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2] C조 관전포인트 - 수비적인 축구가 만들 수 있는 변수들
I. 개요 및 전술 1줄 요약
스페인 (피파랭킹 1위 / ELO랭킹 1위)
이탈리아 (피파랭킹 12위 / ELO랭킹 16위)
크로아티아 (피파랭킹 8위 / ELO랭킹 12위)
아일랜드 (피파랭킹 18위 / ELO랭킹 23위)
C조는 다른 조에 비해 승부가 수월하게 갈릴 것 같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크로아티아는 랭킹상 이탈리아에 밀리지 않고 있으며, 아일랜드 역시 그렇게 만만한 팀은 아니다. 스페인 탈락의 이변은 스페인이 경제위기 때문에 겜블매치를 치르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으로
원톱은 스페인이다. 스페인이 가장 강력하다는 것이 랭킹에도 나타나고 있다. 스페인은 다비드비야의 부상 이후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요렌테, 마타 등이 공격라인에 얼마든지 투입이 될 수 있고 토레스라는 훌륭한 대체자가 존재한다. 스페인은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스위스를 상대로 0:1 로 일격을 맞았지만 첫 경기 이후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결국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때의 부진을 딛고 유로예선에서 2실점밖에 하지 않는 짠물수비를 보이며 나아졌다. 하지만 문제점은 이탈리아가 상대했던 팀 중 세르비아가 최악의 폼을 보이는 상황인 이상 강팀은 없었다는 것이다. 크로아티아는 그리스에게 밀려서 조2위를 했지만 터키를 제압했고, 아일랜드 역시 러시아에게 밀려 플레이오프로 밀려난 후 에스토니아에게 마치 당연한듯한 승리를 거두었다.
우선적으로, 이 네 팀의 전술은 네 팀에 대해 접근하는 데 상당히 필요한 대목이다. 이것을 단 한 줄로 정리하였다.
스페인 - 스페인의 전술은 2008 유로 나 2010 월드컵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패싱게임으로 점유율을 높여가며 기회에서 결정을 보는 것.
이탈리아 - 이탈리아는 전통적인 압박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에 스페인전에 집중할 것이고 다른 팀에게는 전술변화가 있을 수 있다.
크로아티아 - 크로아티아는 비교적 수비적인 편이지만 플레이메이커를 통한 패싱게임으로 완벽한 공격찬스를 추구하는 팀이다.
아일랜드 - 아일랜드는 이탈리아 출신 명장 트라파토니가 지휘하는만큼 수비 후 롱패스 등을 활용한 역습으로 기회를 노릴 것이다.
II. 부키의 8강 진출 관점에 대한 해석
부키별 차이는 있지만 노블팁에서 활용하는 bet365 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조별 1위 배당률>
스페인 1.53
이탈리아 4.20
크로아티아 8.00
아일랜드 15.00
<8강 진출 배당률>
스페인 1.12
이탈리아 1.72
크로아티아 2.50
아일랜드 4.50
배당률 수치는 강력하게 스페인의 1위를 지지한다. 만약 나머지 3팀이 스페인에 전력적으로 미치지 못한다면 스페인의 1.53 배는 매우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스페인이 아닌 다른 팀이 1위를 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고 그것은 나머지 3팀이 꽤 수비적인 운영을 하기 때문에 어떻게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될 지 알 수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이탈리아인데, 1위 배당률은 4.20 인데, 2위 배당률은 1.72 라는 점이다. 즉 2위로 진출할 것이라는 관점을 부키가 가지고 있다. 1위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비교적 확고한 4.2배의 이탈리아에 주어진 배당률, 그렇다면 부키들은 이미 스페인 1위, 이탈리아 2위로 정해 놓은 것일까? 그렇다. 부키의 판단은 그렇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어제 네덜란드-덴마크 전에서 볼 수 있듯이 조1위배당률 17배인 팀이 3.0 미만인 팀을 이기기도 한다. 부키의 배당률은 부키의 판다닝며 실제 결과와 직결될 수는 없는 것이다.
