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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단판 승부에 배팅하는 자세

지난회차는 3무승부를 적중하여 기쁨을 맛봤습니다. 포항의 무승부를 제외하고는 패스 경기는 잘 피할 수 있었고, 분석대로 들어와주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 이번 경기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많이 물어 오십니다. 그럴 때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단 한가지, "단판" 승부이다, "이름값으로 판가름되지 않는다" 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단판 토너먼트에서 스페인이 미국에게 패한 것만 봐도, 단판 승부에서 '맞춤형 전략'의 중요성과, 단판 승부에서 승리하면 다음 라운드에 곧장 진출이라는, 이번 한 번 승부로 판가름난다는 분명한 동기부여는 어느 팀에나 있습니다. 다만, 리그-피스컵-FA컵-아시아챔피언스라는 많은 경우의 수 중 'FA컵'에 올인해야 하는 팀들은 그 절박함이 더 강할 것입니다.

한국의 FA컵은 세계 리그와 마찬가지로 상금이 주어지고, 또 우승팀에겐 지역 챔스 진출권이 주어집니다. 상금 규모도 2억이나 되서 리그 다음의 큰 대회입니다. 프로팀 뿐만 아니라 아마팀도 출전하였지만, 실력 때문인지 모두 프로팀이 8강에 올랐습니다.

각 팀이 FA컵에 대해서 어떠한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는지, 최근 3년간 과거의 FA컵 8강 결과를 정규시즌 최종 순위와 함께 한 번 살펴 보도록 합니다. (2008년도는 프로토 대상경기와 함께 들어왔네요)

[2008년]



* 2008년 8강 나머지 1경기 = 고양 국민은행 1(3PK2)1 전북 현대 (4위/6위)

[2007년 8강]

(10위) 전남 드래곤즈 0(4PK2)0 울산 현대 (4위)
(아마) 울산미포조선 0-2 포항 스틸러스 (1위)
(9위) 인천 유나이티드 2-1 FC 서울 (7위)
(11위) 제주 유나이티드 0(5PK4)0 부산 아이파크 (13위)

[2006년 8강] 

(4위) FC 서울 2-2(5PK6) 수원삼성 (2위)
(아마) 고양국민은행 1-1(5PK3) 경남 FC (12위)
(6위) 전남 드래곤즈 2-0 대구 FC (7위)
(9위) 인천 유나이티드 2-1 호남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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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역시 리그의 경기력대로 FA컵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될 것입니다. 또한, 상당히 연장이나 승부차기 승부가 많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8강만 놓고 보면 전체 경기의 50%가 전후반 90분간 승부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곧, 프로토로 따지면 4경기 중 2경기가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단판 승부의 특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작년 16강에서 수원이 광주와 무승부를 기록한 것을 비롯, 고양국민은행이 작년 4위팀(시즌 6위) 전북을 승부차키에서 이긴 것을 보면, 단판 승부에서는 얼마든지 이변이 발생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특히 우승에 덜 가까운 8강이라면 더욱 그러한 얘기가 됩니다.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FA컵 8강전 2경기에 대해 간략하게 분석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FA컵은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저배당'보다는 무승부 또는 고배당에 도전하거나 아니면 패스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날씨가 좋지 않기 때문에 날씨로 인한 이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II. 리그에 비해 FA컵을 기다려 온 팀들의 이야기

FA컵을 준비하고, 그 날만을 기다려 온 팀을 꼽으라면 어떤 팀들이 있을까요? 그 두 팀의 이야기를 펼쳐 봅니다.

1. 대구 vs 대전

대구와 대전의 지난 경기를 복기해 봅니다. 

대구는 울산 원정에서 1-3 으로 패했습니다. 컵대회를 대비한 전술 플레이 시험을 하는 모습이었고, 초반 두 골을 울산에게 허용하고 결국 컵대회 모드로 전술을 바꿨습니다. 다양한 시험을 하면서 1-3 으로 결국 패했고, 리그 최하위에서 1패를 더 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대구는 현재 'FA컵'에 승부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운 좋게도 홈에서 대전과 경기를 갖습니다. 대전이라면 해 볼만한 팀입니다. 그들은 후반기 계속 홈경기를 치르며 좋은 무드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정 경기력은 썩 좋지 않은 팀이었고, 상대전적에서도 대구가 더 앞서 있기 때문입니다. 

대전은 강원과의 경기에서 정말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두 골을 먼저 허용하고 동점을 만들어 낸 것은 대단한 일이었지만, 마지막 1승을 더 거두는데는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이 FA컵을 위해 대구가 준비한 하나의 과정이 있다면, 두 명의 브라질리언을 영입하였다는 점입니다. 그 이름은 레오와 바울인데, 바울은 지난 울산전에서 선보였으나, 비밀 병기 레오의 활약은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들과 국내 선수들의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을 것입니다.

