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Log

 VS

오늘 저녁 11 (한국시각),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전 세계인의 축제, 남아공월드컵이 그 막을 올린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전 대회 우승팀이 개막전을 치렀는데, 독일월드컵부터는 개최국이 개막전을 치른다. 그래서, 이번 개막전은 A조에서 개최국으로 시드 배정을 받은 남아공, 그리고 북중미 2위로 본선에 오른 멕시코의 맞대결이다.

몇가지 관전포인트로 개막전을 미리 살펴 보았다. 흥분되는 개막전이며, 이에 얽힌 사연도 많다.

 

1. 죽음의 조, 첫 승이 필요하다.

 

남아공, 멕시코, 우루과이, 프랑스가 한 조인 A조는 이번 월드컵 최고의 죽음의 조이다. 혹자는 D조와 G조를 죽음의 조라고 하지만, 프랑스의 흐름이 부진하고 남아공이 개최국의 어드밴티지를 지닌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죽음의 조에서는 어느 한 팀이 치고 올라가거나, 어느 한 팀이 크게 쳐 지지 않는 한 끝까지 그 추이를 지켜보아야 하며, 첫 승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1, 곧 승점 3점을 획득한다는 의미는 차후 경기에서 더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토너먼트 진출을 놓고 다투는 풀리그에서 이겨야 하는 팀’ vs ‘지지 않으면 되는 팀의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지 않으면 되는 팀에게 유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1
승을 한다고 해서 16강 진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첫 승을 안고 출발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2. 남아공, 하필이면 멕시코냐.

남아공의 입장에서는 멕시코와 첫 경기를 치르는 것이 부담스럽다
.

왜냐하면, 남아공은 대부분 경기에서 고산지대에서 경기를 치르는 상대적 이점을 볼 수 있지만, 산악지형에 익숙한 멕시코에게는 그러한 이점을 적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경기장은 해발 1753m 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

남아공이 믿을만한 건, 전통 악기인 부부젤라 뿐이다. 하지만, 멕시코 또한 응원열기가 둘째 가라면 서러운 곳이기 때문에, 다른 유럽팀과 경기를 치를 때에 비해 어드밴티지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

 

3. 개막전 징크스를 지닌 멕시코

멕시코는 그동안 4번의 월드컵 개막전을 치렀다. 이는 독일과 함께 4번으로 가장 많은 횟수이다. 그러나, 멕시코는 그 4경기동안 1 3패로 부진했다. 아기레 감독이 지속적인 평가전을 통해 첫 경기까지 조직력을 구축하고자 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4.
평가전에서 누가 더 얻은 게 많을까?


멕시코와 남아공은 월드컵 본선진출국 중 가장 많은 평가전을 치른 팀들에 속한다.

 

멕시코는 5월부터 에콰도르, 세네갈, 앙골라, 칠레, 잉글랜드, 네덜란드, 감비아, 이탈리아 등 총 8번의 평가전을 치렀다. 성적은 512, 2패는 네덜란드와 잉글랜드를 상대로 당한 패배이다. 남미(2), 유럽(3), 아프리카(3)의 평가전을 치른만큼 충분히 준비는 되어 있다.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적 열세에 있던 이탈리아를 상대로 2-1 로 승리한 것은 기분 좋은 마무리였다.

남아공은 4월부터 미리 평가전을 치렀다. 북한, 자메이카, 태국, 불가리아, 콜롬비아, 과테말라, 덴마크까지 총 7번의 평가전을 치르는동안 단 한 차례도 지지 않으며 52무를 기록했다. 남아공의 조직력은 날이 갈수록 좋아졌고, 주포 공격수 맥카시(블랙번)를 제외하고도 파레이라 감독의 마음에 드는 스쿼드를 구성하였다. 특히 덴마크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보여준 집중력은 개최국 16강 진출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

남아공이 지닌 이점은 모두 홈구장에서 평가전을 치렀다는 점이다. 사커시티에서 평가전을 치러 본 남아공과 그렇지 않은 멕시코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이다.

 

5. 남아공의 전술은? 피에나르를 투톱으로? 

 

남아공의 키플레이어 피에나르(에버튼)은 미드필더와 포워드, 어디에서도 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선수이다. 남아공에서 가장 뛰어난 테크닉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그의 패스는 직접적인 골로 연결되기도 한다. 멕시코를 상대로 파레이라 감독이 피에나르를 투톱으로 사용하고, 컨페드레이션스컵 때 높은 패스성공률을 보였던 차발랄라는 측면으로 돌릴 수 있다. 이는 피에나르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면서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이 될 것이다.

 

6. 멕시코의 선발 공격수를 예측하기 어렵다.

