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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축제였던 남아공월드컵의 여운은 아직도 가시고 있지 않습니다.

강팀의 대결, 그리고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선수들의 활약만이 기억이 남지만, 참가했던 32개국 선수들은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음 라운드 진출과 탈락, 어쩌면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같은 111패를 하고도 16강에 오른 팀과 오르지 못한 팀이 나눠집니다.

 

막을 내린 2010 남아공월드컵을 리뷰하면서 승부를 뒤바꿔버린, 흥미롭고도 짜릿했던 결정적 승부처를 뽑아봤습니다.

 

1. 알제리 게잘의 퇴장 (알제리 0 : 1 슬로베니아)



알제리는 C조에서 가장 다크호스로 지목하던 팀이었습니다.

알제리는 미국에게 아쉬운 결승골을 내 주며 결국 단 한 점도 넣지 못하며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3경기 2실점의 탄탄한 수비력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알제리가
가장 해 볼만한 경기는 슬로베니아와의 1차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교체로 들어온 공격수 게잘(시네아) 20분만에 경고 2장을 받으며 퇴장을 받고 맙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손을 쓰다가 주심에게 걸린 것입니다.

그리고 수적 열세에 놓인 알제리는 로베르토 코렌에게 한 골을 허용하고 맙니다. 그리고 패합니다.


2. 남아공 쿤 골키퍼의 퇴장 (남아공 0 : 3 우루과이)




개최국 남아공은 4강팀 우루과이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포를란에게 선제골을 내 주었지만, 특히 후반에 체력적인 부분에서 우위를 보이는 듯 하면서 추격을 가하고 있었습니다
.

하지만, 경기종료 15분을 남기고 우루과이 수아레즈의 역습에 골키퍼는 수비를 하지만, 주심은 바로 레드카드를 꺼냅니다. 정상적인 수비 과정이었는지, 수아레즈의 발을 고의로 걸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아무튼, 우루과이에게 PK가 주어지고 남아공은 추격 의지를 상실해 버리게 됩니다. 골득실이 중요했던 A조에서 이 경기가 0:1 로만 끝났어도 남아공의 16강 진출이 가능할지도 몰랐다는 점에서 이 퇴장은 개최국에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3. 나이지리아 케이타의 퇴장 (그리스 2 : 1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는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 33분 사니 케이타의 퇴장으로 인해 수적 열세 끝에 뒤집히고 맙니다. 그리스가 그렇게 공격적이었던 게임도 처음이었던 듯 합니다.

가격하려는 포즈만 취했던 케이타는 그리스 선수의 헐리우드 액션으로 인해 퇴장을 당합니다. 오심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게 심판은 보는 것만으로 판단하기 때문이고, 충분히 가격했다고 판단할만한 포즈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에게 좋은 일이 되었지만, 케이타 입장에서는 직접 가격하지 않고 퇴장당한 게 억울할 것이며, 이로 인해 나이지리아는 2패를 안고 마지막 경기를 치러야만 했습니다.

나이지리아가 한국과 다시 한 번 붙고 싶다고 했다고 했다더군요. 케이타에게 기회를!

4. 호주 해리키웰의 퇴장과 PK (가나 1 : 1 호주)




퇴장으로 인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나라가 하나 있다면 베이백 감독의 호주였습니다. 호주는 마지막 경기에서 세르비아를 격파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독일에게 0:4 로 패한 것만으로 너무 약체로 평가받았습니다.

1:0 으로 앞서고 있던 호주는 가나의 공격시 해리키웰이 핸드링 파울을 범한 것으로 인정되며 퇴장 및 PK 가 주어집니다. 그리고 아사모아기안은 차분하게 골을 넣으며 동점골을 만들었습니다. 수적 열세 속에서도 승리 기회를 몇 번이나 만들면서 무승부를 이끌어 낸 호주의 투혼이 빛났습니다.

호주가 보여준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독일전에서 퇴장당한 케이힐, 그리고 가나전에서 퇴장당한 해리키웰, 두 퇴장만 아니었으면 16강에 갔을지도 모르는 호주입니다.

이 판정을 내렸던 로세티 주심은 아르헨티나vs멕시코 테베즈 골 오심으로 월드컵에서 퇴출당했고, 자국에서 주심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5.
야쿠부의 거저 먹기슛 실패 (나이지리아 2 : 2 대한민국)

 



야쿠부(에버튼)의 거저먹기 그냥 발로 대기만 했어도 들어가는 슛 슛팅의 실패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기쁨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2:2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나이지리아의 공격에 고전하던 대한민국은 야쿠부의 노마크 슛팅이 빗나가면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사상 첫 원정 16강의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게 들어갔다면, 나이지리아는 12패로 16강에 진출할 수도 있었던 아쉬웠던 순간이었고, 우리 국민들에게는 흥미롭고 짜릿한 순간이었습니다.