III. C조의 관전 포인트 : 체리쉬가 보는 각팀의 전력 요약
(어제 예고한대로 C조부터는 III 항목과 IV 항목을 통합하였습니다)
1. 스페인 : 실리축구, 1위로 8강에 진출할까?
스페인을 최강으로 보는 부키의 판단에 대놓고 '이건 잘못되었다' 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변의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고 몇가지 물음을 던져 볼 수 있다.
스페인의 1위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은 최근 2번의 큰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만 봐도 전혀 이상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몇가지 변수는 있다.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게 된 외부적인 변수 또한 이번 대회에서 하나의 변수가 된다. 직접적으로 승부조작을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경제상황이 미치는 선수들의 멘탈에는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부정적으로 작용할지는 하늘만이 안다.
한가지 변수를 찾자면 상대의 전술이다. 기본적으로 전력이 더 강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고 스페인을 상대로 전술적으로 수비적으로 임할 나머지 팀들의 포지션도 변수가 된다. 스페인이 항상 압도적인 축구를 펼쳤던 것은 아니다. 스페인은 남아공월드컵에서 스위스에게 패한 것은 물론 파라과이에게도 운 좋게 승리했으며 상대를 압도할만 하다고 본 경기는 없었다. 네덜란드와의 결승전도 연장 승부에서 승부가 갈렸고 신중한 축구를 하면서 스페인 축구의 매력을 감소시킨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스페인은 남아공월드컵에서 8득점 2실점으로 극도의 실리축구를 구사하였다. 온두라스(2:0 승리)를 제외하고는 90분 내에 무승부가 1번, 패배가 1번, 그리고 1점차 승부가 나머지였다.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의 차이는 델보스케와 과르디올라의 차이이다. 국제대회에서는 델보스케의 플레이가 더 나을 수 있지만 상대가 수비적일 때 화려한 공격을 하지 못한다는 점은 문제점에 속한다. 이것이 스페인 1위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
2. 이탈리아 : 2년전 설움, 프란델리는 풀어낼까?
프란델리는 리피 감독에 비해 분명히 선수 운영에 대해서 높은 합격점을 받고 있다.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전술시험을 펼쳤던 이탈리아는 전술 시험은 전술 시험일 뿐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3:0 으로 러시아가 승리했는데, 러시아는 그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탈리아가 100% 전력을 기울이지는 않았던 경기로 해석되고 있다. 네덜란드를 잡은 덴마크 역시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이기기보다는 포르투갈의 모의평가 상대로 임했다는 후문이 있다. 최근 이탈리아가 평가전에서 부진했지만 그것은 평가전일 뿐이다. 모의고사에서 아무리 못 해도 실제 수능만 잘 보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탈리아의 수비적인 모션을 취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지만 지난 월드컵에 비해 공격에서 카사노, 발로텔리 등 리피가 신임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투입은 공격력도 강화시켰다. 오히려 100% 수비가 아닌 공격에서의 기대를 더 많이 하고 있는 팬들인데 스페인전은 몰라도 나머지 경기에서는 공격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의 숙제가 될 것이다.
측면에서의 강점을 보일 것이다. 마지오(나폴리)와 발자레티(팔레르모)는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이다. 그러나 쓰리백의 취약점이 드러날 경우 공간을 내 줄 수도 있어 보인다. 대인마크에서 뛰어났던 아스토리(칼리아리)는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고 결국 지역마크, 즉 조직력 축구로 승부를 보고자 한다.
하지만 중앙 허리만 놓고 보면 스페인, 크로아티아에 비해서 앞서지 못한다. 크로아티아는 수많은 찬스맨들이 존재하고 셋피스 상황에서의 강점을 보이는 반면 이탈리아가 만들어갈 수 있는 축구의 신비함, 그리고 강팀에게 잘 조여왔던 그 축구가 프란델리에 의해 재현될지 지켜볼만 하다. 2010 남아공 탈락의 충격을 벗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 크로아티아 : 포지션 중복 문제, 해결해야.
