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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가 있은지 9년째 되는 주말(한국시각 9월 12일) 새벽, 축구장에서는 정말 놀라운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어떻게 보면 흥미롭고 어떻게 보면 잔인하고 어떻게 보면 이해불가능한 결과들이 세계 각 리그에서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변이라고만은 할 수 없으며, 세상의 흐름 속에 내 던져진 무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축구팬들에게는, 일부 스포츠베팅을 하는 사람에게는 최악의 날이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제 새벽 내내 한 타임도 쉬지 않고 축구를 보았는데, 정말 그 놀라움의 순간에 실시간으로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한국시각 기준으로 시간 순서대로 한 번 그 흐름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1. 에버튼 vs 맨체스터유나이티드 (9/11 20:30) – 마지막 3분

프리미어리그에서는 TV중계와 흥행을 고려하여 미리 한 경기를 분리해서 시작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에버튼과 맨유였습니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스티브피에나르(남아공)가 오스만의 패스를 받아서 오른발로 빠르게 차 넣으면서 1 : 0 으로 에버턴이 앞서나갑니다. 하지만, 맨유는 스콜스-긱스-나니-플래쳐로 이어지는 동점골을 작렬시키며 전반전을 마칩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오른쪽에서 나니의 크로스를 비디치가 헤딩으로 성공시키며 2:1, 그리고 65분에는 베르바토프의 세번째 골이 터지면서 3 : 1 로 맨유가 앞서나갑니다. 경기는 이대로 끝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종료 3분을 놔두고 기적이 펼쳐집니다. 에버턴이 마지막 3분 동안에 두 골을 뽑아내며 3:3 동점을 이룬 것입니다.

 

팀 카이힐의 추격골이 터진 후 펠라이니-피에나르-바인스로 연결된 크로스를 카이힐이 헤딩으로 패스하고 그것을 아르테타가 성공시키면서 3:3, 극장을 이룬 것입니다.

 

패색이 짙던 에버튼은 홈구장 구디슨 파크의 함성을 자아냈습니다. 기적의 동점골이 경기 종료 직전에 터졌을 때 팬들의 심정은 상상만 해도 두근두근 거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2골차로 지고 있어도 조금이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례로 들 수 있는 경기입니다. 독일월드컵에서 호주의 히딩크 감독이 일본을 상대로 마지막에 3골을 몰아 넣었던 것과 함께 두고두고 회자될 것입니다.  

 

스포츠베팅 측면에서도 놀라운 사건입니다.

웨인루니 결장소식에 에버튼 쪽으로 현금은 몰리기 시작했고, 영국의 도박사들은 에버튼의 배당률을 낮췄습니다. 그러나 맨유가 앞서기 시작하자 실시간 베팅으로 큰 돈이 맨유의 승리를 지지하였습니다. 그런데 90분에 두 골이 다 들어가면서 실시간 베팅의 현금 또한 베팅회사가 쓸어가버렸습니다.

 

에버튼도 맨유도 이기지 못한 가운데 경기는 끝났습니다. 이것은 뭔가 열면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2. 맨체스터시티 vs 블랙번 (9/11 23:00) –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후.

 

그로부터 30분 후 맨체스터시티는 블랙번을 상대로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릅니다.

그러나, 이 경기의 선제골 주인공은 블랙번의 니콜라 칼리니치였습니다. 선제골을 넣고 지키기 시작한 블랙번을 상대로 맨시티는 골을 뽑아내지 못했습니다.

 

야야투레, 제임스밀너, 션라이트필립스, 아담존슨, 카를로스테베즈 등으로 선발라인으로 구축하였으며, 가레쓰베리나 다비드실바가 교체투입되었음에도 56분 비에이라의 동점골 이후 추가적인 골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투자로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으나 전혀 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맨시티는 홈에서만큼은 강한 모습을 보여 왔고, 블랙번처럼 원정에서 약한 팀을 상대로 승리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는데 결국 무승부를 냈습니다.

 

선더랜드 원정에서 패하고, 홈에서까지 블랙번을 잡지 못하며 2경기에서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친 맨시티는 목표인 챔피언스리그를 향한 스타트가 썩 좋지는 않습니다.

 

3. 바르셀로나 vs 에르쿨레스 (9/12, 01:00) – 경험해보지 못했던 28.39배당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스페인 9/11 저녁에 열린 경기는 진정한 테러였습니다.

 

이 경기결과를 보시지요.


 

최근 이런 경기가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경기가 또 있었나요? 저는 이 정도는 처음 목격합니다.

정말 또 하나의 9.11 테러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

바르셀로나의 승리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고, 전 세계의 개미베터뿐만 아니라 큰 손들까지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바르셀로나는 홈에서 181무였고, 1무는 천적 비야레알을 상대로 거둔 무승부였습니다.