 

 

6. 람파드의 골이 골로 인정되지 않은 오심 (16, 독일 2 : 2 잉글랜드)



누구나 알고 있을법한 화제가 되었던 오심입니다.

 

1:2 로 뒤진 상황에서 잉글랜드 람파드의 중거리슛은 너무 멋졌고, 그것은 골라인을 통과했습니다. 골이 분명한 데 골로 인정되지 않은 상황, 하지만 오심도 경기의 일부이고 이미 시간은 지나갔습니다.

 

그게 들어갔다면, 독일 수비가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잉글랜드가 8강에 갔다면 아르헨티나와 어떤 승부를 펼쳤을까요? 그 장면이 아니었어도 독일이 승리했을지도 모르지만, 그 판정 하나는 경기 흐름을 바꿨습니다.

 

7. 일본 세번째 키커 고마노의 페널티킥 실축 (16, 파라과이 0 : 0 일본, PK 파라과이 승)

 



파라과이와 일본은 서로 수비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전후반 내내 0 : 0 무승부를 기록합니다.

그리고 PK 에 임했던 양팀, 파라과이는 침착한 모습을 보여 준 반면, 일본의 세번째 키커 고마노는 골대 상단을 맞추는 실축을 하고 맙니다. 고마노의 표정은 너무 안타까워보여습니다.

파라가이 비야르 골키퍼의 대단함이 느껴졌으며, 일본 선수들이 PK 에 자신감이 없다는 인터뷰를 경기 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


8. 다비드비야의 오프사이드는 골로 인정되고 (16, 스페인 1 : 0 포르투갈)

 



스페인에게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바로 이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포르투갈의 코엔트랑을 활용한 측면 역습은 스페인에게 매우 위협적이었습니다.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스페인은 어떻게 골을 성공시키지만, 그 골은 명백히 잘 보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습니다. ‘0.22m 의 차이라는 동영상으로도 배포되고 있지만, 22cm 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심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전반적으로 판정이 스페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던 이 경기, 만약 비야의 골이 인정되지 않았다면? 현재 우승 트로피는 누구에게 돌아갔을까요?



9. 우루과이 수아레즈의 신의 손, 가나 기안의 실축 (8, 우루과이 1 : 1 가나, PK 우루과이 승)

 



1:1 로 정규시간을 마무리한 우루과이 선수들은 빨리 지쳐 버립니다. 고지대에 많은 적응을 했던 가나 선수들의 체력적 우위가 드러난 연장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셋피스 상황에서 결승골이 나왔습니다
.

하지만, 이를 수아레즈는 손으로 막아냅니다. 현대 축구 규칙에 회의가 드는 순간이었지만, 수아레즈로서는 감성적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습니다
.

곧 이어 등장한 기안은 이를 실축하고 맙니다. 분위기는 우루과이쪽으로 넘어가버렸고, 아프리카의 어린 검은 별들은 페널티킥에서 마인드콘트롤을 하지 못하며 패하고 맙니다
.

수아레즈가 손으로 막지 않았더라면, 기안이 PK를 성공시켰다면 가나는 4강에 진출했을 것입니다. 평가전에서 네덜란드에게 1:4 로 패하며 무기력했던 모습을 보여주었던 가나이기에 네덜란드의 대항마로는 우루과이가 더 적합했을지 모르지만, 아프리카 월드컵 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쓰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습니다.

 

10. 파라과이 카르도소의 PK 실축과 오심 (8, 파라과이 0 : 1 스페인)

 



스페인이 실력도 갖췄지만, 행운도 대단했다는 팀이었다는 것을 보여준 결정적인 경기였습니다
.

팽팽한 0:0 승부를 지속하던 스페인과 파라과이의 8강전에서 카르도조를 수비하던 피케의 핸드볼은 파라과이의 PK를 이끌어냈고, 카르도조는 PK를 차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가면서 실패하고 맙니다. 이후 사비 알론소의 PK를 비야르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한 편의 페널티드라마가 연출되었습니다
. (http://v.daum.net/link/7909003 )

그런데, 엄밀히 카르도조가 차기 전에 스페인 수비수들이 움직였고, 따라서 카드로조가 슛을 성공한 경우에는 어드벤티지가 적용되지만 실패했기 떄문에 다시 차야 했습니다. 오심이었던 것입니다.

만약 카르도조가 그 골을 넣었다면 선제골을 넣은 파라과이를 상대로 스페인이 승리할 수 있었을까요? 정말 흥미로운 승부처였음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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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의 승부처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직접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써 보고 나니 확실히 월드컵 같은 단기전에서는 실력도 필요하지만 운도 따라야 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시험이 그렇고, 모든 시상식이 그렇듯 말입니다.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며칠간 포스팅을 못 하고 어제 저녁에 처음으로 들렀습니다. 이제 월드컵도 끝나고 해외축구 시즌을 준비하기 시작해야겠습니다. 이제 좀 여유가 있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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