크로아티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좋은 선수가 상당히 많다. 샤흐타르의 에두아르두, 그리고 에버튼의 신성 옐라비치, 함부르크의 만쥬키치 등 좋은 공격수는 물론이고 미들에서 모드리치를 비롯하여 라키티치, 스르나, 부코예비치 등 많은 선수들이 있고 누굴 기용하는지, 어떻게 포지션 중복을 해결하는지는 크로아티아의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수비라인에서 경험이 많은 플레티코사가 골문을 맡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서 안정적임을 주지 못한다. 콜루카, 그리고 어린 비다(디나모자그레브)가 만드는 스피드 있는 수비가 강점이지만 크로아티아의 수비가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 동점을 허용했을 정도로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이번 대회의 숙제가 될 것이다.
미들라인의 포화상태, 그러나 수비에서 뭔가 부족해 보이는 정도의 전력이 크로아티아인데 킥력이나 찬스를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는만큼 '득점루트' 또한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셋피스에서의 강점은 어떤 팀도 크로아티아를 무시할 수 없게 만든다. 구 유고 팀들이 독일축구에 강했던 것은 일단 신장에서 독일에 밀리지 않으며 조직력 수비 및 셋피스에서의 강점을 살렸던 것인데, 이들의 추가적인 장점은 또 공중볼 다툼에서 유리하게 전개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이 될 것이다.
모드리치 등 찬스맨들을 주축으로 하여 기회를 만드는 데 주력할 크로아티아는 다양한 패스와 침투 등을 통해 기회를 만들 것이고, 과거에 비해 불안해진 수비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해 낼지 이번 대회 지켜볼만한 부분이다.
4. 아일랜드 : 이탈리아식 축구를 접목했는데.
아일랜드는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트라파토니가 지휘봉을 잡았다. 솔직히 조편성이 매우 좋았고 아르메니아가 복병이긴 했지만 러시아, 슬로바키아와 한 조에서 슬로바키아를 제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여, 이 때 역시 운이 좋았고 에스토니아를 상대하였다. 이들의 아쉬운 점은 강팀을 거의 상대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러시아 등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쳐주며 잘 지지 않는 축구를 펼쳤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번에는 분명 조편성에서 열세를 가지고 대회에 임하는데 EPL의 볼턴을 연상케하는 롱패스 위주의 침투에 의해 찬스를 만들고 로비킨 등이 마무리하는 그런 유형의 공격패턴을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상당히 단순한 공격패턴인데 롱패스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고 수비가 탄탄한 상태에서는 상대의 공간이 열릴 수 있으므로 복병 역할을 할 수 있는 팀이 아일랜드이다.
아일랜드의 약점은 역시 확실한 해결사가 로비킨 정도밖에 없다는 것이다. 도일(울버햄튼)이나 셰인롱(WBA)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만 그것이 완벽하지는 않다. 수비라인에서 의외로 탄탄한 조직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인데 잘 뚫리지 않는다면 무기력하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결론
부키는 스페인 1위, 이탈리아 2위를 아예 찍어놓고 예측하고 있다. 크로아티아와 아일랜드는 8강 진출배당이 2.5배가 넘는 실정이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셋피스 강점, 아일랜드의 롱패스에 익숙화 등은 다크호스가 될만한 여지가 충분한 팀이기 떄문에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방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전력은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 같은데 스페인을 상대로는 수비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의 그동안의 문제가 창의성이었다면 발로텔리나 카사노는 그것이 가능한 선수라는 점에서 공격에서의 기대가 많이 된다. 문제는 그만큼 중앙수비와 중앙미들이 리즈 시절과는 차이가 있지 않냐는 지적이고 이번 대회에서 전혀 다른 이탈리아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스페인은 실리축구가 오히려 자신을 상대로 수비적인 팀들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으며, 1위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경계해야 할 사항은 존재한다. 매조가 상당히 흥미롭지만 C조는 도박사들(부키들)이 매우 당연하게 1,2위를 정해놓았다는 점에서 그것이 어떻게 깨질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주말엔 많은 시간이 안 나네요. 오늘도 일찍 올리려고 했으나 늦게 올립니다.
오늘 스페인-이탈리아 경기는 정말 예술 같습니다. 정말 재밌는 경기입니다. 이탈리아리그 분석을 하다보니 이번 유로2012 는 이탈리아를 응원하게 되네요. 어제 덴마크의 이변이 정말 빛났던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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