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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인터리그 2차전에서 시카고 컵스는 5점대 방어율 투수에게도 무력한 타선을 보이며 패배했습니다. 집중력의 차이였습니다. 2회 쿠벨의 솔로포와 3회 마우어의 적시타로 리드를 잡은 미네소타에게 홈에서 2연패를 당하고 말았네요. 프로토 덕에 시컵스를 응원하면서 야구를 보았지만, 이렇게 답답한 야구는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경기를 직접 시청한 입장에서 Swarzak 의 공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기록상으론 매우 잘 던진 것 같아 보이지만요. 무브먼트가 유독 잘 되는 날이기도 했지만, 제구가 잘 되지 않아서 볼넷을 1개밖에 허용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시카고 컵스 타자들이 기다리지 못하고 계속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더라면, 조금만 더 기다리는 정교한 타격을 했더라면 스와르작을 무너뜨릴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기를 봤습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하든의 구위는 매우 괜찮았습니다. 비록 특유의 단점인 뜬금포를 쿠벨에게 맞고, 마우어의 빚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면서 2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DL 복귀 이후 미네소타 타선을 상대로 9삼진을 잡으며 '하든'은 '하든'임을 보여 주었습니다. 단, 시카고컵스 타자들의 '세 명의 투수에게 단 1점도 빼내지 못하는 무기력함' 덕에 패배를 안았습니다.

오늘의 원흉은 무조건 후쿠도메입니다.



소리아노와 폰테넛도 테이블 세터의 역할을 제대로 못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소리아노는 후반기에 폭발하런지, 현재는 전혀 공을 제대로 못 맞추더군요, 언제부터 소리아노가 이렇게 무너졌는지... ) 후쿠도메는 결정적인 찬스에서 과감히 삼진을 당하며 기회를 무산시켰습니다.



후쿠도메의 월별 성적입니다. 4월에 0.338 로 반짝 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역시, 봄쿠도메' 라는 별명을 입증이라도 하듯, 6월이 오자 더위를 먹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2사 1,2루에서 한 번 무기력하게 아웃당하더니, 9회말 1사 2,3루에서 결정적인 3구 삼진을 당함으로써 브래들리의 볼넷과 데릭리의 안타,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로 만든 컵스의 희망을 과감히 저버렸습니다. 3구 삼진, 저 역시 살짜쿵 기대를 보았으나, 타자가 '후쿠도메' 였을 때, 미리 포기했었습니다. 대타가 나오면 해 볼만한 게임으로 봤는데, 피넬라 감독은 역시 봄쿠도메에 대한 강렬한 믿음을 선사하며 팬들에게 실망을 주었습니다.

후쿠도메는 컵스가 플옵에 진출하기 위해 트레이드 또는 방출을 통해 '처분'해야 할 선수라고 생각이 됩니다. 컵스의 팜에는 늙은 유망주 Jake Fox 가 있습니다. 물론 메이저에 와서 임팩트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피넬라 감독의 착오가 아니었으면, 침체된 컵스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선수였습니다.

Jake Fox 의 올시즌 기록입니다.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에서의 기록을 첨부합니다)





이미 마이너를 초토화시키고 있고, 메이저에 올라와서도 감독의 기용 성향 때문에 홈런을 치진 못했지만, 대타로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후쿠도메의 상황과는 비교되는 그런 느낌입니다. Fox 가 제대로 중용만 되었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Fox는 대타로 나오거나, 단 1경기 선발 출장하고, 아론마일스의 로스터 복귀에 맞추어 다시 마이너로 내려갔습니다. 6월말 있는 인터리그에서 Fox 가 중용된다고 하는데, 피넬라 감독이 정신을 차리지 않는 한 그 기회조차 보장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런 선수에게 주전 기회를 주지 않는 감독의 용병술 미스가 지금의 컵스 성적을 낳는 데 일조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마이너리그에서의 기록이라지만, 4할에 154타수 17홈런 타자를 마이너로 다시 돌려 보낸 '베짱'이 얼마나 갈지, 그 베짱을 꾸준히 유지하가다는 팀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피넬라 감독은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를 이끌고 116승을 기록했으며, 작년 선수들의 도움으로 NL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타자들이 도와줄 기색이 안 보이네요. 알라미스라미레즈의 부상 이후 타선은 침체되어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부진하며, 오늘부로 4할대 승률로 내려갔습니다.

시선의 차이일 수 있지만, 9회말 무사 12루에서 대타를 기용하며 희생번트를 댄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였습니다. 다음 타선이 상위타선도 아니고, 후쿠도메였는데 그 플레이가 바람직했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점차 승부라면 무사 12루에서 보내기번트를 이해하지만, 1사 23루 상황에서 안타가 나와도 2:2 동점이 된다는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 희생번트 다음에 후쿠도메를 믿었다는 것은 '올해의 감독상'을 어떻게 받았는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리치하든의 복귀가 컵스의 투수진에 힘을 불어넣어주겠지만, 데릭리 혼자 12게임 연속안타로 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컵스의 현재 타선대로라면 더 침체가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제가 컵스팬은 아니지만, 오늘 컵스 야구를 보며 너무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컵스는 구단 페이롤도 많은 팀이고 (돈도 많고), 작년처럼 최고 승률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겨우 이 정도 성적을 내고 있다는 부분에서는 경기력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무엇인가의 변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이크 폭스' 라는 유망주에게 기회를 줘 보면 어떨까 하는 바람과 함께, 오늘 경기 컵스에 배팅한 사람으로서의 아쉬움을 전합니다. 

(쓰고 보니 수비 문제가 걸려 있네요. 후쿠도메를 우익수로 인지하고 썼는데, 현재 중견수로 출장하고 있네요. 현재 우익수를 보고 있는 브래들리를 중견수로 돌리고, 우익수로 팍스를 넣는 것은 어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