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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승리 예측의 근거들이 큰 의미가 없는 이유

 

많은 사람들은 이 경기 스페인의 우세를 예상한다. 독일vs아르헨티나와는 달리 다소 일방적인 시각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야후 판타지만 해도 스페인의 4강 진출을 90% 의 유저가 보고 있다. 도박사들 또한 스페인이 90분 내에 승리한다는 선택에 1.5배당도 주지 않았다.

이러한 트렌드 때문인지 스페인의 우세를 예측하는 분석글들이 많다. 하지만, 무슨 근거들이 그렇게 많은지.. 스페인이 이긴다고 예측할 수 있는 근거는 단 하나다.

 

전력상 스페인이 분명한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며, 선수들의 몸값의 합만 따져도 몇십배 차이가 난다. 그동안 스페인이 보여주었던 월드컵 성적이나 A매치 성적들을 놓고 봐도 파라과이보다는 절대 우위이다.

 

모든 이들이 스페인의 승리를 예측하며, 필자 또한 스페인의 승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분석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스페인이 더 강하고, 더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긴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조금 유식하고 그럴듯한 근거를 댄다면, 델보스케 감독이 포르투갈전 장신요렌테를 투입한 것이나 파브레가스의 창의적인 플레이 등을 들 수 있겠지만, 그것이 파라과이를 압도할 수 있는 직접적 근거를 제시해주지 못한다.

 

스페인이 더 강하기 때문에 이길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고, 그걸 구구절절히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강팀이 이길 수만은 없는 것이 바로 축구다. 

 

프리미엄리그 챔피언 첼시가 웨스트브롬위치와 붙었을 경우를 가정해 보자.

첼시의 승리를 예측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원을 장악할 수 있어서? 드로그바가 있어서? 웨스트브롬위치가 약하니까? 그 모든 이유는 더 첼시가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뭉퉁그려서 설명할 수밖에 없다.

 

더 강하다는 표현 하나면 된다. 강팀이 승리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보다는 차라리 관전포인트를 나열하는 것이 나을 듯 하다. 그걸 구구절절 나열하는 작업 또한 흥미로울 수 있지만, 예측의 근거에서 강하다는 집합의 부분집합, 그 이상이 아닌 것이다.

 

이번, 스페인과 파라과이의 경기 또한 마찬가지다. 스페인의 승리 확률이 분명 더 높다고 보지만, 가치있는 글이 되기 위해서는 파라과이가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그 가능성의 근거들이 차라리 더 의미있다고 할 것이다.

 

 

파라과이가 스페인을 꺾을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그래서, 스페인이 파라과이를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전제한 후, 반대의 측면도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역발상은 의미있는 작업이며, 그러한 발상이 현실로 나타났을 때 느껴지는 쾌감은 상당하다.

 

크게 세 가지로 살펴 보았다.

1. 4경기 1실점의 철벽 수비

 

파라과이는 남미 축구 중에서도 수비조직력을 중시하는 팀 중 하나이다.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뉴질랜드, 일본을 상대로 단 1실점만을 했다. 특별히 공격라인이 강한 팀을 상대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지만, 적극적인 수비축구는 남미 지역예선에서도 나타났다.

 

브라질을 상대로 11,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1무를 거둔 파라과이는 남미예선에서 브라질에 이어 두번째로 적은 실점을 하였다. 충분히 검증된 수비라인이며, 노장들의 체력문제는 약점이지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포백라인이다.

 

파라과이의 수비는 포르투갈 등 다른 수비중심적인 축구를 구사한 팀과는 다르다. 단순 조직력과 힘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하는 가로채기를 통해 강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앙 미드필더인 카세레스와 리베로스 또한 공격보다는 수비에 적극 가담하며 수비지원을 해 준다. 사실상 파라과이 축구는 강팀을 상대로 6명이 수비하며 역습을 노린다.

 

2. 스페인의 지나친 패싱게임과 중앙 의존적 플레이

 

스페인은 지나친 패싱게임으로 스위스에게 0:1 로 패한 바 있다. 스위스의 히츠펠트 감독은 젤손 에르난데즈를 측면으로 돌리면서 사비와 사비알론소를 경계했다. 실제 사비가 제 플레이를 해 주지 못하고 이니에스타와 비야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시점에서 스페인은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스페인은 방식을 변화하지 않고 여전히 상대에게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점유율 축구를 선보였다. 마찬가지로 포르투갈을 압도하지 못했다. 포르투갈은 스위스보다 빠른 역습에 능한 팀이기 때문에 실점을 하지 않았지만, 역습에 더욱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의 중앙의존적인 플레이는 측면에서 카프데빌라와 세르히오라모스가 진격을 해도 결국 중앙으로 공을 내 주고 말게 한다. 라모스의 경우 측면에서 끝까지 돌파하여 직접 슛팅을 날릴 수 있지만 카프데빌라는 공격 가담 또한 자신의 머리를 기대하는 수준 정도이다. 라모스를 활용한 측면이 살아나지 못하는 한 스페인은 수비가 강한 팀을 상대로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없다.

