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토 58회차] K리그 FA컵 (16강), 한 눈에 보는 동기부여의 비밀
FA컵의 의미와 중요성 - K리그의 특별함
7월 21일 K리그 FA컵 16강전이 열립니다. 실업팀 3팀(강릉시청, 수원시청, 대전한국수자력)과 강원과 대구를 제외한 프로팀 13팀이 16강에 진출했습니다.
FA컵 역시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가 그 원조입니다. FA컵의 특징이라면 축구협회에 등록된 모든 팀이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모든 팀들의 경쟁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하위팀이 상위팀을 꺾을 수 있는 ‘이변’ 을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FA컵 – 코파이탈리아, 스페인의 FA컵 – 코파델레이)
하지만, 각 팀들은 사실상 ‘리그’ 를 중시하기 마련이며, 특히 강팀이면 강팀일수록 FA컵에 대한 중요성을 낮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FA컵에서는 레알마드리드가 무명팀들에게 원정에서 패하면서 아예 추후 일정을 위해 (체력문제, 부상우려 등) 최근 2년간 포기해버리기도 했습니다.
Real Union - Real Madrid |
3:2 |
9.23 |
5.20 |
1.28 |
30.10.2008 |
Alcorcón - Real Madrid |
4:0 |
6.28 |
4.16 |
1.41 |
27.10.2009 |
(레알마드리드의 FA컵 초반 탈락 – 강팀은 과감히 FA컵을 버리고 다른 대회에 집중한다)
각국의 축구협회는 팀의 동기부여를 위해 유럽에서는 우승팀에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주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티켓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강팀들은 선택과 집중을 위한 포지셔닝을 FA컵에서 취하고 있으며, 리그나 챔스를 위해 과감히 포기하는 모습입니다. 리그에서 어차피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팀이라면 FA컵에 최선을 다할 이유가 없긴 합니다.
하지만, K리그의 경우 FA컵우승팀에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주고 있습니다. 유럽과 조금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않은 팀들, 그리고 리그 상위권 입성이 힘든 팀들은 FA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할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포스코컵의 경우 프로팀만이 출전하여 ‘기업의 홍보’ 등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의미’ 를 지니는 반면 (상금도 1억원), 하나은행FA컵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티켓이 걸려 있고, 상금도 2억원입니다.
그동안 FA컵 챔피언은? – 리그와의 상관관계를 살펴라!
(출처 : KFA 홈페이지)
FA컵은 리그 순위와는 전혀 별개로 움직이며, 실제로 몇몇 팀들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및 리그에 집중하기 위해 FA컵에서 이변을 내며 패하기도 합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수원’의 경우 리그에서는 부진한 10위였으며, 2006년과 2007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전남’도 2007년 리그 10위, 2006년에는 전기5위,후기7위로 역시 부진했습니다. 2008년 우승팀 포항은 파리아스 감독의 특성상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한 것이 우승이라는 결과로 나타났지만, 준우승팀 경남과 3위팀 대구는 리그에서 각각 8위와 11위였습니다.
그만큼 FA컵은 강팀들보다는 중위권 혹은 하위권 팀들이 선전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으며, FA컵에서라도 성과를 내고 싶은 팀들의 화려한 전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 FA컵 16강 대진표 + 동기부여를 중시한 경기프리뷰
전북 현대 vs 강릉시청7
대전 시티즌 vs 성남 일화
제주 유나이티드 vs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 vs FC서울
수원 삼성 vs 수원시청
경남FC vs 전남 드래곤즈
광주 상무 vs 포항 스틸러스
인천 유나이티드 vs 대전 한국수력원자력
세 팀이 실업팀인 가운데, 대진상으로는 이변이 없는 한 전북, 수원, 인천이 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각 팀들이 어떤 포지션을 취할지는 조금 더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세 프로팀 모두 홈 경기이기 때문에 실업팀에게 홈에서 패하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기는 합니다. (자존심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북과 수원의 경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뿐만 아니라 리그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므로 ‘동기부여’ 가 하나의 변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5경기는 프로팀끼리의 대결이며, 이 경기들은 프로토 대상경기이기도 합니다. 각 팀이 포스코컵에서 보여 준 행보는 참고자료는 될 수 있으나, 동기부여 자체가 다른 대회이기 때문에 동일하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우선, 작년의 성적을 봤습니다.
