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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를 꺾고 8강에 오른 아르헨티나



오늘 새벽(한국시각) 사커시티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는 멕시코를 상대로 3-1 로 승리하면서, 예선 3승의 위엄을 과시했습니다
.

초반 멕시코의 적극적인 공세에 여러 차례 위협을 받았지만, 오프사이드로 선언될 테베즈의 슛팅이 골로 인정되면서 조급해진 멕시코를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마라도나 감독은 초반에 신중한 경기 운영을 펼쳤으며, 메시 중심의 포메이션을 구축하면서 다시 한 번 승리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선수선발에서 비난을 면치 못했던 마라도나 감독은 월드컵에서 단 한 번의 무승부도 용납하지 않으면서 4연승,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준우승 이후 아르헨티나가 거두었던 최고 성적인 8강에 손쉽게 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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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전에서 독일을 만나서 4년전의 리벤지를 꿈꾸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지역예선에서 탈락 위기까지 맞이헀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습니다. 우루과이와 접전 끝에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에 이어 4위로 본선행티켓을 따낸 것입니다. 하지만, 본선에서 아르헨티나는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드러내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체리쉬닷컴은 아르헨티나가 더 강해진 이유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첫번째 이유 : 축구영웅과 함께 하는 선수들, 감독의 선수 개개인에 대한 신뢰

 


(선수들과 친한 마라도나 감독)

마라도나 감독은 자신의 고집으로 선수를 선발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선수 개개인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던 데미첼리스는 그 신뢰를 등에 업고 그리스전에서 골을 넣는 등 더 좋은 경기력으로 그 신뢰에 보답하고 있습니다.

 

메시, 이과인, 테베즈 등에 대해서도 무한신뢰를 통해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멋지게 발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술적으로 무엇을 지시하려고 하기보다는 선수들을 융합하고, 자신이 지녔던 마음가짐을 전수해주기로 유명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침체되어 있을 때, 슬럼프에 빠졌을 때, 브라이언 오셔 코치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 주었습니다. 선수들의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 그리고 감독에 대한 믿음,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과 함께 한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시너지 효과일지도 모릅니다.

 

두번째 이유 : 평가전 조기 종료, 고산지대 적응과 조직력 확보



아르헨티나는 지역 예선에서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고산지대 원정에서 패하는 등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각종 리그가 끝난 후 선수를 일찌감치 소집한 아르헨티나는 평가전을 조기에 종료하고 가장 먼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하여 고산지대 적응 훈련을 펼쳤습니다. 마지막 평가전 또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캐나다와의 경기(5-0 )였습니다.

 

이러한 마라도나 감독의 선택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많았지만, 평가전 일정의 종기 종료는 선수들의 조직력 확충에 큰 힘이 되었고 부상 선수 없이 최선의 전력으로 본선무대에 임할 수 있는 강팀의 롤모델이 되기도 했습니다.

 

3경기 모두 고산지대에서 치르고, 16강전 또한 사커시티에서 치른 아르헨티나는 고산 지대 징크스를 완전히 극복해 버렸습니다.

 

각종 리그에서 리그 도중 소집될 때와 달리, 소집된 후 함께 훈련을 통해 더욱 강한 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매력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번째 이유 : 베론 대신 메시, 메시를 어린아이처럼

 



마라도나 감독은 단 하나의 선택으로 팀을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했던 베론대신 축구천재 메시를 선택한 것입니다.

 

아르헨티나의 플레이메이커는 후안 로만 리켈메의 몫이었지만, 베론에게 그 몫이 돌아갔었고, 그로 인해 비판도 많이 받았던 마라도나 감독입니다. , 메시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며 축구팬들의 원성을 샀었지요.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마라도나 감독은 아르헨티나를 메시에 의한 팀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메시는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직접 슛을 쏘며 골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동료를 향한 이타적인 플레이에서도 매우 높은 성공률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메시에게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위치에서 팀을 조율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러한 메시를 나이지리아와 멕시코전에서 중앙에 위치시키며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한 것은 성공적이었고, 메시는 실제로 골은 넣지 못하고 있지만, 골 없는 MVP가 탄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습니다.

 


(멕시코전 메시의 위치는 테베즈와 이과인의 바로 뒤에서 공격을 지원해주는 역할이었다)

* 남아공월드컵, 메시의 위치와 역할


나이지리아전 : 4-2-3-1 에서 원톱 이과인 뒤 중앙에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
대한민국전 : 4-3-3 에서 우측 공격수로 위치, 하지만, 주로 중앙에서 플레이
그리스전 : 4-3-3 에서 우측 공격수로 위치, 하지만, 주로 중앙에서 플레이
멕시코전 : 4-4-2 (4-3-1-2) 에서 투톱(이과인, 테베즈)를 중앙에서 지원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직접 창의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어느 위치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축구 천재를 마치 어린 아이가 놀듯이 풀어주는 것은 아르헨티나의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주로 메시는 중앙에서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라인을 흐트러뜨리며 팀의 공격라인이 더 편하게 공격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기록상으로는 0 1어시스트이지만, 메시가 사실상 만들어 낸 골이 몇 골인지 세어보신다면 자유로운 메시의 위대함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지역예선에서 베론의 칼 같은 패스에 의해서 셋피스 상황에서 강점을 보이던 아르헨티나가 한 명의 축구 천재가 경기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팀으로 변모해버린 것입니다. 마치 마라도나 감독이 아르헨티나의 전성기 시절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추측컨대, 마라도나 감독은 팀플레이보다는 몇 명의 스타가 골을 만들어내고 이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이기기 위한 전술을 구사하는 현대축구와 과정은 달라도 결론과 지향점은 같습니다.


마라도나 감독이 진정한 명장 아닐까?

 


(기자들에게 V자 표시를 하면서 사진 찍는 친근한 이미지의 마라도나)

마라도나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인 캄비아소와 자네티(이상 인터밀란)를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강승부수를 던졌음에도 4연승으로 8강에 진출하면서 그때 그 비난을 완전히 잠재워버렸습니다.

 

명장이란 말은 주로 전술적인 측면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감독에 통용되는 말입니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선수 개개인에 대한 신뢰를 전적으로 보내며 선수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하며 좋은 성적을 내는 감독 또한 명장일 수도 있습니다.

 

도메네크 감독과 프랑스 대표팀의 전례를 보면, 선수들과 감독의 친밀도나 교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경기 도중 선수들과 뽀뽀를 하는 마라도나 감독의 귀여운(?) 모습에서 아르헨티나라는 팀이 잘 융화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전성기와 함께 했던 디에고 마라도나90년 이후 지금까지 매번 최강의 팀이라 불리우며 8강까지밖에 가지 못했던 과거의 감독들보다 어쩌면 더 명장인지도 모릅니다. 만약 독일을 꺾고 4강에 오른다면, 20년만에 4강에 진출하는 아르헨티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메시를 활용하지 않았던 4년전(http://cherishh.com/entry/wc2006-1 )의 호세 페케르만 감독과는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고 있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독일을 상대로 멋진 리벤지를 펼쳐줄지 기대됩니다.

 

외질vs메시의 대결이라 더욱 설레이는 4강전입니다. 체리쉬닷컴은 이에 대한 멋진 프리뷰를 준비해 놓고 있겠습니다 ^^

 

마라도나 감독에게 친근함이 많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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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주의 시작입니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