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Log

III. MLB 1경기 집중분석

MLB 시즌의 개막입니다. 설레임이 아직 다하지 않았네요 ^^

몇 경기 치르지 않아서 선수들의 제 컨디션이나 페이스를 알 수 없지만, 스캠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은 정규시즌에까지 조금은 이어지는 듯 합니다. MLB를 보실 때 선수들의 일일 성적에 집착하기보다는 1년을 놓고 보시는 게 더 즐거울 겁니다. 몸에 큰 문제가 없는 한 결국은 '스탯 회귀의 법칙'이 성립하는 것이 이 MLB의 세상이 아닐까 합니다.

첫 프로토 대상경기에 들어온 MLB, 제가 추천하고자 하는 한 경기는 미네소타와 시애틀의 경기입니다.

미네소타의 선발은 '칼제구'의 케빈 슬로위, 그리고 시애틀의 선발은 우리와 WBC 준결승에서 맞붙었던 카를로스 실바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실바 역시 이닝당 볼넷이 매우 적은 투수로 제구가 좋은 투수라는 점을 체크하고 넘어갑시다. 비슷한 두 유형의 투수가 만났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카를로스 실바의 최근 3년간 성적입니다.



2007년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202이닝에서 36개의 볼넷은 대단히 인상적이지요. 보통 다른 투수들에 비해 많이 두들겨 맞는 반면, 볼넷을 내 주지 않음으로써 방어율을 낮추고 있습니다.

미네소타의 타선은 파워보다는 타격과 빠른 발로 득점을 내는 넓은 의미의 스몰볼을 구사합니다. 실바처럼 피안타율이 높은 선수에게는 쥐약의 타선이지요. 거기에 저스틴모노나 커다이어, 쿠벨 등이 한 방을 갖추기까지하여, WBC에서 우리나라에게 무너졌던 실바가 다시 무너지게 되는 모습을 볼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이와 맞붙는 케빈 슬로위입니다. 슬로위 하면 제2의 매덕스 혹은 브래드레드키라 불리우는 미네소타의 초특급 유망주입니다. 맷 가자와 미네소타의 팜에서 마운드의 질을 높였던 이 친구, 메이저 올라와서도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케빈 슬로위




작년 성적은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160이닝동안 24개의 볼넷만을 내 주고 있는데, 피안타율도 볼넷이 적은 것치고는 매우 좋은 편입니다. 그래서 실바와 비교되는 면이 바로 윕이지요. 미네소타 홈구장이 비교적 타자구장에 가까운데도 홈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방어율이 3.38에 윕이 0.94면 거의 특급 에이스 수준이지요. 피안타율은 0.217 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K/BB 비율과 피안타율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피홈런'이 많다는 것입니다. 160이닝에 22개면 상당히 많은 피홈런이지요. 피안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 아닌데도 방어율이 3.99 로 (높은 방어율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윕에 비하면 높죠) 높은 이유도 바로 피홈런 때문입니다. 홈런으로 인한 실점은 노련미로 줄일 수도 있는 것이고, 일단 제구가 되는 이 투수가 매우 기대되는 이유이고, 조만간 AL의 사이영을 (건강하다는 전제하에) 거머쥘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일단 시애틀 매리너스는 이치로의 공백이 커 보입니다. 아무리 시애틀이 약팀이라도 이치로가 있으면, 발로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기에 섯불리 그 상대팀에 배팅하기 어려웠는데, 이치로라는 교타자가 없는 상황에서 테이블세터진이 슬로위의 공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문제되는 피홈런, 시애틀 매리너스에는 일단 작년 30홈런 이상의 타자가 없습니다. 다른 팀에 비해서 그러한 부담감도 낮은 상황이지요. 시범경기에서 하워드에 이어 홈런 2위를 기록한 러셀 브래년과 신시내티에서 이적한 켄그리피주니어 정도가 경계대상이며, 슬로위가 오른쪽 타자들에게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년 25홈런 언저리를 쳐 주고 있는 벨트레는 그다지 경계할 대상은 아닌 듯 합니다. 다만, 브래년과 그리피가 좌타자라는 점, 슬로위가 작년 22개 중 13개의 홈런 70여이닝동안에 좌타자에게 허용했다는 점은 이 게임의 유일한 불안요소로 보입니다. (이것이 불안하시면 패스하세요)

하지만, 피홈런이 한 두개 나온다고 해도 이치로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이 '주자가 루상에 있을 가능성'을 매우 낮추고, 슬로위로서도 편안한 투구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시애틀에 비해 강한 타선을 생각해본다면 슬로위가 홈런을 맞는 그 이상으로 실바가 실점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가끔 실바의 외계인 모드가 작동하고, 슬로위가 컨디션 난조로 대량실점을 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예외적 요소까지 고려한다면 어찌 프로토 배팅을 하겠습니까^^ 

저는 이 경기 미네소타의 승리를 추천합니다. 슬로위의 뛰어난 제구력, 홈에서 강한 슬로위, 이치로 빠진 시애틀 타선의 허약함, 미네소타 타선의 똑딱이 근성, 저스틴 모노의 시원한 한 방 가능성을 토대로 말이지요.

-

그리고 덤으로 이건 MLB 배팅의 팁인데, 아무리 선발투수가 강하다고 해도, 극 타자구장의 원정 경기를 떠날 때는 피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선발투수의 실력이 출중하면 저배당일텐데, 위험부담은 그만큼 높거든요. 대표적인 타자구장은 텍사스의 아메리퀘스트필드, 그리고 콜로라도의 쿠어스필드, 그리고 신시내티, 필라델피아, 애리조나의 홈 구장을 들 수 있습니다.

그밖에 셀룰러필드(시삭스의 홈구장)나 미닛메이드파크(휴스턴의 홈구장)의 경우는 홈런팩터가 상대적으로 높은 구장이니, 선발투수의 피홈런 성향을 검토해보시고 배팅하시기 바랍니다.

타자(혹은 홈런)구장의 투수들이 자신의 홈에서 그러한 익숙함에 어느 정도 핸디캡을 줄였다면, 원정에 온 투수들은 에이스라고 해도 타자구장을 만들어내는 요인(좁은 파울지역, 기후, 좁은 구장) 등에 적응하지 못해서 가끔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늘 텍사스 원정에서 5이닝 7실점한 작년 사이영위너 클리프리가 그러한 예입니다. 그래서 타자구장에 원정 떠나는 팀에는 배팅하지 않는 것을 추천하고 싶은 것입니다.

여친이 경남 진해로 벚꽃구경을 가고 싶다고 했는데, 저의 개인적인 문제로 못 갔네요. 벚꽃 축제가 이제 서울에서도 열리네요. 이번 주말은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벚꽃의 정취에 푹 빠져보시는 것은 어떨지요 ^^

ps. 재밌게 읽으셨다면 아래 구글 광고 하나만 클릭해주세요, 많은 격려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