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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를 최근 몇년간 제패하고 작년 챔피언스리그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던 디펜딩챔피언 인터밀란은 주전선수들의 부상이 늘어나고 또 장기화됨에 따라 위기를 맞았습니다.

승격팀 브레시아와 레체에게 이기지 못하고 AC밀란과 키에보에게 패하며 4경기 2무2패의 초라한 성적을 리그에서 거둔 것입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 할 상황에서 주전들의 대거 부상은 '다른 해법'이 필요했고, 그것은 장기적으로 체력적 문제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챔피언스리그 5라운드에서 트벤테를 공수 양면에서 압도하며 1-0 으로 누르고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었고 (남은 6라운드 경기에 따라 조1위 결정만이 남아 있음) 리그 경기에서도 파르마를 홈으로 불러들여 5-2 로 대승을 거두며 길고 긴 무승 행진에서 탈출하였습니다.

현재 인터밀란은 승점 23점으로 AC밀란(30), 라치오(27), 유벤투스(24), 나폴리(24)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터밀란이 위기에서 벗어난 비결을 체리쉬닷컴이 찾아 보았습니다.

인터밀란의 부상선수, 누가누가 있는가?

1. 훌리오세자르(GK)

세자르는 인터밀란의 골문을 꾸준히 지켜왔던 선수입니다. 골키퍼의 역할이 선방뿐만 아니라 수비조율에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의 부상은 수비력에 문제를 나타나게 하는 원인이었습니다. 루카 카스텔라찌는 작년 삼프도리아의 골문을 지켰던 수문장인데, 그의 선방능력은 충분히 세자르와 견줄만 하며, 지금은 수비수들이 어느 정도 카스텔라찌와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2. 마이콘, 사무엘, 키부 (DF)

수비라인에서 주전 3명의 공백은 수비조직력의 큰 문제를 의미합니다. 몸값만 따졌을 때 마이콘은 거의 3200만유로이며, 사무엘과 키부도 1500만유로 이상의 몸값을 지녔습니다. 그 정도로 이들의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네티가 미들에서 수비라인으로 내려와 한쪽 측면 수비를 담당하고 코르도바, 마테라찌라는 후보수비수들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으며, 루시우는 건강하며 그리고 산톤 또한 수비라인에서 뛰어줄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현재 인터밀란의 수비라인은 1.5군이지만,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크게 뒤지는 라인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 대부분인만큼 수비조직력의 문제는 발생할 수밖에 없기 마련입니다.

3. 마리가, 오비, 꾸티뉴, 문타리, 만시니 (MF)

핵심적인 미들라인의 공백 선수가 없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입니다. 캄비아소, 스탄코비치, 스네이더가 제 역할을 해 줄 수 있으며, 부상중인 티아고 모따가 복귀를 했기 때문에 미들라인에서의 문제점은 많이 강소한 상황입니다. 미들라인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면 좋은 경기를 풀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며 트벤테와 키에보는 그러한 상대였습니다. 하지만, 추가적인 부상선수가 생겼을 때의 문제점은 스쿼드뎁쓰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

4. 밀리토, 수아조 (FW) / 에투(FW)의 징계

인터밀란의 문제는 공격라인입니다. 물론 고란 판데프라는 좋은 원톱을 구사할 수 있지만, 에투가 징계를 받은 상황이고 (키에보와의 경기에서의 비신사적 행동) 가장 골을 많이 넣었던 밀리토 역시 부상에서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공격력은 마이너스이며 상대의 수비가 탄탄할 경우 쉽게 공격을 풀어나가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 결과적으로 수비에서의 조직력, 그리고 공격에서의 결정력에서 문제를 보일 수 있는 상황이며, 미들라인에서는 추가부상에 따른 스쿼드뎁쓰 여부 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로테이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타팀에 비해 체력적인 문제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 큰 약점입니다.

위기를 극복했던 비결은?

1. 에투 의존적인 플레이에서 벗어나다.

