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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역사와 함께 해 왔던 스포츠인만큼, ‘문화적인 양태를 무시하고 바라볼 수 없는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남아공월드컵 우승트로피는 스페인이 들어올렸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팀은 잉글랜드를 4-1 , 아르헨티나를 4-0 으로 대파하면서 승승장구했었던 독일 대표팀임을 부인할 수가 없울 것입니다.

준결승 스페인을 상대로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가장 신나는 축구를 보여주었던 독일대표팀은 월드컵 기간에 여러가지 이슈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1. 미남 감독 요하임 뢰브 감독에 대한 여성팬들의 찬사

2. 독일의 승부예측을 모두 적중한 점쟁이 문어 파울

3. 세대교체 완벽하게 이룬 노이어, 외질, 케디라, 뮐러, 보아텡 등

 

이런 이슈들 외에, 역사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축구 역사의 발전의 단면을 보여주는 숨겨진 이슈를 독일 축구는 하나 만들어냈습니다.

 

독일 축구에서, 다음 선수들의 공통점을 찾아 보세요, 포지션별로 적어 보겠습니다.

포돌스키, 클로제, 카카우, 마리오고메즈 (FW)

외질, 케디라, 트로초브스키, 마르코마린 (MF)

보아텡, 아오고, 타스치 (DF)

 

찾으셨나요?

 

11명의 선수의 공통점은 바로 이민자 출신인 독일인이라는 것입니다.

 

그 중 순수혈통이 아닌 혼혈(메수트 외질, 사미 케디라가 대표적) 선수들이 팀을 이끌었다는 것이 상당히 주목할만한 사실입니다. 외질은 터키,독일 혼혈아이고, 케디라는 튀지니,독일 혼혈아 출신입니다.

 

독일은 중세 이래 1871년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통일되기 이전, 꾸준히 분열 상태에 있었습니다. 통일이라는 명목하에 게르만 민족성을 강조하며 순수 혈통을 강조하였고, 그것은 히틀러의 나치즘, 곧 유태인 학살이라는 역사적 비극으로밖에 남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혈통만을 강조하는 독일이 민족간 화합을 축구를 통해 시도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독일 내에서 터키계의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갈등이 있어 왔는데, 메수트 외질이 미들라인에서 독일 공격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은 사회전체가 통합된 분위기로 거듭나고 있는 데 크게 일조하였습니다.

월드컵이 열리기 전, 보수를 지향하는 우파는 (프랑스 혁명 당시 보수성향의 지롱드당이 우측에 위치했다고 해서 우파, 진보성향의 자코뱅당이 좌측에 위치했다고 해서 좌파라 불린다고 합니다) 이러한 독일 선수들의 이민 문제와 혼혈 문제를 문제삼는 여론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우려는 혼혈아들이 독일을 위해서 열심히 뛸 것이냐그들로 인해 독일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였습니다. 하지만, 독일 성적의 중심에는 순수 혈통인 토마스뮬러, 필립람, 슈바인슈타이거 등도 있었지만, 이민계 혹은 혼혈계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습니다.

 

폴란드에서 이민 온 클로제와 포돌스키는 공격라인의 한 축을 맡았고, 미들에서 미하엘 발락의 공백을 메꾼 것은 사미케디라였으며, 앞서 언급했듯 외질은 독일 공격의 전체 흐름을 이끌었습니다.

 

뢰브 감독은 평가전에서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승리뿐만 아니라 상대를 크게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듯, 몰타, 헝가리, 보스니아를 상대로 연속 3득점씩을 넣으면서 상대를 압도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남아공월드컵 1차전 호주전. 포돌스키에 의해 선제골이 빨리 터졌고, 꾸준히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발락의 공백을 케디라(튀니지계 혼혈인)가 완전히 메워주면서 호주의 공격을 완전히 차단한 것도 주요했습니다. 비록 56분 호주 케이힐의 퇴장이 대승에 어느 정도 작용하기는 했지만, 브라질 출신으로 이민한 카카우가 마지막 골을 넣는데까지 독일은 상대를 다시 한 번 압도했습니다.

 

비록 세르비아에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0:1 로 패했지만, 가나전에서 메수트외질은 멋진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오심의 도움도 있었지만, 잉글랜드에게 4-1 로 승리를 거두고, 그 여세를 몰아 아르헨티나에게 4-0 으로 승리한 독일축구는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준 모습이었습니다.

 

스페인의 무서운 공격력을 고려해 소극적인 축구로 나섰던 독일 축구는 4강에서 전력차를 드러내며 패하고 말았지만, 우루과이전에서 멋진 펠레스코어 역전승을 이끌어내면서 3위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축구에서 상대를 압도한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력이 갖춰질 때 가능합니다.

 

독일의 골패턴은 골대 근처의 선수들이 짧고 긴 패스를 받아서 정확하게 찔러 넣는다는 것인데 (유로2008에서 이번 월드컵까지 변화가 없었습니다),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허물어뜨렸던 그 조직력은 독일이라는 이름 하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공수전환 후 빌드업을 통해 빠른 페너트레이션으로 측면에서 기회를 만들고, 그것은 골대 앞의 선수에게 정확히 연결되어, 상대의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그 환상적인 조합은 오픈 마인드의 산물이었습니다.

 

이번 독일 대표팀은 모든 선수가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었습니다. 이미 대표팀 소집전부터 개방된 마인드로 선수들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그 배경이 마련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게르만의 혈통, 그것은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선수들은 국적과 혈통에 관계없이 실력에 의해 경쟁했으며, 뢰브 감독 및 축구관계자들의 열린 마인드는 독일을 더 강한 팀으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프랑스대표팀이 1998년 많은 아프리카계 선수들을 이끌고 우승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 준 조화는 지단이라는 구심점의 부재로 인해 흐트러졌고, 도메네크 감독과 선수들의 불화로 예선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던 프랑스와 대조적입니다. 또한, 이탈리아의 리피 감독이 미국과 이탈리아 동시국적을 가지고도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고 밝힌 쥐세페 로씨를 소집명단에서 제외하는 고집을 부리며 예선탈락했던 것과도 대조적입니다 


 


독일이 월드컵에서 보여준 가장 큰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습니다. 동메달을 목에 걸고 독일의 모든 선수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는 화합의 미(
)가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2년후 유로2012가 열립니다. 그리고 4년 후에는 브라질에서 다시 한 번 선수들에게 있어서의 꿈의 무대가 펼쳐지게 됩니다. 외질, 케디라, 그리고 마르코마린 등은 아직 많이 어립니다.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선수들이고 독일 대표팀의 중심에 있을 선수들입니다. 2년 뒤 유로대회에서, 그리고 4년 뒤 가장 기대되는 선수구성을 갖춘 독일대표팀의 활약은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역사적인 불협화음을 깨버리고, 화합으로 승화시키며, 역사의 발전과 진보에 기여한 이번 월드컵 독일축구의 모습은 세계화 시대에 있어서 하나의 귀감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오전에 등록해야 했던 글인데, 시간이 안 되서 이제야 등록을 하게 되네요.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던 주말이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것은 꽤 의미있는 일인 듯 합니다. 

프로토 58회차의 경우, FA컵 5경기로 축구는 구성되어 있네요. 지난 주말 상승세를 보였던 제주와 하락세의 울산이 맞붙는 것도 흥미롭고, 포항을 홈에서 상대하는 광주도 흥미롭습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축구선수들은 이곳저곳으로 몸값을 올려가며 이적을 하고 있네요. 지속적으로 그 부분에 대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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