멕시코는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어린 벨라(89년생, 아스날), 에르난데즈(88년생, 맨유) 투톱을 사용하면서 이탈리아 수비를 흔들었다. 견고한 수비로 정평이 나 있는 이탈리아의 수비는 너무 쉽게 무너지는 모습이었고, 두 공격라인의 스피드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멕시코에는 노장 플랑코(76년생), 블랑코(73년생)이 여전히 건재한다. 아기레 감독이 신구의 조화를 목표로 한만큼 선발공격라인으로 누가 나설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 각종 스포츠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남아공의 경우 어느 정도 일치하는 면이 있지만, 멕시코의 경우 더더욱 각기각색이다
.

[영국 가디언지의 스쿼드 예측]


 

[야후 스포츠의 스쿼드 예측]




7.
베팅회사의 입장과 일반인들의 픽


베팅회사들은 개막전에 93% 이상의 높은 환급률을 제시하면서, 멕시코에게 유리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배당률을 책정하였다.

 

 

영국의 대표적인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남아공에게 2.75, 멕시코에게는 2.62의 배당률을 부여하였고, 무승부에는 3.10 의 높은 배당률을 부여했다. 이를 확률로 환산하면, 남아공승 34%, 무승부 30%, 멕시코승 36% 정도이다.

 

반면, 일반인들의 생각은 멕시코의 승리로 더 기울어져 있다.



대표적인 판타지게임인 야후 판타지에서는 멕시코의 승리에 61% 의 참가자가 픽을 던졌고, 무승부와 남아공의 승리는 비슷한 비중이었다.

 


체리쉬의 승부예측


개막전 픽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아무것도 벗겨지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피에나르와 모디세의 호흡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고, 버나드파커보다는 음펠라를 선택한 파레이라 감독은 명장임이 확인되었다. 시피위 차발랄라가 왼쪽 사이드에서 컨페드레이션스컵에서 보여준 정도의 활약만 보여준다면 생각보다 수월하게 남아공 사이드로 흘러갈 수 있다. 남아공의 포백은 7경기동안 단 2실점만을 했으며, 덴마크의 공격을 막아낸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

멕시코는 조직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다양한 공격라인의 중복 문제를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듯 하다. 언론사마다 다른 공격라인을 예측하는 것을 보면 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탈리아전에서 재미를 보았던 신예 투톱이 가장 효과적일 것 같지만, 노장들을 선발한 이상 그에 대한 예우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

결국 단기전은 조직력 싸움이라고 본다. 개개인의 개인기는 멕시코에 단연 우위를 주고 싶지만, 주전멤버조차 정하기 힘든 멕시코의 조직력보다는 빨리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홈그라운드에서의 어드밴티지를 활용할 파레이라 감독의 전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남아공 사이드에서 바라보는 또 하나의 이유는 베팅회사의 배당률과 일반인의 인식과의 괴리감이다. 일반인들의 인식이 저 정도라면 남아공에 1점대 배당이 주어졌어야 했다적어도 오즈메이커들은 남아공이 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멕시코에게 2.62 라는 높은 배당률을 부여한 것이다. 베팅회사가 항상 이긴다고 할 수 없지만첫 경기부터 크게 털리지는 않을 것이다. (2.62배당에 60%만 픽했다고 해도 환수율이 157% 정도인데, 50% 이상의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개최국의 16강 진출을 위해 잡아야 하는 경기이자, 멕시코의 개막전 징크스가 이어질 경기, 조직력에서 더 효과적인 준비를 해 온 홈팀 남아공 사이드에서 이 경기를 보고 싶다. 다만, 남아공이 적극적인 공격보다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역습에 능한 팀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무승부를 고려해야 한다. 물론, 베팅을 한다면 배당률상 투마킹 감은 아니어서 하나만 골라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이변이라 할 수 없는 개막전이라는 것이다
. 월드컵 개막전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모든 경기의 프리뷰를 써 보는 것이 이번 월드컵의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다보니 시간적인 제약이 이를 허락하지 않네요.

월드컵을 대비하여 몇개월전부터 준비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별 예상 등 많은 글을 쓰지 못한 것이 조금 불만족입니다. 프로토 47회차나 토토스페셜 23회차, 24회차 대상경기라도 써 봐야겠습니다. 예측 픽보다는 관전포인트에 초점을 맞춰서 읽어 주세요^^


전력분석리포트는 출국전까지 완료하되, 양이 크게 줄어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블로거들이 다루고 있는 대한민국의 팀리포트를 제외하고 다 완료할 생각입니다.

 

개막전에 대한 좋은 의견 댓글로 나눠들 주시고, 격려의 의미로, 그리고 동기부여를 위해 아래 손가락 클릭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