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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리던 최고의 빅경기가 오늘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렸습니다. 선수들의 여자친구 및 부인도 많이 왔었고, 더욱 열기가 느껴지는 경기전이었습니다. (사진은 슈바인슈타이거와 마리오고메즈의 여자친구)

스코어상으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지루한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수비축구의 멋을 아는 분들에게는 매우 멋진 경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준결승에서 독일을 압도하면서 2년전 유로2008 결승전의 스코어(1-0)를 재현하며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여 독일축구는 스페인축구의 상대가 안 됐습니다. 시작전부터 분데스리가 연합팀 vs 바르샤+레알마드리드 연합팀 이라는 느낌으로 관심을 모았는데, 조직력으로 일관된 독일 축구가 조직력뿐만 아니라 현란한 개인기로 무장한 스페인 축구를 당해내지 못하는 것으로 결론내려졌습니다.

 

그럼, 이 경기를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 보았습니다.

 

뢰브와 델보스케의 전술 : 스페인의 승리

 

스페인은 지속적으로 공격지점에서의 점유율을 높여나가며 독일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조심스러웠습니다. 평소의 패싱게임을 그대로 전개하면서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사비나 이니에스타라는 정확한 킬패스가 가능한 선수들은 단 한 번의 기회를 노렸고 창의적인 플레이가 가능했던 다비드비야와 페드로가 공격라인을 주도했습니다.

 

반면 독일은 그동안의 축구와 다른 축구를 펼쳤습니다. 마치 무리뉴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바르샤를 막았던 그 전술을 구사하기라도 하듯 수비라인을 아래로 끌어내리면서 수비에 집중했습니다. 독일의 수비조직력은 빛났지만 스페인의 패싱게임에 진영이 시간이 갈수록 흔들렸고 무엇보다 체력적 문제를 드러내자 후반 중반부터는 지속적인 스페인의 공격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스페인의 델보스케는 토레스를 제외하는 등 강승부수를 두었고 그것은 성공적으로 결론지어졌지만 (결과적으로) 나바스 등 측면을 활용한 공격을 시도해 보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과감한 선수 교체 또한 없었고, 역시 안정을 추구하는 감독의 모습이었습니다.

 

뢰브 감독은 토니크로스를 투입하는 용병술을 사용합니다. 어린 크로스의 데뷔전은 생각보다 빛났습니다. 하지만, 스페인의 카시아스에 막힌 0-0 상황에서의 슛팅은 너무나 아쉽습니다.

공격라인의 위협 정도 : 스페인의 승리



독일은 수비에 치중하다보니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전에서 위협적이었던 외질-클로제, 슈슈(슈바인슈타이거)-클로제 등의 공격라인은 별 위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방송에서는 뮐러의 부재를 원인으로 들지만, 독일이 강력했던 미들라인에서 스페인에게 압도를 당했기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트로초브스키 또한 넓은 활동량을 통해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뮐러가 창의적인 공격력과 정확도를 동시에 지녔다는 점은 몇 번의 결정적 찬스를 처리하는 능력에 있어서의 아쉬움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의 전개 과정에서 뮐러의 부재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스페인의 페드로는 빠른 공격을 통해 우측을 휘저었습니다. 그리고 비야는 다소 부진했음에도 상대 수비수들의 견제를 통해 다른 선수들이 더 쉽게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여유공간을 만들어줬습니다. 이니에스타와 사비의 패싱게임 또한 현명했습니다.

 

2-3차례 터진 독일의 역습은 상당히 위협적이었지만, 매번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며 수비수들을 지치게 한 스페인의 공격라인에 한 표를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비라인의 안정성 정도 : 전반 독일, 후반 스페인의 승리

독일의 수비조직력은 매우 강력했습니다. 거의 9백 또는 10백에 가까운 수비축구를 펼치며 역습만을 노렸던 독일 축구는 스페인의 패싱게임에서 공간을 잘 허용하지 않으며 수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반에 스페인도 그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는데, 이는 독일의 수비조직력이 수비에 더 치우치면서 더욱 강력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후반 페드로가 우측의 보아텡을 흔들면서 그걸 보다 못한 뢰브 감독은 얀센을 투입합니다. 그 시점부터 독일의 수비조직력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또한, 패싱게임으로 상대를 끌어내는 스페인의 플레이는 독일의 수비수들을 지치게 하였고, 그것이 임계점에 달하는 순간 스페인의 공격은 더욱 박차를 가했고 독일의 수비는 쉴 새 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코너킥 상황에서 푸욜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독일의 수비축구는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에 선취골을 내 주면 힘들 듯.



스페인은 선취골을 넣고 수비모드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최전방에 한 명을 세우고 역습 찬스를 맞이했죠. 페드로가 욕심을 부리다가 토레스가 월드컵 첫 골을 넣지 못한 장면은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스페인의 마지막 5분은 상대팀에게는 잔인했습니다. 그 엄청난 수비, 공격지역에서 코너킥으로 상대 가지고 놀기는 이번 경기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스페인 축구를 좋아하는 분들은 이런 플레이를 매력적이라 표현합니다. 스페인은 지키고자 하면 지킬 수 있는 팀입니다. 독일의 수비조직력이 초반엔 돋보였지만, 결국 스페인의 수비가 더 빛나 보였습니다.

 

펠레의 저주는 이어지고, 문어의 예측 적중!  체리쉬의 징크스는?

 

펠레는 이번 월드컵 우승후보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을 지목했는데 세 팀 모두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펠레의 저주는 정말 대단한 듯 싶습니다.

그리고 독일의 경기결과를 제대로 예측해 온 문어 파울은 스페인의 승리를 예측했는데, 또 적중했습니다. ‘파울이 대단했던 건 세르비아에게 독일이 패한다는 것을 적중한 것일 것입니다.

 

체리쉬의 징크스 또한 이어졌습니다. 16강은 순조롭게 흘러갔으나, 8강부터 응원하는 팀이 모두 탈락했습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가나, 파라과이가 모두 탈락했고, 4강에서 우루과이, 독일이 탈락했습니다. 예측과 응원은 이래서 달리 해야 하나 봅니다. 결승은 스페인을 응원하렵니다.

 

 

독일축구는 아름다웠다. 클로제와 뮐러 득점왕 기대할 수 있다.

 



독일축구가 그동안 보여준 화려함에 매료되어 독일 축구를 응원하며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돈은 프리뷰의 예측대로 스페인에 걸었습니다. 스코어는 비록 1-0 이지만, 명승부는 명승부였습니다.

 

이제 월드컵에서 최초로 결승에 진출한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월드컵 첫 우승을 놓고 자웅을 가리게 됐습니다. 독일은 우루과이와 3-4위전을 치르게 되며, 오히려 득점왕 경쟁을 치르고 있는 뮐러와 클로제에게는 득점왕 관점에서는 3-4위전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독일의 어린 축구와 뢰브 감독은 스페인을 만나기전까지 화려한 축구를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4강에서 전력차이를 드러내며 무너지고 말았지만, 그동안의 독일 축구에는 많은 박수를 보내도 모자랍니다. 세대교체에 완전히 성공한 독일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은 4년 후가 더 기대됩니다. 그리고 득점왕은 우승의 부담이 없는 독일의 뮐러 혹은 클로제가 탈 수 있길 기원해 봅니다.

ps. 보너스로 스페인의 승리를 예측했던 문어 오라클 파울의 예측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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