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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전멸 그 이후.

시험을 치고 거의 한 달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불안감이 가시지 않습니다. 벌떡벌떡 깨기도 하고 가끔은 악몽을 꾸기도 합니다. 바로 작년 가채점상 합격점수를 받고도 마킹실수를 했는지 명단에 없었던 충격에 고통스러워했던 일을 생각해보면, 올해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불합격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에서도 병마로 고생하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 보내는 것보다 갑작스런 사고로 소중한 사람을 떠나 보내는 것이 훨씬 충격이 크다고 하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또한, 예상하지 못했을 때 그 고통과 슬픔이 더하다고 합니다. 수험생이 제2의 대안을 놓고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지만, 삶의 불확실성이란 우리 주변에서 늘 숨쉬고 있기에, 그 불확실성으로 인한 충격에서 탄력적으로 오뚜기처럼 일어설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해요.

프로토 배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회차에도 상당히 쓰나미라고 불리우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 배팅이 무너진 분이 많을 겁니다. 그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하셨다면 그 충격이 더 크셨을 겁니다. (이번에 얼마 걸어서 최소한 얼마는 먹겠군! 등등) 하지만, 잃을 수도 있는 여유자금, 그냥 관전료라 생각하고, 맞으면 기분 좋고.. 라는 마음으로 배팅했다면, 충격이나 후유증이 크시지 않았을 거에요. 그렇게 배팅을 즐기시라는 말씀을 권하고 싶습니다.

지난회차는 고배당을 노린 회차였지만, 단 하나의 적중도 없이 전멸하고, 이제 남은 배팅액도 거의 없습니다. 피오가 인테르 홈에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했지만, 결과는 0-2로 패했네요. 밀란 승리와 로마 무승부의 촉은 맞았으나, 오히려 자세히 분석한 경기에서 들어오지 않아서 수익을 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나폴리와 레지나는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패로 갈릴 것이라는 제 예상을 완전히 짓밟아버렸네요. PICK의 실패로 많이 아쉬웠던 세리에28라운드였습니다.


II. UEFA 16강전의 통계, 그리고 그 역사.

UEFA 16강 라운드에서 참 흥미로운 역사가 있으며, 역사는 반복된다는 슈펭글러나 토인비의 견해처럼 그것이 이번라운드에서조차 반복된다면, 2차전은 대부분 경기를 홈사이드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케이스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예외적인 면을 찾기 어렵기에 더 그러한 주장에 힘을 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5년간의 1점차 승부 스코어만 조사를 하고 홈 사이드로 결론 내렸는데, 2000년에서 2008년까지 UEFA컵 16강전 1,2차전 결과를 손수 조사, 통계 내어주신 스키님의 자료로 다시 확인함을 알리고, 이 자리를 빌어서 미리 감사를 드립니다.


(1) 1차전에서 1점차 승부로 홈팀이 이겼을 때.

이번라운드는 1차전에서 8경기 중 4경기가 홈팀이 1점차로 승리한 만큼, 1차전 1점차 승부의 통계를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거두 절미하고, 최근 9년동안 원정에서 1점차로 패한 팀들은 2차전에서 대부분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1차전이 1점차 승부로 패했던 홈팀이 2차전에서 거둔 성적은 10경기 중 9승 1무이며, 1:0 승부에서는 5승 1무였습니다. 0:1로 패한 후 2차전을 홈에서 갖는 팀은 샤흐타르 도네츠크, 파리 생테티엔, 메탈리스트 등이 있습니다.

통계상 원정승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은 홈 앤 어웨이 매치이고, 겜블이 존재하기 매우 힘든 토너먼트 라운드라는 점에서 크게 이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홈에서 2차전을 갖는다는 것은 대단히 유리한 일입니다.

참고로, 1차전에서 2:0 으로 패하고 2차전을 홈에서 갖는 팀 (이번의 경우 제니트와 알보리) 의 성적 또한 4승 1무로 80%의 승률을 보였습니다.

(2) 1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

2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경기도 2경기가 있는데 (브라가vsPSG의 경기와 갈라타사라이vs함부르크의 경기) 0:0 무승부의 경우에는 2차전에서 홈팀이 7승 4패를 기록했고, 1:1 무승부의 경우에는 2차전에서 홈팀이 6승 2무 0패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원정에서 득점을 하고 비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가 나타난 것을 보면 0:0 무승부를 하고 홈에서 경기를 치렀던 경우 '원정 다득점 우선 제도' 로 인해 원정팀이 먼저 득점을 했을 때 홈팀이 공격에 치중하다가 패한 경우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측을 해 봅니다.

(3) 결과적으로...

현재 1차전이 이미 치뤄진만큼 어떤 상황에서든 무승부 가능성도 간혹 존재하지만, 홈팀의 승리쪽에 강한 비중이 실리며, 특히 1차전에서 1점차 승부로 패했다면, 2차전에서는 홈팀 사이드로 바라보는 것이 '역사적'으로는 타당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열린 챔피언스리그에서도 AS로마, 바르셀로나, 뮌헨, 맨유, 리버풀 등 8개팀 중 5개팀의 홈승리 결과가 나온 것은 토너먼트 홈 앤 어웨이 매치에서 2차전에서 홈팀의 유리함을 충분히 증명해 줍니다.


III. 1차전의 결과를 통하여 가려내어 보면....

그렇다고 역사의 반복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바, 1차전에서 보여주었던 두 팀의 경기력 차이를 한 번 살펴 보고, 몇 가지 경기를 간추려 보았습니다. 이 경기스탯은 espn soccernet 이 원출처이며, 편집을 깨비친구님이 해 주셨는데 너무 깔끔해서 올립니다. (저는 그렇게 못하겠더라구요^^)

(1) 1차전 0:1로 패한 홈팀 샤흐타르의 승리를 추천하며...



