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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만에 빅이어를 들어올리다!




인테르의 주장 하비에르 자네티가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컵)를 들어올리는 순간은 너무나 감격스러웠습니다.


자네티는 인테르의 프랜차이저스타로서 오랜 꿈을 이뤄버렸습니다. ‘인터밀란이라는 이름답게 다국적군의 이미지를 연상케하는 인터밀란이 45년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입니다

 

해외의 승//패 확률이 10% 이상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예상되었던 경기는 생각보다는 싱겁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뮌헨은 점유율 높은 축구를 했지만, 인터밀란은 수비 후 역습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공수전환에서의 성공을 무기로 오늘 경기에서의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점유율은 뮌헨이 높았지만, 실제로 찬스 상황에서의 점유율은 인터밀란이 높다고 해야 하는 경기였습니다. 유효슛팅비율 3/21(뮌헨) vs 7/12(인터밀란) 이 이를 반증합니다.


 

인테르의 무리뉴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2번째 우승의 경험을 갖게 되었으며, 디에고 밀리토는 리그, FA, 챔피언스리그까지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성공시키는 진기록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트레블 더비로 열렸던 이 경기에서, 인테르의 승리이유를 5가지만 뽑아 보았습니다.

(제가 썼던 프리뷰 http://cherishh.com/entry/champs0910-final 와 연계해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첫번째 승리이유 : 하워드 웹 주심의 관대한 성향



이 부분은 이 경기를 분석할 때 제가 상당히 유심히 살폈던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챔피언스리그에서 작년 첼시vs바르셀로나 4 2차전, 올해 뮌헨 vs 피오렌티나 16 1차전 등 오심으로 인해 많은 경기결과가 뒤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하워드웹은 올시즌 챔스에서 단 한 번의 퇴장도, PK도 없었던 주심이었고, EPL 28경기에서 단 3장만 퇴장이 있을 정도로 관대한주심이었고, 이는 선취골을 넣은 인테르에게 전혀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습니다.     

 

중앙수비수들은 박스 안쪽에서 보다 자유롭게 수비할 수 있었으며, 키부는 로벤을 마크하면서 경고 한 장을 받았으나, 후반에 추가적인 경고로 퇴장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퇴장을 면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제가 생각하는 승부처였습니다. 만약에 다른 주심이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추후 무리뉴는 경고 한 장이 있는 키부를 빼 줌으로써 퇴장의 위험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웹 주심은 경고 상황에서 잘 경고를 주지 않았고,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파울도 불지 않으면서 경기를 상당히 원활하게 진행하는 편이었습니다.

 

두번째 승리이유 : 로벤 일변도적인 뮌헨의 공격



인테르 수비는 로벤으로 공이 갈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로벤으로 연결되는 패스를 잘 차단하였으며, 오히려 로벤보다는 로벤에서 이어지는 공의 움직임에 초점을 둔 것이 주요했습니다.

 

키부가 왼쪽을 맡으면서 오른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로벤을 마크했습니다. 키부가 빠진 후에는 데끼(스탄코비치)가 자네티의 자리로 가고, 후반에는 챔스 4 1차전에서 메시를 마크했던 자네티와 캄비아소가 로벤을 집중적으로 마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뮌헨은 가끔 알틴톱이나 뮐러 등이 찬스를 만들기는 했지만, 대부분 로벤이 막히면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습니다. 다른 루트가 다양하게 있는데도 로벤에 의존한 공격을 펼치다보니 왼쪽에서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습니다.

 

결국 리베리의 공백이 로벤 일변도적인 공격을 만들었고, 그것은 뮌헨이 다양한 공격루트를 시도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알틴톱은 리베리의 공백을 80% 정도는 소화해 주었으나 실제 공격루트에서는 사용되지 않은 무딘 창이 되고 말았습니다.

 

세번째 승리이유 : 득점기계 밀리토의 정확한 슛팅



찬스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느냐와 없느냐가 좋은 스트라이커의 기준임에는 의견이 없습니다.

 

득점뿐만 아니라 어시스트에서도 많은 공헌을 했던 밀리토였지만, 오늘 두 번의 슛팅 찬스에서 그것을 정확하게 골로 연결시킨 것은 그가 득점기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인터밀란의 효율적인 유효슛팅 찬스에서 밀리토만이 정확하게 골로 연결했고, 그런 선수가 있다는 것은 인테르에게 행운이었습니다. 스네이더의 패스도 함께 칭찬해야 하며, 스네이더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정확한 슛팅으로 인해 득점이라는 것을 성공시킨 디에구 밀리토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AS로마와의 코파이탈리아 결승전, 그리고 시에나와의 리그 38라운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까지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넣은 밀리토는 지난시즌 제노아의 골잡이로 활약하다가 올시즌 모따와 함께 더 큰 꿈을 품고 인테르로 이적했는데, 이적 첫 해 바로 트레블이라는 영광을 차지하게 됐네요.

즐라탄 이브라이모비치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 아니 그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밀리토는 올시즌 인테르의 영웅입니다. 리그에서 득점 2위를 했을 뿐만 아니라, 챔스 결승에서 2골을 넣는 등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MVP는 당연히 그의 몫입니다.


 

메시의 활약이 워낙 막대하기에 쉽지는 않겠지만, 저에게 한 명을 뽑으라면 올해의 발롱도르로 밀리토를 뽑고 싶습니다.

 

이런 선수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할 수 없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네번째 승리이유 : 루시우가 그립다, 뮌헨의 중앙수비

 



인테르의 공격 중심에 밀리토가 있었다면, 그러한 공격을 만들어 준 뮌헨의 중앙수비도 인테르의 우승에 기여했습니다.

