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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의 빅4는 주로 인터밀란, AS로마, AC밀란, 유벤투스를 일컫습니다. 물론, 지난 시즌 유벤투스가 그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삼프도리아가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냈지만, ‘일반인들의 인식에 이 빅4는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이번 시즌 특이한 점이 발견됩니다.

바로 AS로마(클라우디오 라니에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새 감독을 맞이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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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밀란은 트레블의 영광을 달성하고 레알마드리드 무리뉴 감독 대체자로 전 리버풀 감독이었던 베니테즈를 선임했습니다. 그리고, 유벤투스는 삼프도리아를 챔피언스리그에 올려 놓은 루이지델네리를 선임했으며, AC밀란은 3위를 부진하다고 판단하며 레오나르두 대신 칼리아리의 전 감독이었던 마시밀리아노 알게르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라니에리 감독, 그리고 3명의 감독이 이끌 팀의 미래를 체리쉬닷컴이 점검해봤습니다.

 

1.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AS로마, 존속)

지난 시즌 도중 AS로마의 감독으로 부임하여, 무패행진 등 좋은 페이스로 팀을 리그 및 코파이탈리아 준우승을 이끈 라니에리는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던 로마의 희망이었습니다.

 

주앙, 부르디소, 맥세 등 돌려가는 센터백라인이라는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몬테네그로 출신의 공격수 부치니치의 플레이를 살리면서, 삼프도리아에게 홈에서 패하기전까지 환상적인 흐름을 보였던 로마입니다.

 

로마의 중심에는 라니에리의 용병술이 있었고, 직접 축구를 보다 보면 이런 용병술을 쓰다니하며 패착으로 여겨지던 것들도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시즌 루카토니가 빠졌지만 아드리아누와 심플리시우를 영입한 로마, 센시 가문과의 작별을 고하고 새 투자자를 찾고자 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라니에리의 용병술은 다시 어떻게 빛을 발할지 기대됩니다.

라니에리를 제외한 지금부터는 새로운 감독들입니다.

 

2.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AC밀란, 전 칼리아리 감독)

알레그리는 1967년생의 매우 젊은 감독입니다. 감독이 젊어서인지 알레그리가 맡았던 칼리아리에서는 혈기가 느껴졌습니다. 쓰리톱을 앞세우며 전형적인 공격축구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알레그리가 전술적인 측면에서 지난 시즌 아쉬움을 많이 남겼던 AC밀란의 감독은 고무적이며, 또 기대되는 일입니다.

최근 평가전에서 약팀에게 패하는 등 조직력의 문제를 보여주고 있지만, 더 나은 실전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이상한 결과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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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뛰었던 알리아네세에서 감독생활을 시작하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2007 8월 사쑤올로를 맡아 세리에B로 승격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하며 부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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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5월 발라르디니 감독의 뒤를 이어 칼리아리의 지휘봉을 잡게 된 그는 초반 세리에A에서 고전하는 듯 했지만, 결국 스타플레이어 한 명도 없이 칼리아리를 9위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끌어올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칼리아리에서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어냅니다. 아쿠아프레스카는 임대만료로 팀을 떠나게 되었지만, 제다, 코수 등 공격을 주도할 수 있는 다양한 루트를 갖춤으로써 칼리아리의 축구는 무시할 수 없게 됩니다. 칼리아리가 9위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습니다.

 

홈에서 1144패로 홈에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 준 칼리아리는 24득점 12실점의 홈에서의 균형적인 득/실점 비율을 유지하면서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인터밀란을 홈에서 꺾는 등 대단한 활약을 펼친 칼리아리의 감독이었던 알레그리는 그 해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합니다.

09/10 시즌에도 코수, 비욘디니, 제다, 마트리, 네네 등 화려한 공격라인은 물론, 중원사령관 콘티를 중심으로 카니니, 로페즈, 아스토리 등의 수비라인의 안정성까지 곁들여지며 전반기 무서운 돌풍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주전선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을 당하며 조직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한 칼리아리는 스쿼드 뎁쓰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최악의 마지막 폼을 보이게 됩니다.

 

알레그리 감독은 이에 대한 책임으로 해고당하며, 당초 2년 계약이 만료된 이후 AC밀란의 부름을 받게 됩니다.

 

알레그리의 영입은 AC밀란에게 긍정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오버래핑을 좀처럼 시도하지 않으면서 공격찬스를 살리기보다는 소극적인 축구로 일관했던 레오나르두 감독에서 볼 수 없었던 호나우지뉴, 파투, 보리엘로 등 4-3-3 시스템에서의 화려한 공격라인을 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수비에서도 제노아의 소크라티스와 키에보의 예페스를 영입하여 안정성을 훨씬 강화했습니다. 네스타가 빠지면 그 자체로 위기감을 안고 시작했던 밀란의 축구는 알레그리식 화려한 공격축구에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루이지 델 데리 (유벤투스, 전 삼프도리아 감독)

