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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싱데이는 하루를 의미하지만, 보통 축구에서는 박싱데이주간으로 전반기 휴식기 이전까지의 스케줄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박싱데이에는 매번 결과들을 보면 알 수 있듯 잦은 이변들이 발생합니다.

특히 이번 주말에는 마치 이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이라도 하듯, 맨유, 첼시, 맨시티 등이 패하며 재미있는 EPL 레이스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저 역시 아스날, 리버풀 (지난주) / 맨유, 위건, 토트넘 (이번주) 등의 이변을 역으로 활용하며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런 이변이 발생한데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지난 시즌부터 일관적으로 유지해 온 관점입니다. 사전적으로 유지한 관점이기 때문에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1. 체력적인 문제

상위권팀은 챔스 또는 유로파를 병행한 경우가 많고 부상자까지 있을 경우 누적된 피로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체력적인 문제는 이틀 쉬고, 사흘 쉬고 경기를 해서 나타나는 게 아니라 피로가 누적되어 발생한다고 봅니다.

초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토트넘이 스완시시티에게 후반 밀리며 동점골을 내 준 점, 어제 선더랜드를 상대했던 맨시티 선수들의 후반 집중력이 낮아진 것 역시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한 체력적인 부분과 무관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맨유, 아스날, 맨시티, 첼시 등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했던 팀들이나 유로파리그를 꽤나 중시하게 생각했던 스토크시티는 박싱데이 주간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토트넘 역시 유로파리그를 병행했지만 떨어져도 좋다는 생각으로 래드냅이 리그 집중도를 보였으나 노리치-스완시로 이어지는 연속 원정에서의 체력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첼시 같은 경우 이적시장에서 많은 선수들을 이적시켰고, 체력문제와 겹쳐 스쿼드뎁쓰의 문제가 발생하며 지속적인 경기력 부진을 드러냈다고 보입니다. 데런벤트와 아그본라허 등이 건강하게 복귀한 애스턴빌라는 첼시가 상대하기 힘든 팀 - 맥리쉬의 전술적인 부분을 생각한다면 -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선택과 집중, 비지니스, 그것은 당연한 것.

많은 경기를 짧은 휴식에 연속적으로 치르는 것은 체력적인 부담과 연계되어 어떤 팀에게든 부담이 발생합니다.

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팀들의 움직임은 로테이션 등의 대비책으로 나타나며, 아무리 강팀이라도 선택을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즉, 약팀과의 매치업에 로테이션으로 100% 전력으로 임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제 맨시티가 리버풀과의 경기를 앞두고 아게로, 실바, 그리고 리차지를 투입하지 않은 것 등이 그러한 사례입니다. 선더랜드를 상대하는 데 필요한 스쿼드의 비중을 낮게 본 것입니다.

약팀들 역시 강팀에 비해 선택과 집중을 합니다. 풀럼, 위건 등이 맨유에게 대패한 것은 맨유가 잘 해서라기보다는 선제골 이후 그 경기보다 다른 경기에 더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매경기 같은 집중력으로 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경기들을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박싱데이주간 - 이변주간 - 에 구단의 비즈니스, 그리고 체력의 문제, 무엇보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팀과 그렇지 못한 팀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경기집중도가 큰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3, 합의적인 관점, 무승부는 많다. 

박싱데이주간 무승부가 많은 것 역시 합의적인 관점도 존재합니다. 

물론 대놓고 합의하는 것이 아니라 동점 상황에서 역습으로 승점을 챙기지 못하는 위험성을 대비하여 수비라인을 끌어올리지 않고 승점 1점에 만족하며 어느 정도 체력적 비축이 가능한 상황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선더랜드-에버턴, 볼튼-울버햄튼 등은 상당히 소극적인 플레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비에 더 비중을 두는 플레이는 많은 무승부를 만들 것입니다.

풀럼처럼 이기고자 하지만 지키지 못한 (개인적으로 이번 프로토는 풀럼의 무승부가 극히 아쉽습니다) 것과는 조금 다른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무승부는 - 무승부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건 아닙니다 - 전반기 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20R 에는 그 비중이 낮아질 것입니다.

4. 강등위기팀은 어떤 경기라도 절실하기 때문.