그동안 인터밀란 부진의 원인 중 하나는 사무엘 에투의 징계로 인한 에투 의존적인 공격이었습니다. 다양한 득점 기회를 만들고 또 살려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은데도 밀리토의 부상 이후 에투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팀 부진의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트벤테와의 경기에서 그러한 모습을 조금 바꾸며 고란 판데프를 최전방에 자리하는 전술을 썼는데, 에투가 봉쇄를 당하더라도 다양한 기회가 여러 선수들에게 만들어지며 팀분위기를 바꿔 놓았고 내용상에서도 트벤테를 압도했습니다. 물론 공격지향적인 플레이가 여러차례의 역습 상황을 내 주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은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에투가 빠진 파르마와의 홈 경기. 무려 5득점을 넣었는데 에투가 빠지고 비아비아니와 스네이더가 미들라인에서 원톱인 판데프를 지원해주는 구도 하에 스탄코비치, 모타, 캄비아소 등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골을 넣어 주었다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특히 비아비아니가 무려 3개의 어시스트를 했는데 에투, 밀리토가 있는 상황에서 후보 선수에 불과했던 그가 공격의 물꼬를 터 주었다는 점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 할 것입니다.

2. 수비조직력의 자연적 강화

초반 수비라인이 붕괴되며 수비조직력이 매우 약했었는데 카스텔라찌와 수비수들의 호흡이 맞아가며 어느 정도 그 점이 보완되었다는 점도 위기 극복 요인 중 하나입니다. 특히 노장 자네티가 투혼을 발휘하며 공수전환에서 제 역할을 해 주고 있다는 점, 마테라찌와 코르도바가 큰 실수없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위기 상황에서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적으로 수비조직력이 강화되기 마련이고, 개인기가 좋은 인터밀란의 선수들이 위기에서 극복할 수 있었던 타이밍상의 어드밴티지가 되고 있습니다.

3. 티아고 모따의 복귀, 이제는 괜찮아.

사실 모따가 빠진다는 것은 뭔가 허전한 느낌이었습니다. 제노아 시절부터 미들에서 수비와 공격에서 좋은 역을 해 주었던 모따의 가세는 기존 부상선수들이 많았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던 자신감이었습니다. 특히 파르마전에서 모따가 교체로 들어와 골을 넣어준 모습은 현재 인테르의 모습에 상당한 힘을 주며, 선수들에게도 자신감을 줍니다. 핵심선수가 복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기존 선수에게 중요한 동기부여가 된다고 예전에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4. 베니테즈의 의지

베니테즈는 인터밀란이라는 팀을 맡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챔피언스리그 경험을 가진만큼 명장입니다. 그리고 모라티에 의한 경질설이 나돌고 챔피언스리그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의지로 각종 전술 변화를 주며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 돋보였습니다.

베니테즈는 대단히 자신의 전술에 대한 고집이 심한 감독인데, 그 고집을 어느 정도 버리고 '수비'에 대해 신경을 쓰는 등 조금은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인테르는?

인터밀란은 리그에서 라치오 원정이라는 힘겨운 여정을 치른 후 챔피언스리그에서 브레멘 원정에 나섭니다. 그리고 제노아(코파이탈리아)-피오렌티나-나폴리라는 죽음의 일정입니다.

2무2패를 하던 인테르와는 다소 달라진 모습이지만, 그래도 강팀들을 꾸준히 상대한다는 점에서 제노아와의 코파이탈리아나 챔피언스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체력적 안배가 어느 정도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실제 부상선수가 많을 때는 다양한 대회를 모두 치르기엔 체력적인 한계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토트넘이 승리할 때 조1위가 불가능환 인테르의 브레멘 원정은 로테이션, 즉 체력적 안배를 위한 일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라치오(원정)-피오렌티나(원정)-나폴리(홈)로 이어지는 죽음의 리그 3연전은 인터밀란의 올시즌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경기들입니다.

일단 2연승으로 (그 중 1승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직행의 1승)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한 인터밀란이 앞으로의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를 지켜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세리에A에 대한 글을 제대로 써 본 것도 참 오랜만입니다. 조금 자유롭게 블로그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의견들이 오갔으면 합니다. 좋은 의견에 대한 답은 어떠한 경우가 있어도 합니다. 답이 늦어져도 조금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프로토 96회차는 주로 유로파리그를 중심으로 K리그와 칼링컵 등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요일 새벽과 금요일 새벽에 나눠서 하는데, 소집명단 등을 조금이라도 확인할 수 있는 목요일 새벽 경기에 포커스를 두라고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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