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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르트헤이트의 유산, 남아공의 슬픔



오늘 대한민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열리기 전 (한국시각 11) 개최국 남아공이 프랑스를 상대로 마지막 경기를 치릅니다. 그 경기는 개최국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경기이며, 그 확률도 매우 높습니다.

 

코카콜라 원정대로 남아공에 다녀와서 흑인들에 대한 남모르는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 순박함과 소박함을 가슴에 가득 안고 돌아왔습니다. 항상 그 표정 속에는 남모르는 억눌림 같은 게 섞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아공은 백인이 흑인을 지배하고 착취하던 시절이 있었던 슬픈 역사를 지닌 나라입니다. 아파르트헤이트라는 극단적 인종차별정책과 그 제도속에서 흑인들은 핍박을 받고 지내왔습니다. 남아공의 흑인들은 참정권과 혹은 혼인금지법이나 원주민법수정법, 산업조정법 등 개인의 행복추구권까지 제약하는 16% 소수의 백인이 지배하는 시절을 겪었습니다.

 

남아공으로 가기 전에 보았던 케이프타운을 배경으로 한 영화 월드언씬 (The Word Unseen)에서도 그들의 삶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백인과 한 식탁에서 밥을 먹을 수도 없으며, 유색인 여자를 무차별하게 폭행하는 백인경찰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핍박 때문에 흑인들은 경제적인 궁핌에 시달리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데 자신감도 잃게 되었습니다.

 

1976년 소웨토의 폭동, 그리고 1991년 아파르트헤이트의 페지, 그리고 1994년 넬슨만델라 대통령의 취임까지 인권을 되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고, 2010년 현재에는 세계 3대 우범국가로 불리우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전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이 치러지고 있습니다.

 

 

남아공 사람들과 함께 축구를 보며...

 



(현장 사진은 집에 가서 첨부하겠습니다! 지금 퀄리티 좋은 것으로 계속 구하고 있습니다)

 

남아공 사람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처럼 자국의 축구경기를 응원하며, 자국의 선수들이 선전하길 기원합니다. 어느 나라 사람들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선수단 대부분이 유색인종으로 구성된 남아공축구팀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은 조금 남다릅니다.

 

남아공은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서 0:1 로 뒤진 상황에서 오심으로 인해 쿤 골키퍼가 퇴장당하며 PK를 내 주며 결국 0:3 으로 패하게 됩니다. 그 경기들을 숙소에서 남아공 흑인들과 함께 보았는데 (식당아주머니, Bar 아저씨) 남아공을 응원하는 모습은 정말 순박해보였습니다. 소란스럽지는 않은데 무어라 우리가 못 알아들을 얘기로 응원하더라구요.

우루과이에에 PK를 허용할 때, 그리고 쿤 골키퍼가 퇴장을 당할 때, 아주머니의 표정은 정말 화가 난 모습이었습니다. 옆에서 부부젤라를 부는 아저씨도 조용해졌고, 심판에 대해 막 뭐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언어적인 소통은 되지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이해가 되었지요)

 

작은 Bar 에서 축구를 좋아했던 몇 명의 블로거, 그리고 남아공 사람들만이 함께 했던 작은 공간이었지만 남아공 흑인들의 축구에 대한 열망, 그리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가슴 깊이 담을 수 있었습니다.

 

 

경기흐름을 바꾼 오심, 약소국이기에 받은 판정인 것 같아.

 



남아공 사람들과 함께 보았던 남아공vs우루과이, 후반전 우루과이의 2번째 골의 과정인 PK 판정은 오심입니다.

 

심판의 시야가 가려진 상황이기도 했지만 헐리우드 액션을 통해 우루과이는 추가골을 넣었고, 그로 인해 승부의 추는 완전히 기울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만약 4년전 독일이 같은 상황에 처해졌다면, 골키퍼가 퇴장당하고 PK를 받았을까요? 아마, 우루과이 선수가 헐리우드 액션으로 퇴장당했을 것입니다. 결국 홈어드벤티지를 통해 아르헨티나를 꺾고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독일입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조차 한국과 일본은 일부 유리한 판정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개최국인데도 흑인 중심의 팀 남아공은 심판의 홈어드벤티지를 받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지속적으로 나오는 우루과이에 유리한 판정, 그리고 그 상황에서 아무리 보지 못했다고 하지만 결정적인 오심, 심판에 불만을 드러내던 남아공 아주머니들의 화내는 모습이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우리가 독일월드컵에서 스위스전에서 억울한 판정을 받았던 것처럼 마시모 부사카(스위스) 심판의오심으로 인해 경기의 흐름이바뀐 것과 마찬가지로 남아공은 그 이후 추격의 의지를 상실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골키퍼의 퇴장으로 교체되었던 스티븐 피에나르(에버턴)의 슬픈 모습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축구를 즐겨보던 제 입장에서 0-1 로 뒤지고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첫 게임에서 골을 넣었던 컨페드레이션스컵의 스타 차발랄라의 플레이와 움직임이 살아나고 있었고, 우루과이의 취약한 수비조직력을 생각해본다면 75분 이후 승부를 걸어볼 상황이었습니다.