(2009시즌 FA컵 16강 결과)
고양 국민은행 0 - 4 포항 스틸러스 (고양 종합운동장)
제주 유나이티드 1(4PK3)1 광주 상무 (제주 월드컵경기장)
전남 드래곤즈 1 - 0 강원FC (광양 전용구장)
전북 현대 3 - 1 FC서울 (전주 월드컵경기장)
대전 시티즌 2 - 1 경희대 (대전 월드컵경기장)
성남 일화 1 - 0 중앙대 (성남 종합운동장)
경남FC 0(4PK5)0 대구FC (창원 종합운동장)
부산 아이파크 0 - 1 수원 삼성 (부산 아시아드)
작년 16강 경기의 경우 큰 이변 없이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실업팀이나 대학팀은 16강이 모두마지막 행선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올해는 어떨까요? 스포츠토토 및 해외도박사들이 제시한 배당판을 보지 않고 생각해 봅시다.
[1] 제주 vs 울산
흥미로운 매치업입니다. 제주는 리그에서 강원을 5-0 으로 꺾으며 전력이 과대평가되어보이고 있으며, 포스코컵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vs경남 원정)
반면, 울산은 포스코컵에서 전북의 2군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으며 (전술시험에 집중하며 승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 리그에서 성남을 상대로 열심히 뛰었지만 골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심판 판정 또한 불리하게 작용하였습니다. 결국 성남에게 0-1 로 패하면서 선두 자리를 제주에게 내 줘 버린 울산입니다.
울산이 FA컵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입니다. 포스코컵처럼 리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인가, 아니면 제주를 상대로 리그에서 선두를 뺏긴 한풀이를 할 것인지 말이지요.
제주는 리그에서 1위로 올라섰는데, 비록 8강에서도 탈락했지만, 포스코컵에서도 최선을 다한만큼 FA컵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일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그에서는 22득점 9실점의 안정된 모습을 보인반면, 포스코컵에서는 7득점 7실점으로 썩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리그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 경기는 울산이 어떻게 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패스가 정답입니다.
[2] 경남 vs 전남
경남은 제주와 승부차기 끝에 포스코컵 4강에 진출했으며, 심판의 도움으로 리그에서 광주를 상대로 1승을 챙겼습니다. 반면, 전남은 수비 위주로 나서면서 서울에게 리그에서 0-1 로 패하면서 3승3무7패로 하위권으로 쳐 지고 말았습니다.
전남에게는 FA컵이 좋은 기회입니다. 지동원, 슈바, 인디오, 김명중 등의 강한 공격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전남이 리그에서 부진한 것은 수비에서 공백을 드러낸 부분이 큰데, 후반기 강한 공격력으로 승부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남의 경기력은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만족스럽지 못했으며, 광주를 상대로도 무기력한 경기 끝에 심판의 도움으로 승리했습니다. 조광래 감독의 국대 감독 선임이 사실상 확정되었다고 하는데, 이것 또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경남은 매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 리그에서 10위를 기록하며 6강 토너먼트와 10점(3승1무 혹은 2승4무)에 해당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전남은 FA컵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까밀로와 마르징요라는 용병을 영입했으나 손발을 아직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경남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입니다.
경남은 3경기 연속 홈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그래도 경기를 치른 것과 치르지 않는 것의 차이는 큽니다. 체력적인 우세 또한 전남이 지니는 것입니다.
이 경기 전남의 우세를 예상합니다.
[3] 부산 vs 서울
부산의 최근 공격력은 거의 활화산 수준입니다. 최근 6경기 15득점을 넣고 있으며, 용병 펠리피는 부산이 원하던 선수였던 것 같습니다. 부산은 좋은 행보를 지속하며 승점 21점을 확보, 7위에 올라 있어 리그에서의 좋은 행보도 기대하게 합니다.