매우 단순한 분석이긴 합니다만, 가끔은 단순한 분석이 더 매력적일 때가 있습니다.

1차전에서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친 샤흐타르입니다. 두 팀 모두 챔스에 이름을 팀이니만큼 만만하지 않은 팀입니다. 원정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1:0 으로 패한 샤흐타르, 메탈리스트를 원정에서 3:0 으로 눌러버리리만큼 경기력 또한 살아 있습니다. 게다 역대전적 5승 1무에 빛나는 1차전 0:1 패배팀이네요.

원정에서도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최근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만큼, 홈 리턴매치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2) 1차전 1:2로 패한 아약스의 홈 승리를 추천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



1차전 경기에서 한 명이 퇴장을 당하고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역대 역사적인 사실을 봤을 때, 아약스의 경기력을 보면 매우 좋아 보이는 경기지만, 이번엔 홈에서 마르세유를 상대하는데, 베르마엘렌과 판데르벨이라는 주전 수비수 2명이 결장을 한다는 사실이 체크포인트입니다.

하지만, 비록 피오렌티나가 UEFA컵에 최선을 다하지 않긴 했지만, 피오를 꺾고 올라온 네덜란드리그 3위 아약스 암스테르담의 저력 또한 만만치 않다고 여겨지네요. 특히 그들의 리그에서의 59득점의 득점력을 감안할 때, 불안한 수비의 공백조차 커버가능하다고 보입니다. 수비수 부상이 우려되는 분들은 패스하시되, 저는 홈승을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1차전 2:1 로 패한 팀이 홈에서 2차전을 치렀을 때, 16강 승률은 100%(3전 3승)이었습니다.

(3) 원정팀 승무 사이드로 바라보고 싶은 한 경기...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홈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던 함부르크입니다, 퇴장 1명으로 수비수까지 결장을 해야 하고, 밀란 바로쉬가 복귀하기는 하지만, 터키 리그 5위의 갈라타사라이는 예전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가졌다면, 아무리 지옥의 터키원정이라고 해도 두렵지 않습니다. 네덜란드리그의 NEC를 연파하고 올라온 함부르크의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이 경기 배팅을 한다면, 홈어드밴티지에 빗대어 무승부에 비중을 두어 원정팀 사이드로 배팅하고 싶네요.

다만 UEFA컵 결승이 터키에서 열리기 때문에 심판이 압도적 편파판정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바, 그게 우려되실 경우 이 경기는 패스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4) 나머지 경기들 중 참고할만한 점..

생테티엔과 브레멘의 경기는 브레멘의 원정 극악을 고려하여, 무승부쪽이 끌리네요. 경기력에서 홈에서 압도하고도 1득점에 그쳤지만, PSG가 리그 19위의 강등 위기에 처해 있고, 브레멘도 리그보다는 UEFA에 왠지 비중을 두고 있는 느낌이며, 홈에서 최선을 다할 경우 경기력 우세의 브레멘이 연속으로 이 경기를 가져가기는 어렵다고 보네요. 물론, 저는 브레멘과 너무 궁합이 맞지 않아 패스합니다.

알보리와 맨시티의 경기는 원정 극악 프리미엄리그 10위 맨시티, 덴마크리그 5위의 알보리가 맞붙는데, 1차전에서 2-0 으로 맨시티가 승리한만큼, 이 경기는 맨시티가 반드시 이길 필요까지는 없는 것으로 보여 무승부 가능성을 포함한 홈팀 사이드로 바라보고 싶고요.

브라가와 생테티엔의 경기는 포르투갈리그의 자존심 브라가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지만, 1차전에서 생테티엔이 비록 홈이지만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는 점이 두렵고, 0:0 무승부가 나온 후의 역대 결과가 7승 4패로 홈팀이 우세이긴 하지만, 그러한 확률에 배팅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머지 두 경기는 자세히 살펴 보지 않았고, 같은 리그끼리 경기를 한다는 점과, 제니트의 최근 폼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네요. 물론 스코어상 여유있는 브레멘도 그렇고, 역대 1점차 승부의 역사에서 '원정 승'은 쉽게 실현되지 않겠다는 느낌은 오지만요.


IV. 홈사이드 배팅을 추천하며..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와서, 분석글을 짧게 쓰려고 했는데, 또 생각보다 길어져버렸네요. 정말 프로토 분석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그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에 제한이 있다 보니 배당흐름 같은 것도 살펴 보지 못하고, 자료도 직접 찾아보지 못하는 게 답답할 뿐이네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서인지 집중을 해도 다른 일을 걱정하게 되고, 분석글을 쓰는 시간이 길어지면, 다음날이 걱정되고 하는 게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스포츠경기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자료해석이나 숫자통계내는 것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정말 제 자리만 잡고 결혼만 하게 되면, 프로토 분석에 온 힘을 집중해서 한 번 해 볼텐데, 공부와 관련하여 이것저것 잡념이 많은 것도 패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은 역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잡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프로토 분석과 관련해 욕심이 많습니다. 추후엔 프로토가 재테크가 될 수 있도록 경기력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배팅업체와 오즈메이커의 심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와이프가 빨리 배팅하라고 구박할 정도로) 승률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현재는 때가 아닌 것 같지만요 ^^

아무튼 위험요소가 곳곳에 존재하기는 하지만, 아무쪼록 역사가 말해주듯 UEFA컵, 특히 2차전은 홈사이드로 보시는 게 맞지 않을까요? 모두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

* 대놓고(?) 재테크하는 것 같지만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셨거나, 도움이 되셨다면, 아래 광고 한 번씩만 클릭해 주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