대구는 울산과의 리그 경기를 겨우 버리다시피 했습니다. 리그에 집중하는 일은 FA컵 4강을 만들어놓고 해도 된다고 생각했겠지요. 현재 최하위의 대구는 FA컵으로 자존심 회복을 하려고 할 것입니다. 대전은 반면 6강에 최근 활약으로 크게 멀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강원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FA컵이 더 절실한 팀은 대전일까요, 대구일까요. 저는 대구의 편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비밀병기 레오와 지난 경기에서 컨디션 조절을 했던 바울이 대구 공격력을 업시켜줄 것은 분명합니다. 대전 역시 공격수 한 명을 영입하고 고창현이 좋은 페이스이긴 하지만, 원정 경기력에 대한 불확실성은 대구 원정이 무난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사실상 FA컵 하나만 남은 대구의 입장 속에서, FA컵 위주로 리그를 임했던 대구가 리그와 FA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했던 대전보다 더 강한 의지를 가지고 홈에서 경기한다는 점에서 이 경기 대구FC의 승리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2. 수원 vs 전남

이와 마찬가지로 수원과 전남의 입장을 살펴 봅니다. 수원은 지난 라운드 전북 원정에서 무승부를, 전남은 지난 라운드 제주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고 이렇게 맞붙게 되었습니다. 

수원의 경기력은 상승중이며, 백지훈과 송종국을 중심으로 한 미들라인이 활기를 띄고 있으며, 에두의 부진은 다소 완화되어가고 있는 편입니다. 전남 역시 후반기 연패를 기록하다가 비록 제주 원정에서 이기지 못하기는 했지만, 애슐리와 슈바를 풀타임으로 뛰게 하지 않은 것 등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었음에도, FA컵에 더 비중을 두는 경기 운영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FA컵과 리그에 올인하겠다"는 인터뷰를 했는데, 이러한 인터뷰는 토터들의 마음 속에 '수원이 이길 것이다'라는 인식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입니다. 전남이 작년 피스컵 준우승팀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렇게 무시할 팀이 아닌데도 아직까지 확실한 경기력 강화를 보여주지 못한 수원의 승리를 당연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 봅니다. 



이는 수원의 최근 5경기 결과인데, 피스컵을 포기했다고 쳐도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1-0 신승을 거두고, 경기력이 저하된 부산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둔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특징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도, 전북을 상대로 거둔 무승부가 마치 대단한 것처럼 과대포장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FA컵에 올인하겠다"가 언론플레이일 수도 있고, 그것이 아니라고 해도 수원만 FA컵에 올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전남이 애슐리와 슈바의 플레잉타임을 조절해가며 FA컵에 더 강렬한 의지를 보였다고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현재 전남의 경기력이 썩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전북에게 1-3, 포항에게 1-2 로 진 전남이지만, 상위권팀들 혹은 페이스가 좋은 팀들과의 경기였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강원을 FA컵에서 꺾고, 대전 홈에서 석패하고 제주 홈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전남의 경기력이 수원의 현 경기력에 비해 그렇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을 해 봅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수원보다 전남은 지난 주중 휴식을 취했고, 수원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스쿼드 운용은 휴식을 취한 것이기는 하지만, 전남이 토요일 경기를 한 반면, 수원이 일요일 경기를 한 점도 미세하게 체력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수원과 전남의 공통 문제점은 '득점력'입니다. 에두와 슈바가 부진한 양팀의 공격라인은 아직 열쇠를 찾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상대전적에서 수원이 4승 1무 1패로 앞서 있지만, 07년과 08년 수원과 현재의 수원은 다릅니다. 가장 비슷한 스쿼드로 임했던 올시즌에서는 수원 홈에서 전남이 승리했습니다. 

미들라인의 노장 송정현의 가세는 팀 자체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하지만, 이천수의 이적으로 어수선해 진 팀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끌어줄 수 있다는 기대가 됩니다. 하태균과 티아고, 그리고 에두의 공격라인에 기대를 하고 있는 수원이지만, 전남의 경기력이 우리가 생각하는만큼 나쁘지 않고, 전남에는 송정현이 복귀하였고, 애슐리와 슈바가 플레잉타임을 조절했다는 호재가 있습니다.

이 경기 수원의 1.60 배당에 섯불리 배팅할 수 없다고 보여집니다. 앞서 말한 단판 승부의 특성상, 올시즌 수원을 4:1 로 대파한 전남 선수들의 자신감이 곁들여져 있는 상황에서 전남이 쉽게 패하는 경기는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차범근 감독의 FA컵 올인' 발언이 지난 리그 경기 이전부터 FA컵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그 여세를 몰아 "수원이 한 치의 의심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에 체력적으로 우세를 지닌 전남 선수들의 화이팅을 외쳐 보며, 컵대회에서 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왔던 전남이 FA컵 4강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를 그려 봅니다.

이 경기 전남의 승무로 바라봅니다.

3. 나머지 경기들. 

간단히 언급만 합니다.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은 피스컵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성남도 피스컵 2득점, 리그 3득점으로 득점력이 살아났고, 이 경기는 성남의 홈에서 열립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팀인만큼 이 경기는 치열한 승부가 될 것입니다. 제주와 전북의 경기는 전북이 리그 우승을 노리는 입장에서 어떤 멤버를 기용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에 예상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역대 FA컵 4경기 중 2경기는 무승부 경기였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무승부 가능성을 빼놓고 볼 수 없는 경기들이라고 무리하게 예측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북과 포항이 둘 다 막힌 상황에서 두 경기가 모두 무승부가 나오기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제주vs전북의 무승부와 성남vs포항의 무승부를 나누어서 배팅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배팅라인과 주력배팅은 TIP에 올리겠습니다.
이번회차도 좋은 정보나 배팅라인 있으면 나누고,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승리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