서울은 압도적이지는 못했지만 수비 중심적인 전남을 상대로 1-0 으로 신승을 거두면서 리그에서 승점 24점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기본적으로 안정된 수비를 보이고 있는 서울입니다. 아챔 진출에 실패한 서울은 이제 포스코컵만이 남았기 때문에 FA컵에서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서울과는 달리 공격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더라도 수비에서는 꾸준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부산의 수비력은 문제삼을만 합니다. 대승을 할 때도 꼭 실점을 하는 모습은 부산이 공격으로 압도했지만, 수비는 견고하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이승현, 정성훈 등이 선발 출장하지 않은 가운데 박희도, 펠리피 등이 효과적인 공격라인을 구축하며 4-2로 포항에게 승리했던 부산은 이번 라운드 이승현, 정성훈을 투입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황선홍 감독의 로테이션 정책은 FA컵에도 무심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서울을 상대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자신감 또한 이 경기의 빼놓을 수 없는 변수입니다. 동기부여보다 전력에 의해 승부가 갈릴 이 경기는 예측불허입니다.
[4] 대전 vs 성남
대전은 고창현, 김다빈이 빠진 후 확실히 공격력이 무뎌진 느낌입니다.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0:4 로 대패한 것은 수비조직력 또한 그리 탄탄하지 않습니다. 대전은 현재 성적상 FA컵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일부 수정/추가합니다)
대전은 성남을 상대로 FA컵에서 1승1패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4강전에서 2001년 우승을 재현하고 싶었지만 패했죠. 대전과 성남은 같은 매치를 주말에 갖습니다. 리그 경기에 집중할 성남입니다. 실제 성남이 최근 압도적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성남이 FA컵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는 미지수입니다.
2008/09 시즌 우디네세와 레지나의 매치가 생각이 납니다. 참고하실 분은 이 글을 링크하세요.
[90회차] 당연하게 여겨지는 우디네세의 승리에 대하여. (4) 2008/11/15
[89회차] 우디네세 vs 레지나 (컵대회의 함정) (5) 2008/11/11
저는 이 경기 대전의 승/무 로 승부할 생각입니다. 아니면 패스가 낫습니다.
[5] 광주 vs 포항
포항은 총체적인 위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파리아스 감독이 물러난 이후, 한 번이 감독 경질을 겪기까지 했던 포항은 지난 부산 원정에서 2-4 로 패하면서 리그에서 승점 10점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의 면모는 온데 간데 없습니다. 모따, 이진호, 설기현, 유창현의 호흡은 전혀 맞지 않은 상태이며, 수비라인의 문제는 상당히 총체적인 문제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반면 광주는 경남에게 운이 없어서 패했을 뿐, 원정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정우가 없는 가운데서 놀라운 모습이었습니다.
포항은 광주를 상대로 최근 5경기 3승 2무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광주에게 상대적으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속 원정으로 인한 체력문제가 하나의 걱정꺼리입니다.
두 팀은 FA컵을 비슷하게, 중요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리그에서 부진한만큼 이 대회에 승부를 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광주는 FA컵 우승을 해도 ‘군인의 신분’ 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하나의 변수입니다.
프리메라리가의 AT마드리드는 애초부터 리그를 접고 컵대회들에 집중을 했습니다. 전력이 약한 것도 아니었지만, AT마드리드의 행보는 이해할 수가 없었죠. 그만큼 중요성을 다른 팀들과 달리 두며 리그에서 이변을 냈던 것입니다. 현재로선, 올시즌의 포항이 라리가의 AT마드리드를 보는 것만 같습니다.
포항의 리그 부진을 어떠한 시각으로 보아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부진 속에서도 아챔에서 상위 라운드에 진출해 있는 포항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노병준을 보내며 이진호를 받아 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광주의 홈에서 열리기에 찝찝하지만, 포항이 리그에서 기이한 행보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포항의 우세로 바라 봅니다. 단, 포항이 열심히 한다는 전제하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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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에 대한 각 팀의 입장은 각기 다릅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입장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섯불리 접근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동기부여 부분에 대해서는 노란색으로 옅게 체크를 해 봤습니다. 댓글로 다양한 생각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하지만, 정말 잘 생각해서 경기력과 동기부여가 명확하게 일치되는 시점에서는 좋은 픽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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