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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분석을 함에 있어서 자주 발견했던 오류를 하나 소개합니다. 흥미롭게 읽어주세요 ^^

평균득점이나 평균실점을 가지고 경기력을 평가하는 경우, 혹은 직전 경기의 스코어로만 경기력을 분석하는 경우 큰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득점 팀이 좋은 공격력을 갖추었다고밖에 할 수 없지만, ‘득점의 수 = 경기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저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하나하나씩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신문기사에서 “5:0 이라는 스코어만으로 전력차를 느끼게 했다는 표현도 부적절하며, 승리팀과 패배팀 어떠한 자세로 경기에 임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1] 1 : 0 4 : 0 (5 : 0) 의 차이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8강전을 예로 들어.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남아공월드컵 8강전, 독일은 빠른 시간에 선취골을 넣었고 이후 아르헨티나는 지속적인 공격을 펼칩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는 후반 지치게 되고, 독일은 3골을 더 넣고 승리합니다.

 

이 때 스코어 4:0 은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세밀하게 보면 충격적이지도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들을 살펴 보실까요?

 

앞서고 있는 팀 선택 가능

독일은 실리축구보다는 한 골을 넣고도 상대를 압도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평가전에서도 3경기 연속 3득점을 하고 본선에 임했으며, 호주와 잉글랜드를 상대로도 4득점 이상씩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반면, 실리축구를 추구하는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1점차 승부가 많았습니다. 그것은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기보다는 지키는 데 주력했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앞선 상황에서의 공격적인 성향이 이러한 결과에 일조했습니다.

 

뒤지고 있는 팀 선택의 여지 없음

 

앞서고 있는 팀은 수비를 하느냐, 공격을 하느냐의 선택을 할 수 있지만, 뒤지고 있는 팀은 아닙니다. 그 경기가 토너먼트였기에 더더욱 패하면 끝장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는 지치더라도 공격을 지속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죠.

특히 아르헨티나가 두번째 골을 허용한 이후에는 정말 공격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통 1점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실점을 하지 않은 후 막판에 한 골을 노리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하지만 0:2 상황에서는 추가실점을 하든 말든 무조건 공격하고 봐야 합니다
.

독일의 3번째 골과 4번째 골은 그러한 아르헨티나의 상황에서 기인한 바가 큽니다. 그 골을 넣느냐 안 넣느냐는 독일의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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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선제골이 늦게 터졌거나 아르헨티나가 먼저 골을 넣은 상황이라면 경기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며, 넉다운 토너먼트가 아닌 골득실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0 : 4 의 스코어는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 예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B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나이지리아가 선제골을 허용 후 무리하게 공격을 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0 : 1 로 패하나 0 : 4 (0 : 5) 로 패하나 패한 것은 마찬가지이며, 축구스코어를 경기력의 차이로 바라볼 수 없음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 1 : 0 에서 0 : 1 까지의 차이 약팀이 강팀을 원정에서 상대했을 때

 

현대 축구에서 그것이 토너먼트가 아닌 한 약팀은 강팀 원정에서 승점 1점을 목표로 합니다. 그것은 제가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세리에A 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경향입니다.

 

이 경우 보통 강팀은 골을 넣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공격을 시도하며 (그 이후에는 성향이나 경기에 따라 다른 판단을 내림), 약팀은 죽어라고 지키기를 하면서 결정적인 역습 찬스만을 노립니다. 강력한 포백과 펠리시에르라는 확실한 역습루트를 갖추고 있는 세리에A의 키에보 베로나가 대표적인 팀이지요.

 

그런데, 보통 승//패 결과가 다른 1 : 0 / 0 : 0 / 0 : 1 상황에 대한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추가되는 승점은 팀에 따라 3, 1, 0 으로 갈리기에 결과론적인 차이는 크지만, 그 차이는 실제로 크지 않습니다.

1 : 0
의 경우


경기결과를 분석할 때 강팀이 약팀에게 지속적으로 공격을 펼치다가 공격이 원활치 않다가 후반에 들어서 선제골이 들어가는 경우입니다. 지속적으로 공격을 하다 보면 체력이 지치기 마련이고 승리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는 소극적인 경기를 치릅니다. 약팀은 무승부를 만들려고 종종 공격을 하지만 또한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이런 경기들은 꽤 많습니다.

 

0 : 0 의 경우

 

지속적으로 공격을 했지만, 10백이나 9백을 쓰는 약팀의 수비에 득점하지 못하고 끝난 경우입니다. 리버풀과 스토크시티의 2008/09 시즌의 경기가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MATCH STATS

리버풀 0 : 0 스토크시티

Liverpool

Stoke City

Shots (on Goal)

30(6)

2(0)

Fouls

8

11

Corner Kicks

19

3

Offsides

1

3

Time of Possession

76%

24%

Yellow Cards

1

1

Red Cards

0

0

Saves

0

6


0 : 1 의 경우

 

강팀이 지속적으로 공격을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는 등 득점에 실패하다가, 약팀의 셋피스 상황 등 역습이 한 방에 무너지면서 약팀의 승리로 끝나는 경우입니다. AS로마와 리보르노의 2009/10 시즌 경기를 예로 듭니다.

 

MATCH STATS

AS로마 0 : 1 리보르노

AS Roma

Livorno

Shots (on Goal)

29(5)

9(2)

Fouls

16

16

Corner Kicks

8

2

Offsides

3

5

Time of Possession

62%

38%

Yellow Cards

2

3

Red Cards

0

1

Saves

1

5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지난 시즌 꼴찌 리보르노가 2위팀 AS로마 원정에서 (올림피코) 1 : 0 으로 승리했다고 해서 리보르노의 경기력이 강해졌다, 좋아졌다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로마가 먼저 골을 넣었으면 그런 결과는 힘들었을 것이며, 단지 그 경기에서의 결과가 그렇게 나왔을 뿐입니다.



경기결과(X), 경기내용(O)




이 외에도 다양한 스코어에 대한 오류들이 시즌을 진행하다가 보면 발견됩니다. 경기력이 엉망이었는데 로또골로 승리한다거나 심판 판정의 편파성으로 인해 어이없는 결과가 나온다거나 갑작스런 퇴장이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하는 경우 경기력 평가가 잘못될 수 있습니다
.

결과만 보지 말고 경기내용을 봐야 진정한 분석이 이루어집니다. 결과의 의외성은 종종 만들어질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한 시즌을 놓고 보면 기본적인 경기력을 갖춘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마련입니다
.

한 경기의 경기결과가 다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 안 되고 (프로토 58회차의 경우 제주가 강원을 5:0 으로 이겼다고 해서 제주 엄청 강하다는 인식의 오류, 경남은 광주에게 1:0 으로 이겼고 전남은 서울에게 0:1 로 졌으니 전남 경기력은 개판이고 경남 경기력은 최상이다는 인식의 오류 등을 주의해야 합니다) 한 경기의 경기내용이 다음경기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살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매치스탯 등을 참고하게 되는데, 그 역시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다음 기회에는 매치스탯(경기기록)의 오류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 글은 스스로의 시행착오 끝에 지난 시즌을 복기하면서 쓴 글입니다. 스포츠베팅에서 분석을 할 때 꼭 참고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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