 

반부이텐과 데미첼리스 두 센터백라인은 피지컬측면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빠른 공격수를 따라 잡을 수 있는 스피드를 갖추지 못하면서 밀리토에게 결정적인 슛팅 찬스 2차례를 허용하고 말았고, 그것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두 중앙수비수들은 최종수비선을 아래로 내리며 밀리토의 유일한 약점인 오프사이드 파울을 유도해내지 못했으며, 오프사이드 트랩이 뚫려버렸을 때 무방비 상태를 여러 번 맞이해야 했습니다. 스네이더의 슛팅은 부트 골키퍼의 정면으로 갔지만, 밀리토는 멋진 훼이크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남을 결승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반면, 인테르의 루시우는 사무엘과 함께 센터백으로 나서며 친정팀을 상대로 철벽 수비를 선보였습니다. 반할 감독의 플랜에 다소 적합하지 않은 선수라며 인테르로 이적되었던 루시우가 멋지게 복수를 한 셈입니다. 루시우의 올시즌 활약을 생각해 볼 때, 뮌헨의 약점인 중앙수비는 루시우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섯번째 승리이유 :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히지 못한 캄비아소

 



오늘 인테르의 철벽수비는 다시 재현되었습니다. 수적 열세 없는 상황에서 역습으로 인해 추가골을 넣은 그 뿐, 인테르는 철저하게 틀어막는 데 성공했습니다. 화산재 때문에 인테르가 바르샤를 꺾었다기보다는 뒷공간을 쉽게 내 주지 않는 철벽 수비가 그 원동력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입니다.

 

챔피언스리그 16강부터 결승까지 7경기를 치르며 4강전에서 바르샤에게 2실점한 것이 전부인 수비라인입니다. 다소 키부가 로벤을 막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로벤은 정말 칭찬하고 또 칭찬하고 싶은 선수입니다) 센터백 라인이 흔들리지 않으며 실점하지 않은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높이 사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선수, 에스테반 캄비아소…. (사진의 우측에서 트로피를 잡고 있는 머리털이 없는 선수입니다)

결정적인 슛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는 등, 많은 활동량을 보이며 공수에서 적절한 활약을 해 준 선수입니다. 비록 골은 밀리토가 넣었지만, 보이지 않는 활약을 보여준 캄비아소의 활약을 결코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후반 초반 뮌헨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는 데 수비진이 다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주장 자네티와, 그리고 이 캄비아소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후반 63분 뮐러의 슛팅을 막아낸 것은 추가골이 터지기 이전 경기 흐름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승부처였습니다.

 

이처럼 수비력이 뛰어나고 활동량 좋은 선수가 마라도나의 선택에 의해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오늘 불안한 수비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데미첼리스는 선발되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우리 태극전사들에게는 어쩌면 상당히 좋은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진정한 우승팀 인터밀란의 우승을 축하하며

인테르의 승리는 세리에A의 승리이기도 합니다.



90분 내에 인테르가 승리하지 못하면 2011/12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4장의 티켓을 부여받는 기회를 분데스리가에 내 줄 뻔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테르는 이를 잘 지켜냈습니다. 또한 칼치오폴리(승부조작) 이후 세리에A 의 입지가 많이 약해졌고, 지난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전멸하면서 하락세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으나 그러한 예상에 일침을 가했습니다.



 

대진운도 중요한 챔피언스리그입니다. 8강에서 CSKA를 만난 것은 다소 운은 편이었지만, 16강에서 EPL 우승팀 첼시, 4강에서 라리가 우승팀 바르셀로나, 그리고 결승에서 분데스리가 우승팀 바이에른 뮌헨을 모두 꺾고 우승했습니다. 정말 챔피언 중의 챔피언인터밀란입니다.

 

주로 4-2-3-1 전술로 임한 인테르밀란입니다. 골기퍼 세자르부터 루시우, 사무엘의 센터백라인, 마이콘, 자네티(키부)의 풀백라인, 그리고 수비형미들을 담당해준 캄비아소와 모따(스탄코비치), 어시스트왕을 차지하며 제공권에 힘쓴 스네이더, 그리고 양측면에서 발재간을 보여준 판데프와 에투, 그리고 오늘의 영웅 밀리토, 강한 승부욕으로 명장들을 전술에서 꺾은 무리뉴 감독까지 모두의 승리입니다. (무리뉴 감독은 아마도 인터밀란을 떠날 듯 합니다. 구단에서 잡으려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무리뉴는 트레블이라는 선물을 인테르 팬들에게 안겨 주었네요)

 



세리에A를 한 시즌동안 분석하며, 인터밀란은 정말 최강팀이라는 생각을 자주했는데 (첼시를 꺾을 때부터 그럴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정말 이탈리아리그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터밀란이 자랑스럽습니다. 결승전에서 제가 원하는 팀이 승리하고, 또 우승한 적도 많지 않은데인터밀란의 우승은 참 저에게는 너무나 기쁜 일이네요.

 


 

인터밀란의 우승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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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중으로 세리에A 결산을 마무리하고 최고의 월드컵 팀리포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스포츠베팅에 대한 측면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베팅에 대한 측면은 국내에서는 사행성이니 뭐니 해서 간과되고 있지만, 스포츠베팅은 스포츠를 더 즐겁게 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미 세계에서는 당연한 스포츠문화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포츠베팅을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 스포츠를 더 재미있게 바라볼 수 있는 문화로 바라 보았으면 합니다.

 

연휴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행복메시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