델네리 감독이 삼프도리아로 갔을 때, 그리고 삼프도리아에서 초반 성공적인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처음만 그러고 말거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초반 챔스권에서 활약하던 삼프도리아가 시즌 중반 (20라운드) 13위까지 추락했을 때, 그들이 챔스티켓을 따내는 게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프도리아는 막판 8경기에서 62무를 거두는 저력을 보여주며 팔레르모와 나폴리를 제치고 챔스 티켓을 따냈습니다. 세미올리의 부상으로 인해 약해진 팀전력이, 세미올리의 복귀 이후 다시 되살아난 점은 세미올리가 삼프도리아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델네리 감독은 그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더 빅클럽인 유벤투스의 지휘봉을 잡게 되었습니다.  비록 삼프도리아의 선수층, 특히 공격라인에서 카사노, 파찌니, 포찌 등 창의적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해 주고, 허리에서 그 루트를 마련해줄 수 있는 장점을 갖춘 선수들을 보유했다는 스쿼드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지만, 적시에 어떤 선수를 어느 포지션에 기용하느냐에 있어서 델네리 감독은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그동안 유벤투스의 감독들이 해 오지 못했던 것은 팀내의 이기적인 플레이를 얼마나 지양하느냐였는데, 델네리 감독은 오히려 그 플레이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개인기를 갖춘 파찌니나 포찌를 적극적으로 중용함으로써 팀 성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게 참 대단합니다. 특히 카사노가 부진하자 과감히 빼고 니콜라 포찌를 쓴 것,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008/09 시즌 약체 아탈란타를 11위까지 끌어 올렸던 델네리 감독은 당시에도 플로칼리와 도니에 의존하는 공격루트를 고수하면서도 그 성적을 냈습니다. 페레이라핀투, 벨리니, 파도인, 가리츠 등 좋은 선수가 많은 아탈란타였지만 골은 플로칼리(12), 도니(9)이 대부분 넣었었습니다.

 

유벤투스가 지난 시즌 무너진 것은 조직력의 붕괴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실제 디에구 등의 개인기를 살려 줄 수 있는 델네리 감독의 통솔력과 응집력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4. 라파엘 베니테즈 (인터밀란, 전 리버풀 감독)

2004
년 리버풀을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베니테즈는 첼시, 맨유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더니 올시즌에는 토트넘, 맨시티 등에게도 밀리면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피오렌티나, 리옹에게 밀려서 유로파리그로 추락했던 그에게 리버풀의 동정은 없었습니다.

 

인터밀란은 명장 무리뉴를 떠나 보냅니다. 그리고 마련한 것이 대안입니다. 모라티 구단주의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좋아한다는 베니테즈가 이끌 인터밀란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일단 발로텔리, 그리고 마이콘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비드 산톤 등에 대한 믿음이 건재하고 리버풀에서 중용했던 마스체라노를 남은 이적료로 영입하려고 합니다. 마스체라노가 영입되면 중앙미드필더가 마스체라노, 캄비아소라는 환상 조합을 구성하게 됩니다.

 

사실 감독에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리버풀의 축구는 화려했지만, 약팀을 상대로 종종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인터밀란은 약팀에게는 승점 3점을 꼬박꼬박 챙겨 왔던 팀입니다.


리그 자체를 옮겨 버린 베니테즈 감독은 무리뉴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거라 자신하지만 (사실 그 이상의 성과는 없죠^^) 팬들에겐 걱정이 따릅니다. 무엇보다 독단적인 결정이나 이해할 수 없는 스쿼드를 내고 즐거워하는, 그리고 종종 모험을 즐기는 것이 무리뉴의 안정적인 체제에 익숙해진 인터밀란의 스타일에 어떻게 적응될지 걱정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감독의 챔스 경험 등이 풍부하다는 점에서는 유벤투스나 AC밀란보다 더 강점을 지녔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델네리와 알레그리가 지장이라면, 베니테즈는 명장이랄까요.

 

5년 연속 세리에A 를 제패하고 있는 인터밀란의 아성을 과연 유지할 수 있을지, ‘무리뉴가 떠난 인터밀란이 새 감독들, 그리고 명장 라니에리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시작하지도 않은 세리에A가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4의 감독이 셋이나 바뀐 것은 리그 자체에도 변화가 많이 온 것입니다. 유벤투스는 시즌 내내 감독 문제로 고심했었고, 밀란은 레오나르두를 믿었지만 성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인테르는 영광을 안은 채 감독이 더 큰 꿈을 위해 떠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알레그리 감독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데, 어떤 모습을 보일지 너무 궁금하네요.

2010/11
시즌에 이 감독들의 행보와 전술 등에 초점을 맞추고 세리에A를 감상하셔도 상당히 즐거울 것이라 확신합니다 ^^



한국 낭자들은 패했지만, 정말 잘 싸웠습니다. 꼭 콜롬비아와의 3-4위전에서 승리해서 마무리를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소연의 돌파에 이은 직접슛팅은 정말 메시를 방불케하더군요,

프로토 61회차에서는 K리그 7경기가 열립니다. 프리뷰의 경우 내일 오전중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많은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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