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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지나다. 

2010년 9월 축구 승부예측의 전략을 발간하였고, 이제 머지 않아 10년이 된다. 

3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벌써 10년이 된 것이다. 책에 언급된 선수들도 상당수가 은퇴하였고, 많은 대형유망주들이 그라운드와 스타디움을 누비고 있다. 

아이들을 셋이나 낳고 여러가지 일을 병행하면서 먹고 살기에 바쁜 나머지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잠시 미뤄두었다. 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의 개정판을 쓰는 일이었다. 개정판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뭔가 연재 식으로 내가 가진 지식들과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었다. 나이가 들면서 나눔의 즐거움에 대해 실감하고 있다. 

많은 블로그 구독자들에게 개정판을 연재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선뜻 바쁜 일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했을 뿐더러 어느 정도의 원고 준비와 개정판의 방향 등을 다 잡아놓고도 막상 스타트라는 게 힘이 들었다. 아내가 복직하면서 생긴 소중한 여유, 더 늦기 전에 시작해보려고 한다. 

워낙에 글쓰기를 좋아했었기에 이젠 중년이 되어버린 지금도 글쓰기를 한다는 것이 그렇게 낯선 일은 아니다. 또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기에 이번 코로나19 로 인해 내 삶의 즐거움이 사라진 느낌까지 받았고, 그때 또 여러가지 영감이 생겨났다. 

 

승부예측의 전략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이유

승부예측의 전략 개정판은 반드시 필요하다. 필요한 이유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2010년에 발간된 내 책이 업그레이드되어야 할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1. 여전히 수요가 존재한다 : 승부예측의 대중화

절판이 된 이후 계속 책을 구매하고 싶다는 메일이 왔었다. 내게도 가진 책이 1권밖에 남아 있지 않아서 보내드리지 못했다. 중고나라에서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고 그 항의가 나에게 오기도 했다. 무슨 작가가 절판시키고 자기가 판다는 어이없는 내용이었다. 그것은 내가 출판사를 설립했을 떄 가능한 얘기이다. 마침 얼마후 국립중앙박물관에 해당 책이 소장되었고, 구하는 분들에게 알려드렸다. 또, 일정기간 초판의 원고를 그대로 블로그에 공개하기도 했었다. 

즉, 여전히 이 분야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승부예측은 이제 대중화 되어 가고 있다. 합법적인 스포츠토토가 존재하며, 미디어에서도 예측과 관련된 방송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수요를 뒷받침만할 매체는 여전히 부족하며 책은 더더욱 그렇다. 

10년이 지난 지금 둘러보아도 이와 관련된 적절한 전략서는 여전히 없다. 처음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출판사의 권유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런 부분을 원하는 분들이 있어서 때문이기도 했다. 이는 10년이 지나도 마찬가지이다.  

2. 10년이 지났다 : 시의성 개선

10년이 지났다. 10년전 쓴 책에 나오지 않는 팀들, 이미 은퇴한 선수들이 많다. 그만큼 시의성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시의성이란 당시의 상황이나 사정과 딱 들어맞는 성질인데, 10년전 씌여 진 책을 보기엔 전혀 모르는 경기들이 나오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포메이션이나 전술이 더욱 다양해졌다. 과거의 축구가 골을 많이 넣기에 집착했다면, 지금은 실리 축구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실리축구는 많은 이변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것은 승부예측의 전략에서 꼭 다뤄야 할 부분이다. 

3. 축구승부예측의 전략이 아닌 승부예측의 전략 : 야구와 농구도 포함

2010년 발간했던 책에서는 축구만 다뤘었다. 굉장히 후회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당시 출판사에서는 전문성이 중요하다며 축구만 할 것을 권유했었다. 결과론적으로 무엇이 좋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의 생각은 관철되었다. 

우선 야구 판타지리그만 20년째 하고 있는 MLB매니아로서 야구를 뺴놓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야구 분석에 대해 연구했던 지식들들 공유해보고 싶다. 농구 역시 칼말론과 존스탁턴이 활약하던 시기의 유타재즈의 광팬으로 굉장히 연구해왔다. 야구와 농구는 축구와 달리 거의 매일 열린다는 점에서 굉장히 예측해 보는 재미가 있는 스포츠이다. 

또한 지난 책에서 "스포츠베팅은 나쁘지 않다" 는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면 이번에는 오로지 '승부예측의 전략' 그 자체에만 집중해 보고자 한다. 

4. 여전히 프리뷰보다는 리뷰를 원하는 매체의 대안

어릴 때부터 스포츠 경기 보는 것을 좋아했었다. 그 때마다 중계에서 자주 듣고, 또 신문에서 자주 보았던 말이 ‘공은 둥글다’ 라는 말이었다. 공은 둥글기 때문에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당시에는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변이 발생하면 하나의 결과로 기록되며, 매스컴에서는 그 원인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며 리뷰한다. 왜 그랬을까? 는 이미 경기가 끝난 후이다.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그날 어떤 경기가 열렸는지 얘기하는 것이 스포츠뉴스의 주요장면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프리뷰는 다르다. 이는 예측이 포함될 수 있으며, 다양한 관점이 가능하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신선한 관점으로 경기를 바라볼 수 있다면 스포츠를 보는 즐거움은 배가될 것이다. 이것은 승부예측의 전략이 승부예측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연재 형태로 가능하다면 다양한 프리뷰 역시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10년전에도 언급했지만, 리뷰 중심의 축구 문화가 미리 예상해 보는 프리뷰(경기예측) 중심의 축구 문화로 조금이라도 변모하기를 기대한다. 특히 점점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는 현대 축구의 특성과 연결 지어서 말이다. 그저, 예측이 즐거운 오락거리가 되더라도 말이다. 

 

일기일회(一期一會)

수년간의 공부를 했다. 책을 쓴 이후 더욱 부담이 되는 프로팁스터의 위치에서 더 많은 연구를 하며 지식을 쌓았다. 지식을 실전에 적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부분의 전문가로 자부한다. 

너무나 영상이나 자극적인 소재들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에 아직 '글' 이 중심이 되는 매체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행복한 일이다. 글쓰기의 즐거움을 잊고 살았던 수년간의 무료함과 나태함에서 벗어나, 지식을 나누는 즐거움을 실천하고 싶다. 

승부예측의 전략 2020 은 법서를 분류하는 것처럼 총론과 각론으로 나누어보고 싶다. 일반론적인 이야기는 총론에, 개별경기들은 각론으로 분류해서 독자의 편의성 또한 늘리고 싶다. 

이번 도전이 일기일회(一期一會)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