비야의 골이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지 않으면서 운 좋게 8강에 진출한 스페인 축구의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델보스케 감독이 상당히 안정적인 감독이라는 점에서 힘들 듯 하다. 과연 스페인이 측면에서의 플레이가 가능한 나바스(세비야)등으로 파라과이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3. 역사적인 문제 :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파라과이와 스페인의 월드컵 징크스

 

올해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지 199년째 되는 해이다. 파라과이는 식민지 시절, 그리고 그 이후 많은 분쟁과 전쟁들을 겪어야 했으며 피의 역사로 남아 있다. 우리는 일본을 상대할 때 경기력이 배가 된다. 같은 이치이다.

 

실제 파라과이는 스페인을 상대로 한 번도 이기지는 못했지만, 전후반 90분동안 2번의 무승부를 냈다. 강한 정신력을 통해 0-0 무승부를 두 번 만들어 낸 바 있다.

 

스페인은 1950년 이후 60년동안 4강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의 월드컵 징크스를 깨뜨릴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에서 개최국 대한민국에게 패한 아픔의 역사도 있다. 그것은 스페인이 월드컵 이전 전력을 많은 팀들에게 노출하면서, 너무 스페인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대결해서일 수도 있다. 히츠펠트 감독은 실제로 3 15패의 상대전적 열세를 뒤집는 결과를 냈다.

 

파라과이의 문제점은 골결정력

 

물론, 파라과이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골결정력 부족이다.

 

파라과이는 카르도조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넬손 발데즈는 이타적인 플레이는 하지만 결정력은 매우 부족하며, 바리오스와 산타크로스는 여전히 공중전에서만 역할을 하고 있다. 감독이 벤피카에서 많은 골을 넣으며 포르투갈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카르도조를 기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총격을 입은 카바냐스의 공백은 생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4경기에서 단 3골만을 넣고 있고, 공격수의 득점은 단 한 골도 없다.

 
파라과이가 4강에 진출할 가능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4경기 1실점이라는 철벽수비와 중앙미들의 수비가담능력은 파라과이를 8강까지 이끌었다.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자신감도 존재하는 파라과이이다.

앞서 말했듯이 스페인의 승리 확률을 미세하게 높게 보지만, 도박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스페인의 배당에는 전혀 베팅할 가치가 없다
. (세계적 베팅업체인 윌리엄힐은 스페인의 90분 이내 승리에 1.44의 배당률을, 4강 진출에 1.17의 어이없는 배당률을 제시하고 있다) 

스페인의 중앙중심적인 약점과 파라과이 4백라인의 안정성과 중앙미들의 수비가담은 묘하게 매치되기 때문이다
.

스페인 축구는 22연승을 하는동안 충분히 많은 팀들의 연구대상이 되었고, 미국과 스위스가 한 번씩 이를 격파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아시아의 사우디와 한국 또한 1점차 승부의 선전을 보였다
.

파라과이가 선제골을 이른 시간에 내 주지 않는다면 이 경기는 파라과이 입장에서는 한 번 해 볼만 하며, 산타크루스나 카르도조(제발 좀 쓰자)의 역습을 한 번 노려 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

비록 필자가 약팀인 파라과이를 응원하기는 하지만, (스페인의 플레이 얘기가 없다고 해서) 스페인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스페인의 승리를 예측하는 근거들을 늘어 놓는 작업은 큰 의미가 없기에, 파라과이의 장점들과 스페인의 약점을 통해 이변 가능성을 한 번 찾아 본 것이다. 물론, 0:0 무승부나 파라과이의 1:0 승리는 현실성 있는 스코어이다.

 

여담으로 파라과이가 4강에 진출한다면, 파라과이 응원녀 라리사 리켈메가 세미누드를 펼칠 것이라고 했고, 우승하면 올누드로 파라과이 시내를 활보한다고 했다. 그것을 기대하는 일부 남성팬들은 파라과이의 승리를 응원할 것이기에, 이 경기는 또 하나의 흥미거리를 제시한다. (저는 볼륨감 있는 여자를 안 좋아해서 별로^^)

 

아르헨티나vs독일 전에 쏠려 있는 관심의 이유 또한 스페인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일 것이다. 가나는 돌풍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탄탄한 수비축구를 하는 파라과이의 이변을 기대하며, 지켜 볼 내일 새벽이 많이 기대된다.


요즘 티스토리와 다음view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듯 합니다. 손가락이 보이지도 않고, 추천수는 볼 때마다 다르고, 아예 글이 안 보이기까지 합니다.

 

급히 나가야 해서 댓글에 답을 못하고 갑니다. 다녀와서 바로 리플 달겠습니다. 댓글 및 손가락 클릭은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