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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국가의 대결은 남미의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고,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랜 아르헨티나의 팬으로서 이 경기에 관람료 성격의 배팅을 하고자 합니다.

역사의 현장 속으로...

마라도나가 뛰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16강에서 만나게 됩니다. 어린 나이에 직접 그 경기를 보면서 감흥을 느꼈기에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개막전 징크스의 희생양이 되었었죠. 카메룬이라는 검은 돌풍의 서막은 개막전에서 아르헨티나를 격파하면서 시작이 된 것이었습니다. 소련을 2:0 으로 이겼지만, 루마니아를 이기지 못하면서 1승 1무 1패, 조3위로 겨우겨우 16강에 진출하였습니다. 이러한 조별 예선에서의 부진은 마라도나의 부진이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었습니다.



브라질은 3전 전승으로 조 예선을 통과한 후였습니다. 브롤린이 이끄는 스웨덴을 격파하고,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코스타리카, 그리고 스코틀랜드를 연파합니다. 



그리고 토리노에서 이 두 팀이 맞붙습니다. 예선 결과로만 보면 C조 1위와 B조 3위의 대결이었죠. 경기는 공방전 끝에 진행이 되고, 바람의 아들 카니자가 후반 막판에 결승골을 넣으면서 그들은 승리하게 됩니다. 그때 어시스트의 주인공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마라도나였습니다. 86월드컵의 스타이자, 나폴리를 이끌었던 마라도나는 '한물갔다'는 얘기의 여론이 오가고 있었는데, 이 경기를 통해서 "역시 마라도나" 라고 시장의 반응이 바뀌게 됩니다.

저는 그때부터 아르헨티나의 팬이 되었습니다. 카니자 선수를 참 좋아했지요. 하지만, 제가 좋아한 이후로 아르헨티나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햇습니다.  

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두미트레스쿠와 하지의 루마니아에게 16강에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그때는 마라도나뿐만 아니라 카니자, 바티스투타라는 정말 최강의 스쿼드를 가진 상황이라 정말 이변으로 여겨졌지요.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3승으로 예선을 통과하더니, 토너먼트 죽음의 행진을 시작합니다. 잉글랜드와의 16강에서 2-2 끝에 승부차기로 승리하고, 네덜란드와의 8강에서 오르테가가 반데사르의 머리에 헤딩을 하며 퇴장,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경기를 베르캄프에게 내 주고 맙니다. 정말 안타까웠죠. 11:10 으로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경기를 활약을 꾸준하게 해 주던 오르테가의 그 감정대응을 못한 순간 하나로 무너져내리고 말았으니까요. 오르테가가 퇴장당하지 않았다면 베르캄프의 슛 순간은 나오지 않았을거라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너무 아쉽습니다. 



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죽음의 조의 희생양이 됩니다. 스웨덴, 잉글랜드, 나이지리아와 한 조가 되어 잉글랜드에게 0-1 로 패하며 1승 1무 1패로 탈락합니다. 아르헨티나의 예선 탈락은 참 의외였습니다.

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홈팀 독일을 만나서 역시 죽음의 조를 무난히 통과하고도 승부차기 끝에 패하고 맙니다. 테베즈, 메시, 크레스포, 사비올라 등이 골을 기록한 기억입니다. 8강에서 아얄라의 선취골을 지키지 못하고 클로제에게 동점골을 내 주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78년, 86년 이후 24년만의 우승을 노리는 아르헨티나의 예선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포지션



남미 예선은 4.5장의 티켓이 주어집니다. 10개팀이 홈앤어웨이로 경기를 하면서 팀별 18경기씩을 치릅니다. 브라질은 현재 27점으로 1위이고, 아르헨티나는 22점으로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특이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초반 3연승 이후, 콜롬비아 원정에서 패하고 4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후에는 홈에서는 이기고 원정에서는 패하는 행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홈 2경기, 원정 2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파라과이와 우루과이 원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두 팀 모두 동기부여가 충분), 페루와의 홈경기를 제외하고 브라질 전에서 최소한 지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서로의 자존심 문제가 걸린 경기에서 두 팀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세계적인 빅경기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특히 브라질은 14게임에서 단 한 번밖에 지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남미예선 15차전 : 아르헨티나 vs 브라질

이 경기의 배당은 승-패에 비해 무승부 배당이 높게 책정이 되어 있습니다. 이는 오즈메이커들이 이 경기의 무승부 확률이 낮다고 예측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해외에서는 브라질의 승리 가능성과 무승부 가능성을 거의 비슷하게 보고 있습니다.

사실 두 팀이 비겨도 포지션에서 큰 문제는 생기지 않기 때문에, (아르헨티나가 페루를 이긴다고 했을 때) 무승부 결과가 나와도 이상한 것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아르헨티나는 테베즈, 메시가 투톱으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테베즈의 선발 출장은 희망하는 바가 아닌데 마라도나 감독이 공언을 하고 말았네요) 메시는 S히혼과의 프리메라 개막전까지 결장하면서 이 게임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메시에 집중되는 브라질 수비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이 게임의 관건으로 보이네요. 또한 아게로나 라베찌, 팔레르모가 서브에서 공격라인을 동시에 구축할 수 있는 포지션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자원은 매우 풍부한 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메시는 연습경기에서도 5골을 넣었다고 하네요.

브라질 역시 파비아누와 호빙유가 투톱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며, 마이콘, 루시우, 알베스, 산토스, 주앙, 루이장 등의 수비라인도 견고한 편입니다. 무엇보다 카카(레알)과 펠리페멜루(유벤투스)가 만들어주는 공격기회는 브라질의 최대 강점으로 보이며, 아르헨티나의 미들라인 또한 상당히 우세하지만, 중원에서 브라질이 경기를 지배하게 된다면, 최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5경기에서 나타났던 원사이드 게임이 한 번 더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아르헨티나는 이러한 브라질에 학습효과를 거쳤고, 아르헨티나는 미들라인에서의 '지배권'만 갖게 된다면, 메시와 테베즈(혹은 아게로)로 이어지는 돌파와 골결정력에 충분히 기대를 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게임의 포인트는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1. 메시의 컨디션은 어떠한가? 알베스나 마이콘, 루시우 등이 메시를 잘 마크할 수 있는가? 메시의 활동반경은 어느 정도일 것인가, 넓을 것인가?

2. 카카와 펠리페멜루로부터 시작되는 브라질의 미들라인에서의 공격을 차단하는 아르헨티나의 효과적 대책이 존재하는가?

3. 아르헨티나의 수비는 한 번 무너지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상대전적간 경향을 보여왔는데, 이는 수비수 마이콘의 측면 돌파에 이은 공수전환의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여겨진다. 에인세를 비롯한 아르헨 수비진은 마이콘의 돌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Yes라 할 수 있다면,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홈 구장에서 열리는 이번 16차전 라이벌전을 승리로 이끌며 월드컵 본선티켓을 사실상 확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팅은?

이런 빅경기에 관람료는 아깝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배팅하는 것이 경기를 더 재미있고 긴장감 있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빅경기(친선경기가 아닌 동기부여가 존재하는 경기)는 흔히 관전할 수 없는 경기입니다.

저는 앞서 언급했던 세 가지 View Point 에서 모두 Yes 라는 정답을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믿으며, 아르헨티나의 2.05 배당에 배팅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