 

에르쿨레스는 넬손발데즈, 트레제게 등 유능한 공격수들을 영입하였지만, 이 정도까지 좋은 모습을 보일지는 몰랐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아르헨티나 원정을 치르고 온 스페인 국대도 많았고, 조직력에 다소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푸욜이 빠진 게 컸던 것일까요.

 

그런데, 객관적으로 봐도 지기로 마음 먹고 경기를 치르는 것같았습니다. 그저 한 편의 만들어진 시나리오로 여겨졌습니다.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마치 퍼즐게임을 즐기는 듯한, 오늘이 9.11 테러날이라는 것이 더 그런 상상력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바르샤의 입장에서는 엘클라시코에 자신감이 있었을까요. 현재 잔여경기에서 같은 승점을 얻는다면 바르샤가 엘클라시코더비에서 11무를 할 경우 바르샤가 우승합니다.

어쨌든 에르쿨레스 선수들은 홈에서 빌바오에게 패했지만, 181무라는 홈 성적을 거둔 챔피언 바르샤를 상대로 승리를 챙기며 승격 첫 승을 거뒀습니다.

 

레알과 바르샤가 둘 다 홈경기를 치른다는 것이 역시 어색했습니다. 꾸준히 크로스되었던 두 팀인데,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는데 그 주인공이 레알이 아닌 바르샤라는 것은 정말 놀랍네요. 그것도 라니

바르샤의 3라운드 상대는 현재 2연승중이자 작년 바르샤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AT마드리드이며, 비센테 칼데론(AT마드리드의 홈)에서 열립니다.


 

4. 체세나 vs AC밀란, 칼리아리 vs AS로마 (9/12, 03:45) – 흐름은 이탈리아로.

이탈리아에서만 가만히 있을 수 없지요.

저는 베팅을 한 경기들이라 그런지 잔뜩 기다렸습니다.
바르셀로나의 패배후 시간의 순서대로 이탈리아에서도 적어도 둘 중 한 경기는 부러진다는 흥분감과 설레임에…. (둘 다 베팅을 해서겠지요 ^^)

 

승격팀 체세나와, 지난 시즌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던 칼리아리는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는 예상을 했던 3위팀 AC밀란과 준우승팀 AS로마를 상대로 승리를 거둡니다.  

 

사실 칼리아리의 승리는 전혀 이변이 아닙니다. 로마의 부상선수나 결장선수가 많았고, 보리엘로가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부치니치까지 결장소식이 현지 뉴스에 뜬 상황에서 칼리아리가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었거든요. 저는 칼리아리의 승리를 픽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체세나의 승리는 상당히 멋진 부분인데, AC밀란 즐라탄의 페널티킥 실축 때 그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그게 들어갔다면 남은 시간에 적어도 동점은 할 수 있다고 보았거든요. 현금이 AC밀란으로 몰렸고, 심판 판정은 체세나 사이드에서 이루어졌지만 체세나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정말 강렬했습니다.

 

체세나의 스켈레토 등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파이팅은 정말 대단했고, 기대되는 팀입니다. 사실 감독의 성향상 강팀 상대로 지키기를 위주로 하며 역습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맞아떨어진 것이 기분이 좋습니다.

 

암튼 제 바람대로 체세나와 칼리아리는 모두 승리했고, 제 프로토도 토요일 대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인식의 전환 : 강팀이 진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바르셀로나가 졌다, AC밀란이 졌다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체세나와 에르쿨레스에 대한 정보를 찾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고정관념입니다.

 

스포츠베팅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정보를 찾아 탐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에르쿨레스가 이겼다. 눈여겨보자.

체세나가 이겼다. 잘 하더라.

 

실제 두 팀들은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강렬했으며, 그들은 약팀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 팀들을 지켜보는 것은 이제 2라운드인 프리메라리가와 세리에A 를 지켜보는 관점이 넓어지고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스쿼드뎁쓰가 약한 팀들이기 떄문에 주전 선수들의 공백이 발생할 경우 하락세를 면치 못할 수 있지만, 아무튼 바르셀로나와 AC밀란을 꺾은 에르쿨레스와 체세나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표현은 9.11 테러라고 했지만, 어찌 보면 축구 역사상 상당히 중요한 날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9.11)

 

적중되신 분들은 축하드리고, 아닌 분들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긴 여정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제목을 지어놓고 보니 9.11 테러가 좋은 일이 아닌데 그렇게 쓴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네요. 오늘 메이저리그 경기에선 선수들이 모두 추모 모자를 쓰고 나왔네요.

 

행복한 주말 되시기 바라며, 아래 손가락 클릭은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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