이변을 낸 팀들은 대부분 잔류를 보장 못하는 팀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팀들은 박싱데이에 더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강팀이 100% 전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나 강팀의 체력 문제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블랙번의 이변은 (저는 프로토 기준으로 한 핸디캡 승이 매우 매력적인 배당으로 생각했고, 실제 2.90 배당에 베팅했습니다.) 맨유가 피로누적 및 경기일정으로 인해 로테이션을 쓰며 블랙번을 얕봤다면, 블랙번은 지더라도 해 보겠다는 집중력 - 지난 리버풀전에서 보여준 집중력의 지속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봅니다.

울버햄튼 역시 아스날의 그런 문제 등을 공략하는 데 주력하였고 지난 라운드 이변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실제 아스날은 QPR 과의 경기에서도 체력 문제 등으로 승리했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5. 약팀이 오히려 승점 3점의 대상이 되기도 해.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약팀을 상대로 다른 팀들이 더 집중적인 승점 3점의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A팀, B팀 모두 최선을 다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기의 결과는 판단하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여유있게 임한 팀에게 이변을 냈다고 해서 자신들을 승점 3점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팀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전력적인 열세는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머릿속으로는 정리가 되어 있지만,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 정도로 살펴 보았습니다.

전반기 마지막 라운드 20라운드에서는 선택과 집중의 관점은 컵대회를 중시하지 않은 팀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컵대회를 병행하는 팀이고 그 가치를 둔다면 선택과 집중을 또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담인데 마틴오닐의 마술은 선더랜드의 멤버 안에서도 펼쳐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마법이 선더랜드의 현 멤버로 이루어지지 어렵다고 보았는데 오닐이 무승부에 만족하는 듯 하더니 결국 지동원이 일을 냈습니다. 상대가 공격적일 때 수비에 집중하며 빠른 공수전환으로 좋은 성적을 냈던 마틴오닐이 선더랜드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지동원의 골은 정말 멋졌습니다. 다소 운이 따르기도 했고, 물론 마지막 골은 오프사이드였지만 지동원이 조하트트를 제치고 골을 넣었다는 것은 멋진 일임에 아닐 수 없습니다.

좋아하는 가수 장혜진의 나는가수다 탈락은 저에겐 올해 있었던 일 중 가장 충격적인 일 중 하나였고, 그것이 살아가는 데 적지 않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확신을 가졌던 일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청평단에 다녀온 지인이나 인터넷후기를 보고 제 나름대로 책정한 배당률은 약 1.02 였습니다.

또, 이전에 보지 못했던 영화 킹콩을 보았는데 킹콩의 죽음 또한 충격적이고 너무 슬펐습니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그런 사랑의 참담함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재화는 유통될 때 더 가치를 지님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관계가 형성된다면 그것을 유통시키면 더 가치가 있어질 것입니다. 블로그나 커뮤니티도, 넓게 말해 우리 인생도 그런 게 아닌가 합니다.

요즘은 돈을 벌 수 있는 어떤 일을 궁리하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항상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란 아이디어에 갇혀 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내가 뭔가를 했다고 느낄 때까지는 그런 노력을 감추지 않으렵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하지 못한 것은 정말 단순히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혼자 살 때는 몰랐지만 결혼을 하고 가장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앞으로 가족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절대 소홀할 수는 없는 부분 같습니다. 최선을 다해 살려고 합니다.

즐겁게 시작한 일도 하나의 일이 되고 스트레스가 되니 주말에 느끼는 감정은 승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2000경기 이상을 정리하며 적중률이 높았던 유형과 낮았던 유형을 정리했습니다. 모든 팁 유형엔 100% 가 없다는 재밌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주말엔 프로토 분석을 마치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모든 걸 잊고 쉬었습니다. 그냥 그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자고 나서 결국 새벽에 또 축구를 봤습니다. 경기는 보지 못했지만 맨유가 블랙번에게 질 때 환호하고, 지동원의 골에 환호했습니다.

오랜만에 소재를 찾았습니다. 숨가쁘게 흘러 온 박싱데이를 정리해봤습니다. 마지막 라운드를 접근하는데, 선택과 집중의 관점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 난해함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체력의 문제는 존재하고 선택과 집중을 역으로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흑룡해입니다. 흑룡해에는 용의 기상처럼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요즘 블로그 관리를 안 했더니 링크광고를 가장한 스팸댓글이 너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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