 

같이 축구보는 사람들에게 75분 이후에 기대해 볼만 하다고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남아공이 추가골을 허용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스위스 심판의 판정 하나는 남아공의 패배만이 아니라, 남아공을 응원하는 모든 남아공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것입니다
.

만약, 남아공이 경제강국, 축구강국이었다면 개최국으로서 이런 판정을 받았을지물론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만,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개최국, 첫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하나?

 



개최국 남아공은 멕시코와의 개막전에서 다 이긴 경기에서 동점골을 허용하며 역전골 찬스가 골대에 맞고 나오면서 승리를 놓쳤고, 우루과이와의 두번째 경기에서는 포를란의 로또슛이 유지되다가 심판의 오심으로 0-3 으로 크게 무너지고 말았고, 16강 탈락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월드컵 역사에선 개최국이 16강에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대부분 축구강국에서 월드컵이 치러졌지만 한일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 또한 모두 16강에 진출했습니다.

 

남아공이 이번에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면 개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징크스는 옛날 얘기가 되고 맙니다.

 

그리고, 현재 그 확률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 A조 순위 -


우루과이 11 (+3)

멕시코 11 (+2)

프랑스 11 (-2)

남아공 11 (-3)

 

남아공이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더라도, 우루과이와 멕시코가 합의하에 무승부를 기록한다면 16강 진출이 좌절됩니다.

 

뿐만 아니라, 우루과이, 멕시코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남아공에 비해 +5, +6 의 골득실을 가지고 있는 멕시코와 우루과이이기 때문에 남아공은 이기더라도 크게 이겨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멕시코와 우루과이 경기는 선제골을 뺏길 경우 동점이나 역전을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현실에 만족하면서 추가실점을 덜 허용하려고 노력할 것이기에, 정말 희박한 확률입니다.


남아공, 16강 진출의 실낱의 희망을 기대한다!




남아공 선수들은 사실상 좌절된 16강 상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반면, 프랑스는 선수들이 팀훈련까지 거부하고 있어서 무기력한 상태입니다. 월드컵 초유(?)태업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도 않고 있는 듯 합니다. 아트사커 프랑스 일부 선수들의 도메네크 감독에 대한 불만은 정말 태업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개최국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를 프랑스 축구단이 보일지, 아니면 아트사커의 자존심을 중요시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프랑스가 강제 태업을 하며 월드컵 사상 최고의 희극을 만들어낼 정도의 분위기인 것은 사실입니다
.

항상 과정과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 세상사이지만, 팀훈련까지 거부하면서 최악의 분위기로 치닫고 있는 프랑스의 분위기를 활용하여 남아공이 대역전극을 펼쳐주길 기대합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프랑스, 이왕 탈락하고 분위기 안 좋은 것, 남아공에게 도메네크 감독에 대한 반항적 성격의 시혜적인 스코어로 패해주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16강 진출도 중요하지만, 슬픈 역사를 가진 남아공의 흑인들에게 자국의 16강 진출이라는 기쁨이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아픔을 지닌 남아공 흑인들이 또 다시 아파하는 모습은 생기지 않길

 

저는 스포츠토토에서 남아공과 대한민국을 응원하며 다음과 같이 토토를 구매했습니다. 트리플은 정말 100원짜리 로또로 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남아공은 5-0 단통으로 박았습니다)


 

체리쉬닷컴은 개최국 남아공과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을 희망합니다!

바파나 바파나~~~!!! 대~~~한 민국!!

남아공은 정말 꼭 진출했으면 좋겠습니다. 흑인들의 친절한 모습에 정 들어버린 것 같아요. 그 친절함이 역사적인 일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아, '슬픔의 친절함' 일지 모르겠네요.

안 좋은 일 대한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꼭 승리해서 16강 진출을 해 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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