 여부)에 따른 비판, 그리고 성적 부진시 겸임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겸임은 오히려 팀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 뿐입니다. 확정이 된 것이 그렇지 않아서 더 어수선해지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빠른 시간내에 팀 내부에서 해결해서 새로운 감독 또는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경남의 다른 문제는?
경남은 지속적으로 경기를 치러왔고, 그것은 체력적인 약점으로 드러났습니다. 후반 막판 동점골을 넣은 것은 대단했지만 대구의 골결정력이 조금만 높았어도 전남에게 그랬던 것처럼 대패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경남은 다양하게 공격라인을 바꾸는 데는 성공하고 있지만,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의 스쿼드뎁쓰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꾸준히 선수들이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이는 체력적인 문제로 이어지며, 경기력에도 큰 지장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오랜기간 경남의 시작과 함께 해 온 선수들보다는 마르징요, 까밀로 등 용병 선수들이 잘 해 주어야 하는데 이들이 부진한 것도 경남 부진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마르징요, 까밀로, 루시우 등 용병들이 호흡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경남의 현실 속에 어수선한 팀 분위기, 정말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포스코컵 4강전, 조광래 감독 작품 만들 수 있을까?
경남은 며칠후 전북과 K리그 포스코컵 4강전을 전북과 치릅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열리는 전북과의 4강전에서 꼭 승리하고자 하며, 조광래 감독은 마지막 유산(?)을 남기고자 합니다.
FA컵에서 탈락했고, 리그에서 어수선한 분위기나 얕은 스쿼드뎁쓰로 상위권팀에 비해 불리한 게임을 해야 하는 경남은 리그를 6강 토너먼트 진입에 초점을 맞춘 채 포스코컵이라도 거머쥐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상대팀 전북은 최근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4위 강원에게 초반 2골을 내 주었지만, 결국 3-2 로 승리했을 정도로 집중력도 훌륭한 팀입니다.
중앙미드필더 싸움에서는 윤빛가람, 안상현, 이용래 등을 앞세운 경남이 다소 우위를 보이지만, 공격라인을 이끄는 호흡은 전북(로브렉-에닝요-이동국 등)이 경남보다 더 나은 모습입니다.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지금껏 보여 온 경남이 최강 공격진 전북을 맞이하는 것은 축구팬으로서도 흥미로운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8월 11일에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조광래 감독이 포스코컵 결승 진출이라는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한 번 주목해 봐야겠습니다.
프로토 59회차는 전남까지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승리하지 못한 회차로 끝났습니다. 2골을 먼저 넣고 2골을 허용한 전남의 수비력에 무한한 박수(?)를 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